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일본 - 전 아사히신문 기자가 솔직하게 말하는 요즘 일본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나리카와 아야 지음 / 틈새책방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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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리카와 아야... 이름에서 알 수 있든 일본인 여성입니다. 그런데 책을 딱 받고 보니 번역자의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한국어로 직접 집필했다는 뜻이죠.. 책 두께도 상당한데 이를 모두 자신의 모국어도 아닌 문자로 써냈다니 대단한 적응력을 가진 분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 굴지의 언론사인 아사히 신문 기자 출신답습니다.. 어쨌든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작가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신뢰 같은 것이 바로 느껴지네요...

사실 그녀는 스스로도 전형적인 일본인은 아니라고 고백합니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시코쿠 섬의 고치현에서 성장기를 보냈는데 일본 내에서도 전혀 다른 개성을 가진 지역으로 꼽히는 곳이죠..

오사카는 한국인에게 수도인 도쿄보다 선호도가 높은 지역입니다. 뭔가 쌀쌀맞아 보이는 간토인들과 달리 한국인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소위 오지랖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그런 것도 있죠. 우리 눈으로 보기엔 다 같은 일본 지역이지만 일본인의 시각에서 일본이란 나라는 47개 도도부현이 각각의 국가로 존재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지역별로 특색이 뚜렷하고 사투리 또한 한국보다 더욱 다양하고 심하다고 볼 수 있죠... 고치현만 해도 같은 일본인이 여행 가더라도 문화 충격을 경험하는 곳이라 합니다...

역시나 그녀는 조금은 색다른 성향의 일본인이라 할 수 있으며 한국에서의 10년 체류를 통해 한국어 뿐 아니라 한국 문화, 한국인의 성향까지 어느 정도 패치된 인물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책에는 우리가 몰랐던 일본에 대한 다양하고 색다른 사실뿐 아니라 자신의 모국에 대한 거침 없는 비판도 서슴 없이 등장합니다.. 원전이나 자이니치, 과거사 및 한일 양국의 정치 문제 등 민감한 사항 또한 빠짐 없이 등장합니다. 그렇지만 일방적 비난이나 칭찬이 아닌 최대한 객관적 시각을 견지했음이 느껴지기에 읽는데 전혀 거부감이 없습니다. 오히려 감탄하며 읽게 되는 포인트가 많습니다..

21세기 이후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곤 매년 일본 출장을 서너번 씩은 다녔기에 나름 일본에 대한 정보는 차고 넘치게 알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역시나 일본은 작은 나라가 아니었네요.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저만의 선입관, 편견 또한 많았다는 것도 느꼈구요....

후속편이 나와 줬으면 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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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 세트 - 전11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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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은 이젠 꽤나 고전의 범주에 속하는 미스터리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견 평범한 인물인 중세 시대의 캐드펠 수사가 주인공이 되어 교구 내 벌어진 여러 사건을 해결해 가는 이야기인데 아서코난 도일 경의 셜록 홈즈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요..

교회가 여전히 지배력을 행사하던 중세, 신학 이외에 다른 학문이 인정되지 않던 시기, 사제의 권한은 막강했습니다. 세속 군주와 행정 통치자들이 엄연히 있었음에도 교회의 신상 필벌이 당연하던 시기였죠..

새로 온 교구 신부가 죽음을 맞습니다. 명백한 타살로 보입니다. 캐드펠 수사의 활약이 시작됩니다......


이 시리즈의 이야기들이 단순치 않은건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고,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의 방식, 풍속 또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역사였던 영국에서의 '무정부시대' 마틸다 황후와 스티븐 왕의 권력 다툼이 꽤나 상세히 다뤄지고 있으며 수도원장 등 등장 인물 또한 실제 인물 들이 맞습니다. 이 소설이 핍진성을 강하게 띄는 이유이기도 하죠..

사제의 죽음은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그 안에 당시 교회란 세력이 가졌던 오만함, 오류가 함께 다뤄 집니다.. 대다수를 이루던 민중이란 존재가 교회 세력 중 일부에겐 아웃 오브 안중이었죠... 하느님의 뜻이란 미명 하에 불합리한 처사가 일상이었고, 이는 이후 기독교 최악의 악행으로 치부되는 '마녀사냥'으로까지 이어지죠..


어쨌든 캐드펠 수사의 활약 하에 사건의 진상은 명확히 밝혀지지만 꽤나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과연 종교란 인류에게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 이 소설이 미스터리물로서의 가치 뿐 아니라 문학적으로도 인정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이런 부분에 있습니다.

무려 20권이 넘는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왜 이제서야 접하게 되었는지 살짝 후회까지 되네요. 기회될 때마다 다른 편도 찾아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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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와인드 : 하비스트 캠프의 도망자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1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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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 셔스터만의 소설 언와인드는 총 4권으로 이뤄진 언와인드 디스톨로지의 첫장을 여는 책입니다. 디스톨로지인만큼 세계관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한권 한권이 나름의 완결을 이루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SF 장르인데다가 설정 자체가 워낙 쇼킹하기에 읽기 전부터 나름 기대를 모았던 소설입니다.

미래 시대... 낙태를 둘러싼 전쟁이 벌어지고 각각 타협점으로 삼은 것은 일단 낙태는 금지하되, 태어난 아이들이 13-18세의 청소년기에 이르렀을 때 이들을 '언와인드'하여 적출된 장기를 타인에게 증여하는 법을 만든 것입니다. 어찌 보면 더욱 잔인한 짓이죠.. 자신의 세계관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다니...

