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나라
오카자키 다쿠마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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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친구의서재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카자키 다쿠마 저자(구수영 옮김)의 <거울 나라>


이 소설은 유명 작가 ‘무로미 료코‘의 사망 후 유작 출간에 나선 작가의 조카인 ’나‘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간 작업은 편집자 ’데시가와라가 삭제된 에피소드가 존재하는 것 같다는 의혹을 제시하면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깊어지게 된다. 따라서 나는 소설 ’거울 나라‘를 처음부터 다시 읽기 시작한다. 소설 속 소설인 ’거울 나라‘는 신체이형장애로 고통받는 주인공 히비키를 비롯하여 얼굴에 화상을 입은 사토네, 안면인식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이오리, 히비키의 입사 1년 선배인 다쿠미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나는 이 소설을 다시  읽으며 이모가 생의 마지막 순간 왜 이 글을 썼으며, 그중 무엇을 지웠을지, 삭제된 부분을 찾게 된다면 이모를 사랑하게 될지, 혹은 증오하게 될지 등 생각해 보게 되는데..

등장인물 - 무로미 교코, 데시가와라 아쓰시, 사쿠라바 레이, 사쿠라바 다이시
소설 속 원고 ’거울 나라‘ 등장인물 - 가스미 히비키, 구가하라 다쿠미, 신카이 사토네, 기치세 이오리, 엔도 세이이치, 구마가이, 구가하라 유키히데, 고지마 요시노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1장 재회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2장 급변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3장 와해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4장 어둠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5장 결단
6장 반전
마지막 장
2063년 8월 가나가와 현 가마쿠라 시


오카자키 다쿠마 - 2011년 <커피점 탈레랑의 사건 수첩>이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최종 후보로 올랐다. ’히든카드상‘ 출간이 결정되면서 2012년 작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200만 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 시리즈가 되었으며, 제1회 ‘교토 책 대상’을 수상했다. 현대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갈등을 서정적이면서도 힘 있는 필치로 그려내 널리 사랑받고 있다. 그밖에도 <쓰쿠모 서점 지하에는 비밀의 바가 있다>, <여름을 되찾다>, <계절은 회전 목마처럼> 등이 있다.

전염병에 걸리면 내과를, 상처를 입으면 외과를, 충치가 생기면 치과를 찾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정신과도 가까이 여겨야 한다. p379

“내가 가지고 태어난 것 앞에 더는 굴복하고 싶지 않아.“ p403

자각하지도 못한 채 안면인식장애를 앓고, 연인과 직장을 잃은 이오리.
화상으로 인해 지금도 고통스러워하는 사토네.
그리고 신체이형장애로 고민해온 히비키.
겉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모두가 문제를 품고 있다. p429

오카자키 다쿠마 작가님의 소설은 처음 읽어봅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외모 산업, 특히 외모로 삶이 뒤틀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관계, 삼각관계 갈등과 균열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인상 깊게 잘 읽었습니다. 살면서 외모 관련해서 스트레스 한 번도 안 받아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그 부분을 이중 미스터리 구조로 깊고 예리하게 그려내신 것 같습니다. 590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버렸습니다. 소설 앞 부분에 등장인물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는 점, 차례의 구분이 명확한 점, 중요 문장은 볼드체로 표시되어 있는 부분 등만 보더라도 독자를 배려한, 읽기 편한, 친절한 소설입니다. 마지막 장 결말에서 이 소설의 진가가 더 두드러지는 것 같습니다. 읽으면서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의문점, 복선들이 마지막에 깔끔하게 정리, 회수됩니다. 따라서 꼭 끝까지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 알라딘에서 내친구의서재 출판사 신작 사쿠라다 도모야 작가님의 <매미 돌아오다> 작품 북펀딩 진행 중입니다. 인상 깊은 작품들을 계속 출간해 내어 이번 작품도 기대되네요!

#도서제공 #거울나라 #오카자키다쿠마 #구수영 #내친구의서재 #미스터리소설 #일본소설 #미스터리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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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이누준 지음, 김진환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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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토북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누준 저자(김진환 옮김)의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이 소설은 이누준 작가님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의 스핀 오프 작품이며, 사랑을 위한 하얀 거짓말에 관한 내용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인공 히마리에게는 집착에 가까울 만큼 딸을 사랑하는 엄마 후코쨩과 평범한 아빠가 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자신이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부모님의 품을 떠나 도쿄에 있는 큰 아빠의 회사에 입사하여 일을 시작한다. 바쁜 일상을 보내던 히마리는 어느 겨울날 사고 당할 뻔한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을 구해준 아츠키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4년 뒤 죽게 될 거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게 그녀는 4년 간 매년 겨울이 오면 그와 재회하게 되고, 그로부터 죽음의 미래 이야기를 듣게 된다. 때문에 히마리는 4년의 시간 동안 운명을 바꾸기 위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 나간다.

