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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여름 - 태양, 입맞춤, 압생트 향… 청년 카뮈의 찬란한 감성
알베르 카뮈 지음, 장소미 옮김 / 녹색광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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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사유가 가득 담긴 책이다. 헌데 그 대부분이 대중 없는 비유들과 사유들이 난무하여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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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여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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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수 《몸과 여자들》은 1983년생 주인공 '나'와 1959년생 '미복'이 자신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고백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이다. 주인공 '나'는 더는 자신의 몸을 어디에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섹스 행위를 하며 자신의 몸과 자신은 다른 존재라고 인식한다. 그렇게 '나'는 이혼을 결심하고 나의 엄마 미복은 '이혼한 여자의 몸으로 어떻게 살아가려고 그러냐'라고 한다. 이 말을 듣고 나는 엄마가 나 자체보다 '여자의 몸'으로서 대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미복 또한 나와 같은 경험을 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가게 될 수 없었을 때 미복은 사랑스럽게 여겨지던 '몸'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험을 한다. 그렇게 1983년생 나처럼 미복 또한 나와 나의 몸이 분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관해 이야기한다. 여성은 자주 그 존재가 아니라 몸으로 치환되는 존재다. 너무 말라도 뚱뚱해도 키가 커도 작아도 안 되는 몸. 그런 몸은 이상하다. 인간이 아니라 동상이나 인형이나 마네킹을 얘기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몸과 여자들》 속 두 주인공은 몸과 자신을 분리해버리고 만다. 그걸로 우리는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설명할 수 있을까? 이 소설은 그것만이 답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마지막 장은 나가 영석 언니와 소연 언니를 보며 서로를 절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백 명의 여성이 있다면 백 명의 몸과 그보다 더 많은 생각이 존재한다. 소설에서는 여성 섹슈얼리티의 해방과 자유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이 소설이 반가웠다.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몸과 여자들'을 부정하고 긍정하고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아주 무겁지 않게 행하고 싶었다.

저는 저의 몸을 그대로 두고 싶었습니다. 아무 것에도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말인가요? 그러나 저는 그러고 싶었습니다. 저는 저의 몸을 섹스에 사용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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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발명된 신화 - 기독교 세계가 만들고, 시오니즘이 완성한 차별과 배제의 역사
정의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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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서 들었던 강의 중에 인상 깊었던 강의가 있었다. 성경 속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창작하는 강의였는데 나는 그때 처음으로 성경을 자세하게 읽어보았다. 읽으면서 정말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이 이럴 수 있나 하는 충격이 들었다. 이곳에 등장하는 차별받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어떤 기준으로 그렇게 만들었나 하는 의문이 제일 컸던 것 같다.

정의길 《유대인, 발명된 신화》는 서문에서 거대한 역사적 배경이 얽힌 유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를 놓고 극단적 편향으로 양분된 일반인들의 인식을 다루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유대인은 역사가 만들어낸 산물임을 인식하기 위해 이스라엘의 탄생과 유대인 정체성을 남겨진 사료를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유대인 문제는 기독교 세계가 자신들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타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언급한다. 그리고 차별과 배제는 '우리'와 '저들'을 가르는 수단이라고 한다. 나는 이러한 '유대인 신화' 이야기를 읽으며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일과도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우리'라는 단단한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안전하게 존재하는 마당 안에 타자를 생성하고 있는 것 아닐까? 그리고 그렇게 탄생한 타자가 또 '우리'를 만들기 위해 다른 차별과 배제를 반복하고 있는 세계는 더 이상 희망이 없고 끔찍한 세계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것 아닐까?


