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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의 마치
정한아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2월
평점 :
* 문학동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정한아 저자의 <3월의 마치>

이 소설은 성공한 노년의 여성 배우 ‘이마치’를 주인공으로 하여, 그녀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 그리고 그 안에서 자기 치유로 하여금 다시 나아가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그녀의 60세 생일날 아침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마치는 갑작스럽게 기억력이 감퇴해 연기 경력에 차질을 빚게 된다. 또한 그녀는 몇달 전 이사를 한 후로 기묘한 일들을 겪는 중인데, 대표적으로 유령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어려서 실종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기에 섣불리 이사를 갈 수 없다. 이마치는 결국 거액을 들여서라도 일상을 되찾으려 뇌의학 클리닉을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의 기억을 기반으로 맞춤 제작된 VR을 활용한 치료를 권유받아 시작하게 되는데..

“제가 구멍이 생기는 걸 막을 수는 없지만 그 구멍이 커지는 건 막을 수 있어요. 죽어가는 것들을 살리는 게 아니라, 살아 남은 것들을 지키는 방식으로요. 저는 알츠하이머가 치료 가능한 질병이라고 생각해요.” p37
“이곳엔 수많은 당신이 있지만, 전부 당신이라는 존재의 허상일 뿐이에요. 거울에 비친 상과 같죠. 그러니까 도플갱어 어쩌고는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당신은 유일하고 고유해요.” p86
“죽음이 어떤 건지 알아?”
이마치는 영원히 젊은 그 청년을 놀리듯 물었다.
“알죠. 그건 고장난 엘리베이터 같은 거예요. 깊은 어둠 속을 한없이 하강하다가 마침내 쾅, 부서져버리는 거요.” p127
그녀는 아무것도 자신에게 닿지 못하도록 몸을 웅크리고 멀리 피했다. 그런 그녀를 가장 혐오했던 사람은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p133
정한아 - 장편소설 <친절한 이방인>, <리틀 시카고>, <달의 바다>, 소설집 <술과 바닐라>, <애니>, <나를 위해 웃다>가 있다. 문학동네작가상, 김용익소설문학상, 한무숙문학상, 김승옥문학상 우수상, 심훈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친밀한 이방인>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로 드라마화되었다.

정한아 작가님의 ’친밀한 이방인‘ 작품을 인상 깊게 읽고, 드라마 ’안나’도 감명 깊게 시청하여, 내심 신작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작가님의 이번 ‘3월의 마치’는 ‘친밀한 이방인’ 이후 8년 만의 신작 장편소설이라고 합니다. 일단 소설의 제목이 너무 예쁘고, 지금이 3월이기도 하여 읽고 싶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 소설은 노년의 연예인 주인공 ‘이마치’의 인생을 한 편의 모노드라마처럼 다루고 있는 부분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또한 그녀가 겪는 알츠하이머라는 병, 그녀의 내면 심리 등을 섬세하게 표현해 내어, 그녀의 감정 반응 패턴, 행동 방식 등을 파악하기에 수월하였고, 따라서 읽는 내내 마치 그녀가 된 듯한, 그녀의 삶으로 살아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포가 될까 봐 자세하게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내내 먹먹한 마음이 들게 만드는, 저 자신의 삶도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작품인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작가님의 다음 작품이 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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