차례

0년째 / 새로운 계절 속에서

1년째 / 너와 만나는 건, 언제나

2년째(1) / 흰색에 맹세하다

2년째(2) / 마음의 무게

3년째 / 눈이 울고 있다

4년째 /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에필로그

종막


‘히마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비밀이나 거짓말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그게 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큰 충격이 다가올 거란 각오는 해 둬야 할 거야.’ p179

아츠키는 말했다. 모두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은 사슬이 되어 나를 휘감고 결국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간다. p186

“거짓말로 시작된 사랑이니까.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거지?” p197

“그래도 힘이 되어 주고 싶어.“ p219

”내게 보이는 미래에서는 넌 마음의 죽음을 맞이한 뒤에 육체의 죽음까지 바라게 돼.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거짓말과 마주한다면 분명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거야.“ p231

“‘군자는 표변한다.‘라는 말 알아?”

“자기 사정에 따라 갑자기 말을 바꾼다는 뜻 아냐?” p234

“아츠키가 말했어. 나한테는 여러 개의 사슬이 휘감겨 있다고. 사슬의 색을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라는 말도 했어.“ p263

“히마리에게는 감사하고 있어. 내게는 암흑이기만 했던 겨울을 조금 밝게 만들어 줬으니까.” p281


히마리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의 거짓말, 믿고 있던 카호 언니의 비밀과 거짓말, 그리고 이외에도 그녀를 둘러싼 수많은 거짓말과 마주하게 되며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낯익은 느낌이 들어 알아보니, 이 작품이 이전에 제가 읽었던 작가님의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의 스핀 오프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도 인상 깊게 읽어 이 작품도 기대하는 마음을 가지고 읽게 되었고, 역시나 주인공 히마리의 성장 이야기로 하여금 저 또한 감동을 받고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히마리의 주변 인물들이 거짓말을 하거나 비밀을 숨기며 그녀를 속이는 부분에서는 살짝 무섭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나 또한 주변 사람들의 거짓말에 둘러싸여 살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넓게는 이 세상, 좁게는 저 자신을 둘러싼 거짓과 진실에 관하여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이는 대부분 히마리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를 배려하기 위해 하얀 거짓말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고, 이를 통해 감동받아 마음속에 오래도록 여운이 남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님의 소설을 좋아하여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와 같은 작품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합니다. 봄을 맞이하기 위해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 한 편을 읽고 싶다면, 이누준 작가님의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를 추천합니다.

#도서제공 #오랜거짓말이끝나는날에 #이누준 #알토북스 #감동소설 #일본소설 #일본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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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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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미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양윤옥 옮김)의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이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께서 불혹의 나이에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 취미에 관한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만한 단편 소설 3편이 수록되어 있다. 작가님께서는 처음에 단순히 '007 시리즈'를 보고 스노보드를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스노보드에 완전히 푹 빠져버려 사시사철 스노보드를 타러 갈 지경이 된다. 마감은 언제 할 거냐는 편집자의 독촉은 한 귀로 듣고 흘리면서 부지런히 스노보드를 타러 다니는, 책 제목과 같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스포츠와의 만남은 사람과의 만남이기도 하다, 라고 새삼 생각했다. 그러고 보니 스노보드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인물들과 마치 어린애처럼 놀아보는 기회가 많아졌다. 아저씨랑 언제까지나 어린애이고 싶어하는 존재다, 라는 것도 스노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p239

"뭐야,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중년 아저씨 여러분, 맞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p241

목차

아저씨 보더, 탄생 비화

아저씨 스노보더, 분투 중

월드컵 경기를 관전했습니다

자우스의 사랑

아저씨 스노보더, 초읽기에 들어가다

아저씨 스노보더, 활동에 들어가다

신본격파 작가들의 스키 투어

아저씨 스노보더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

소설, 아저씨 스노보더

그다음은 골프?

갓산 스키장에 다녀왔습니다

컬링, 재미있지만 방심은 안 돼!

소소하게 시작하자

한신 타이거스 우숭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것

영화 <호숫가 살인사건>을 관람했습니다

준비완료, 눈은 언제나 내리려나?

집념의 첫 활주

아저씨 스노보더의 공과

우선 이런 정도로

아저씨 스노보더 살인사건

옮긴이의 말


히가시노 게이고 - 일본 최고의 베스트셀러 작가. 1958년 오사카 출생. 오사카 부립 대학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했다.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데뷔하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라플라스의 마녀', '가면산장 살인사건', '몽환화', '위험한 비너스' 등이 있다. 또한 스노보드를 즐기는 겨울 스포츠 마니아로 '눈보라 체이스', '연애의 행방' 등 이른바 '설산 시리즈'로 불리는 스키장과 겨울 스포츠를 소재로 한 연작을 발표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은 히가시노 게이고가 겨울 스포츠에 빠지게 된 경위와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위트 넘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히가시노 작가님께서 처음 스노보드를 도전한 2년 동안의 경험과 그 소회를 기록한 작품이다. 따라서 작가님의 경험과 더불어 사진들도 중간중간에 담겨있다. 작가님의 팬으로서 마감을 미루고 설산을 달리신다는 문구에 놀라 이 작품을 안 읽어보고 넘어갈 수가 없었다. 1년에 약 3권 정도 출간하시는,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님이라 엄청 바쁘실 텐데도 불구하고,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스노보드를 타러 다닌 작가님의 용기와 열정에 감탄했다.