* 한겨레에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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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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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으며 오랜만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반갑다고 느꼈던 감정을 나도 알고 있다. 고향에 갈 때마다 기차를 자주 타는데 나도 그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감싸는 분위기가 포근해서 항상 좋다고 느낀다. 책에 푹 빠져있는 사람을 보면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고 어딘가 포근해진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총 5부 구성으로 되어있는 책이다. 5부 중에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3부와 4부였던 것 같다. 이 책은 책 한 권을 중심으로 저자가 생각하고 느끼는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다. 글을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학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무척 좋았다. 사랑하는 마음 안에 있는 분노나 슬픔, 외로움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3부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캐서린 맨스필드의 소설 《가든파티》 부분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로라는 이웃의 짐꾼인 스코트가 말에 떨어져 죽어 마음이 안 좋지만 파티를 연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장례식장으로 간 로라는 자신의 화려한 모자가 너무 부끄러워 자신의 모자를 용서해달란 말을 뱉고 장례식장을 뛰쳐나온다. 나도 살면서 로라와 같은 감정에 빠질 때가 있다. 나는 누군가의 '말'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 남을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겠지, 하는 생각에 빠지고는 한다. 보통 끊어진 인연을 생각할 때면 그렇다. 문학은 그렇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또 4부에서는 다시 쓰인 문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난 리라이팅 문학을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문학작품 속 조명 받지 못한 인물들이 나 또한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이러한 문학은 보통 주인공의 행복을 위해 단순히 악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이 있다. 주인공이 아닌 이들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문학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지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올해 안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이렇게 잘 모르고 저지르는 우리의 잘못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내가 미처 보살피지 못한 타인의 상처‘를 통해 ‘내가 무의식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잘못‘을 되돌아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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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을 만나러 갑니다 - 함께 우는 존재 여섯 빛깔 무당 이야기
홍칼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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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가 재미있게 읽던 신화 중 하나가 바리데기 신화였다. 아버지에게 버려진 후 그 아버지를 다시 구하기 위해 신선세계로 가는 바리데기. 결국 아버지를 살리고 이쪽 세계와 저쪽 세계를 연결해 주는 존재가 되는 신화적 이야기. 그런 바리데기가 어릴 때는 그저 멋지게만 보였다. 그리고 현재로 돌아와서 바리데기의 역할을 하는 건 종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내 머릿속에는 무당이 떠올랐다.

하니서평단을 하며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무당들을 인터뷰하는 책이 출간된다고 해서 바로 신청했다. 나는 무당이라는 직업에 관해 잘 알지 못한다. 영화 속 잠깐 소비되는 이미지가 내게 있어서 무당의 이미지였다. 심지어 신점, 타로, 사주 등을 보러 간 적도 없다. 읽기 전에 사실 긴장을 좀 했었다. 너무 어려운 이야기가 나와서 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지만 그런 걱정은 괜한 것이었다!

이 책은 무당 홍칼리가 다른 무당들을 인터뷰한 인터뷰집이다. 책에는 다양한 무당이 나오고 그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다양한 방식이 나온다. 이 책은 다른 인터뷰집과 다르게 저자가 인터뷰를 하며 느꼈던 생각도 중간중간 쓰여있다. 같은 무당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공감이 많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 또한 책에 나오는 낯선 전문용어를 모두 이해할 순 없었지만 무당을 하며 느끼는 그들의 마음이 온전히 전해졌다. 그중 특히 좋았던 것은 무당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받고 이해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비운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게 '기도'의 본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를 직업으로 갖지 않더라도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그렇게 빌어보았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을 가지기 위해서는 나를 비워야 한다는 말이 너무 멋져 보였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매체에서 아주 짧게 설명된 신병('신내림을 받지 않아 생긴 병이다'라고만 항상 언급했다.)에 관해서도 풀어서 해석해 주어서 좋았다. 몸과 마음이 다른 존재의 소리를 잘 들어서 그들의 고통에 귀를 기울어서 신병이 온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우리가 매체를 통해 잘못 알고 있던 무당에 관해 '직업인'으로 풀이해 주어 좋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영험하게만 느꼈던 무당의 굿판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응어리를 풀어주는 즐거운 춤판으로 바뀌어서 나는 이 책을 읽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굿의 본질은 ‘한풀이‘다. 한이 풀려야 흥도 실린다. 굿판은 차별받고 밀려난 존재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행하는 정성이 하늘을 감동시키고 땅을 움직이는 기적이 된다. 하늘은 타자의 마음이고, 땅은 우리가 지탱하는 사회의 부조리한 질서다.

정도는 각자 다르겠지만 나는 사회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일정 부분 연결되어 있고, 차별과 인정의 문제든 자본과 분배의 문제든 기후와 생태의 문제든 나는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감각을 놓지 않으면서 내 삶과 내가 돌봐야 할 존재를 계속 책임지려고 노력하는 일, 온전히 책임질 수 없어도 노력을 멈추지 않으려는 마음이 연대가 아닐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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