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 필요한 시간 - 다시 시작하려는 이에게, 끝내 내 편이 되어주는 이야기들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한겨레출판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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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필요한 시간》을 읽으며 오랜만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과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저자가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책을 읽는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 반갑다고 느꼈던 감정을 나도 알고 있다. 고향에 갈 때마다 기차를 자주 타는데 나도 그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감싸는 분위기가 포근해서 항상 좋다고 느낀다. 책에 푹 빠져있는 사람을 보면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고 어딘가 포근해진다.

《문학이 필요한 시간》은 총 5부 구성으로 되어있는 책이다. 5부 중에 내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3부와 4부였던 것 같다. 이 책은 책 한 권을 중심으로 저자가 생각하고 느끼는 문학에 관한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다. 글을 읽는 처음부터 끝까지 문학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져서 무척 좋았다. 사랑하는 마음 안에 있는 분노나 슬픔, 외로움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3부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캐서린 맨스필드의 소설 《가든파티》 부분이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인 로라는 이웃의 짐꾼인 스코트가 말에 떨어져 죽어 마음이 안 좋지만 파티를 연다. 엄마의 심부름으로 장례식장으로 간 로라는 자신의 화려한 모자가 너무 부끄러워 자신의 모자를 용서해달란 말을 뱉고 장례식장을 뛰쳐나온다. 나도 살면서 로라와 같은 감정에 빠질 때가 있다. 나는 누군가의 '말'을 잘 기억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 남을 상처 주지 않기 위해 무던히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무의식적으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겠지, 하는 생각에 빠지고는 한다. 보통 끊어진 인연을 생각할 때면 그렇다. 문학은 그렇게 스스로를 돌아보고 조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많이 되었다.

또 4부에서는 다시 쓰인 문학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난 리라이팅 문학을 읽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 문학작품 속 조명 받지 못한 인물들이 나 또한 계속 마음에 걸렸다. 이러한 문학은 보통 주인공의 행복을 위해 단순히 악하게 그려지는 인물들이 있다. 주인공이 아닌 이들의 삶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내가 문학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지 버나드 쇼의 《피그말리온》,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를 올해 안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문학작품을 읽는 것은 이렇게 잘 모르고 저지르는 우리의 잘못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내가 미처 보살피지 못한 타인의 상처‘를 통해 ‘내가 무의식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잘못‘을 되돌아보기 위함이기도 하다. - P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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