스노보드를 매개로 각 출판사 편집부, 다른 작가들과의 친목, 뒤풀이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작가님께서 소설의 소재로 스포츠를 즐겨 쓰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불혹의 나이에 도전한 스노보드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수영과 검도는 물론이고, 대학 때 양궁부에서 활동한 경험 등이 있으시다고 한다. 작가님의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를 비롯한 '설산 시리즈'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역시 경험은 작가로서의 창작 활동에도 중요한 자산이 된다. 이 작품에 담겨있는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 만한, 스노보드를 소재로 한 3편의 단편 소설도 인상 깊었다.

작가님께서 이 에세이집에서 강조하신 것처럼 스포츠와 같은 취미를 한 가지쯤 가지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원동력이 되며, 스트레스를 푸는 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참에 나도 독서 외에 취미를 한 가지 더 만들어봐야겠다. 인생의 도전이란 끝이 없다.

오늘도 작가님의 작품을 읽을 예정이다. 작가님의 작품 세계는 읽어도 읽어도 끝이 없다! 팬으로서 작가님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작품들을 계속 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서제공 #히가시노게이고의무한도전 #히가시노게이고 #소미미디어 #무한도전 #스노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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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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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스포츠 열정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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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로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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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로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오쿠다 히데오 저자(김난주 옮김)의 <웰컴 투 탄광촌 이발소>



이 작품은 홋카이도의 산간 지역에 있는 시골 마을 도마자와의 한 이발소를 배경으로, 총 6편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연작 소설집이다.(에필로그, 축제가 끝난 후, 중국에서 온 신부, 조그만 술집, 붉은 눈, 도망자) 도마자와는 과거에 탄광 마을로 번영을 누렸지만, 지금은 인구 격감으로 인하여 고령화, 공동화 현상 등 온갖 사회적 문제를 안고 있는 동네다.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나 활기를 잃은 이 마을은 우리나라의 시골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아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이곳의 야스히코가 운영하는 무코다 이발소는 동네 중장년층의 모임 터 구실을 하는 곳이며, 마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그가 중재 역할을 나서기도 한다.


“이렇게 조그만 동네에서 어떻게 모르겠어. 다이스케 군이 초등학교 5학년 때 밤에 자다가 오줌을 쌌다는 얘기도 다들 알고 있는데.” p140

“나도 도시에 살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 있어. 도마자와는 프라이버시나 개인의 삶이 없는 곳이니까 말이야. 다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다 보니 뭘 해도 다 알려지고. 게다가 한 번 잘못하면 평생 얘깃거리가 되고. 그러니 숙명이다 여기고 채념하는 수밖에 없다고.“ p163

무슨 생각인지, 어머니 도미코까지 시신을 발견하고 대성통곡하는 노파 역 오디션을 보겠다고 나섰다. p226

도마자와는 이제 슬슬 벚꽃이 필 계절이다. 아무것도 없는 동네지만 이 시기에 산과 들에 피는 벚꽃의 아름다움 하나는 자랑할 수 있다. 그 풍경을 오하라 료코에게 보일 수 있다 싶으니 절로 마음이 따뜻해졌다. p264

시골은 도시와 달라 익명으로 살 수 없다. 피붙이 중에 범죄자가 있으면 길거리에 나다닐 수 없다. 야스히코는 진심으로 그들을 동정했다. p286

“당번을 정해서 매일 가보는 게 좋지 않겠어?” p290

“변화가 없는 동네잖아요. 조금은 변화를 불러일으키자 싶은 겁니다.“ p313


역시 우울할 땐 오쿠다 히데오 작가님의 작품을 읽어야 하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의 유쾌한 필력이 돋보였다. 특히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친근한 인물들을 창조해 내어 자연스러운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었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시골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시대를 포착하는 통찰력이 대단하신 것 같다.

무코다 이발소의 주인 야스히코는 마을 번영을 위한 대책 마련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날이 서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등 시니컬하고 고리타분한 구석이 있는 인물이다. 난데없이 삿포로에서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귀촌하여 이발소를 이어받겠다고 하는 맏아들 가즈마사 때문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그렇지만 그는 도마자와에 문제가 생기면 발 벗고 나서 중재 역할을 자처할 만큼, 마을과 마을 사람들을 누구보다 더 걱정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중국에서 온 신부’ 편에서 다이스케의 공황 증세가 공감되기도 했다. 나 또한 도시 생활이 익숙해서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않는 이 동네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이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 그렇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런 정 많고 따뜻한 마을에서 관심과 보호를 받으며 살다가 낯선 대도시로 가게 되면 한동안 외로움을 느낄 것 같다는 이중적인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인구 격감으로 인한 시골 마을의 쇠락을 날카롭게 포착하여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남 일이 아닌 것 같이 느껴져 생각해 볼 부분도, 걱정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럼에도 이 안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마을 사람들 간의 끈끈한 애정, 따뜻한 온기 등을 느낄 수 있어 읽는 내내 웃음과 행복감을 감출 수 없었다. 작품 속 “당번을 정해서 매일 가보는 게 좋지 않겠어?” 이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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