교양 고전 독서 -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노명우 지음 / 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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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전문가가 되고 싶어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다.

나 또한 새롭게 시작한 제2의 직업 '도서관 사서'로 전문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전문적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누군가 묻는다면 막힘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

한편으론 맞지만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 완벽하진 않다.

지식은 배울 수 있지만 배운 걸 알려주는 올바른 자세는 배운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올바른 자세는 교양에서 비롯된다.


전문가 바보가 바보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전문지식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전문지식의 깊지만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포괄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는 교양의 습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이 자부심으로 위험해질 수 있을 때 교정해 줄 수 있는 게 교양이다.

교양은 어떻게 쌓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하고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독서'다.

특히 고전을 읽는 것이다.

한 세대 이상 앞서 살았던 분들의 경험을 참고할 수 있다.

하지만 책도 읽지 않는 요즘 고전을 읽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 책 <교양 고전 독서>는 나처럼 읽고 싶지만 두려움이 앞서 시작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다. 가이드인 저자는 무려 서점 주인이자 사회학자인 노명우 작가. 이러다 잘 될지도 모르는 연신내 골목길의 독립 서점인 ‘니은 서점’을 열고 세상에 알려져야 마땅한 좋은 책을 소개하는 마스터 북텐더이다. 그러다 내친김에, 세계적인 석학은 되지 못했지만 교양 있는 사람이라도 되고자 시민과 함께 공부하는 ‘생각 학교’를 만들었다.

이 책에서 노명우 작가는 손님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푸근한 서점 주인의 말투로 소개하고 있다. 고전하면 떠오르는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시작으로 마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처럼 안내하고 있다. 같은 저자도 아니고, 시대나 지역이 같은 저작은 아니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다.

읽다 보면 생소한 용어도 많이 보인다. 평소 관련 분야에 관심이 없었거나, 수박 겉핥기 정도로 알고 있었다면 읽기 쉽지 않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한 권의 책을 관통하는 배경지식부터 설명해 주고 있으니까. 앞에 읽었던 책과도 이어지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기 쉽다.

특히 호메로스 <일리아스>를 읽을 때, 마치 영화를 함께 보고 있는 듯했다. 살짝 스포를 하자면, <트로이>라는 영화 내용을 담고 있고,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그 장면을 떠올릴 수 있다. 그만큼 생생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심지어 책을 읽고 나니 영화를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팁이었다. 일반적인 독서도 그렇지만 특히 교양을 위한 고전을 읽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럴 때 유용한 팁을 알려주신다. 또한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을 짚어주신다. 돈, 친구 등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던져주었다.

이 책을 고전 해설집이라고 부르고 싶다. 소개된 책을 읽고 보면 요약정리가 될 것 같고, 읽기 전 본다면 방향을 알려주어 좀 더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배경지식을 통해 가는 길을 보았으니, 책으로 출발해 봐야겠다.



시민은 파이데이아를 알아야 합니다. 시민기 교양이 있어야 에피스테메의 용어로 요설을 늘어놓는 전문가의 이야기에 속아 넘어가지 않을 테니까요.

에피스테메를 통해 세상이 나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장치가 시민의 교양입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에겐 뤼케이온에서 에피스테메를 전수하는 것 못지않게 시민의 교양 교육이 중요한 것이죠.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 P27

명예를 얻기 위해서는 걸음이 느린 사죄의 여신에 기댈 문제가 아니라 걸음이 빠른 아테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하죠. 미망에 휩싸이고 난 뒤 자기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서 미망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영웅적이지 않습니다. 미망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는 실천적 지혜가 필요합니다. 역시 교양이 필요한 이유는 교양이라는 실천적 지혜로 미망이 사죄의 여신보다 빨리 움직이는 것을 막을 수 있어서군요. - P79

책을 읽을 때 우리는 각종 어려움에 부딪히는데요, 그 어려움의 원인을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적극적인 사유를 동반하며 책을 읽지 않아 그 책이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독자가 작가와 함께 생각해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철학적 색채가 강한 책이 그렇죠.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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