말썽 부리는 청소년들을 싹수부터 잘라내는 효과도 있겠지만 억울하게 이에 해당되는 이들도 많습니다. 특히나 기독교 계열의 종교는 십일조라 해서 각 가정에 10명 이상의 아이들이 태어나면 그 중 한명을 자발적으로 언와인드하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나 이쪽 세계관에서나 긍정적으로 그려지지 않는 종교네요..

주인공 코너는 어느날 자신이 언와인드 됨을 알게 되고 곧장 탈출을 시도하게 됩니다. 이 와중에 동갑내기 고아 소녀 리사 및 십일조 제물이던 13세 소년 레브를 만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이들이 언와인드 신세를 벗어나기 위한 고된 탈출의 여정과 모험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말이야 타인에게 새생명을 준다곤 하지만 사실상 모든 장기를 적출 당해야 하는 이들의 운명은 가혹하기 그지 없습니다.. 도주 과정에서 배신과 음모가 난무하고, 이들 또한 결국 장기 적출소, 일명 하비스트 캠프에 모두 끌려오는 운명을 맞게 됩니다... 그렇지만....

하여간 읽는 재미 하나는 끝내주는 소설입니다. 이런 류의 소설이 주는 긴박감과 스릴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법이죠.. 세 청소년의 선택은 일단은 달랐지만 그 과정 속에서 그들 모두 '성장'이라는 과실을 얻게 됩니다.. 독자로서는 가슴이 조였다 풀렸다 하는 경험을 얻게 되었구요... 빨리 후속작도 출간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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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수사 시리즈 11~21 세트 - 전11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손성경 외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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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름 미스터리 소설을 꽤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캐드펠 시리즈가 소설로 나와 있다는 것은 근래서야 알게 된 사실입니다. 예전 영국 드라마 시리즈로 몇 편을 재미있게 보면서 드라마 작가 머리 참 좋네...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 전부였는데 엘리스 피터스라는 원작 소설가가 있었네요... 움베트로 에코에게도 영향을 주었고 아가사 크리스티와도 비견되는 작가였다 할 수 있는 분입니다. 이름에서도 짐작되듯 아가사와 같은 여성 작가입니다.

캐드펠 시리즈는 단편까지 포함 무려 21권이 나와 있고 한국에서도 이미 나왔거나 다시 순차적으로 발간되고 있습니다. 왕권 다툼으로 영국이 혼란스러운 11세기 초반이 시대적 배경인데 특이하게도 중세 수도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캐드펠은 이 수도원에 머무는 노년의 수사, 즉 수도승입니다. 움베트로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란 소설이 연상되지만 캐드펠 시리즈가 먼저 세상에 나왔죠..

캐드펠은 십자군 원정에도 참여한 바 있고 수사의 신분이지만 종교적 원칙만을 고수하는 소위 꼰대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당시의 기독교가 지닌 폐쇄적인 풍토에 다소 냉소적이고, 세속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는 인물이기에 수도원 뿐 아니라 외부의 여러 사건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되죠..


이번 편은 어느날 전쟁을 피해 수도원을 찾아온 미스터리한 두 수사에게 얽힌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미스터리적인 면도 강하지만 한 편의 잘짜인 휴먼 드라마를 보는 느낌까지 듭니다. 역시나 사건의 멋진 해결 뒤에는 캐드펠 수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지 한편만 읽었을 뿐인데도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임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매우 재미있습니다. 장미의 이름처럼 현학적이지도 않고, 현대 추리 소설처럼 잔혹하거나 하드코어스럽지도 않습니다.. 읽어감에 따라 서서히 드러나는 진실은 그야말로 정석적인 미스터리물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빨리 다른 편을 찾아 읽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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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고 - 대항해 시대와 우연의 역사 츠바이크 선집 (이화북스) 4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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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마리 앙투아네트 : 베르사유와 프랑스혁명이란 전기 소설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작가입니다. 역사 속의 유명 인물을 주로 다루는데 방대한 자료 수집 및 작가 개인의 통찰력을 발휘하여 우리가 몰랐거나 잘못 이해했던 사실을 명징하게 밝혀내는 인물이죠.. 사실상 역사인문학의 대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찌즘의 대두에 따라 고국에서 쫓겨나다시피 망명하고 불행하게 삶을 마감한 이이기도 합니다.

이번엔 '아메리고'라는 인물과 지리학적인 발견을 소재로 쓴 책이 한국어로 발간되었습니다.

서두에서부터 우리는 아메리카 대륙은 누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받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역사지리학을 아는 이들이라면 당연히 아메리고 베스푸치라는 이름이 자동적으로 나올 것입니다. 그런데 왜 아메리카 대륙이 하필 그의 이름으로 명명되었는가? 라는 질문에는 모두가 주저하겠죠.. 이 책은 바로 이 질문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아메리카 대륙에 처음 발자욱을 남긴 서구인은 누구나 잘 아는 콜럼버스였습니다.. 당연히 아메리카는 콜럼비아라고 불리워야 했죠.. 그렇지만 그로부터 꽤나 뒤늦게 브라질 해안가만을 다녀왔던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그 영광을 가져갔고 이는 현재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의 우연성 및 어느 정도의 조작 가능성을 그 사유로 제시합니다.

신세계란 멋진 호칭을 베스푸치가 사용하게 되었고 이는 당시 서구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어 이 대륙을 포함한 지도가 나오면서 거기에 임의적으로 아메리카란 호칭을 단 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것입니다. 사실상 착오에 의한 명명이었죠...


어쨌든 아메리고 베스푸치는 이런 우연과 착오 속에서 불멸의 이름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역사의 승자의 기록이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리고 현재 일어나는 일까지도 조작하고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기록하고자 하는 세력이 있음을 분명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쿠데타로 명명된 5.16도 한때는 혁명이라 불리운 적이 있었죠...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역시나 대단한 작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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