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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평점 :

* 북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가와바타 야스나리 저자(정수윤 옮김)의 <소년>

이 작품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가님의 숨겨진 문제작으로, 학창 시절, 기숙사, 아름다운 후배와의 '소년애'를 다룬 자전적 소설입니다. 작품은 쉰 살을 맞은 작가 가와바타가 자신의 작품 전집을 만들기 위해 지난 생애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일평생 써 온 글을 정리하던 그는 학창 시절에 쓴 편지와 일기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 당시 순수했던 열정으로 가득한 그 글들은 모두 한 소년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열다섯 살에 고아가 된 가와바타는 고독한 소년이었습니다.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깊은 슬픔을 품은 소년은, 기숙사 같은 방에 후배로 들어온 한살 아래인 열여섯 살의 미소년 세이노를 만나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종교적 환경엣 자라 유달리 순진한 세이노는 사랑과 믿음으로 가와바타를 대하고, 가와바타 또한 세이노의 다정함에 마음을 기대게 됩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과 비밀스러운 생각을, 그걸 한 뒤 스스로 반성해 볼 틈도 없이, 스스로 부끄러워할 틈도 없이, 세인가 반발하며 내게 냉정하게 대들 틈도 없이, 세이노는 그저 전부 받아들였다. 그에게는 나를 우러러보는 맑고 깨끗한 눈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의 마음의 창에 비친 내 그림자는 흐려지는 일이 없었다. 나는 태어나서 처음 맛보는 평온함을 느꼈다. p132
"나는 세이노 소년과의 사랑을, 그 일이 있었던 중학생 때 쓰고, 고등학생 때 쓰고, 대학생 때 쓴 셈이다." p34
원숙한 작가가 된 가와바타는 자신이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사이에 쓴 글을 읽고는 그 생생한 감정에 놀라기도 하고 애수에 잠기기도 하여 한 편의 소설로 정리해 나갑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바로 이 '소년'이며, 회고에 잠긴 작가의 사고를 따라가는 실험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는 진실처럼 꾸며 낸 이야기인 사소설의 구성 방식입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신 가와바타 야스나리 작가님의 '설국'을 인상 깊게 읽어 이 작품도 읽어보고 싶었고, 마침 좋은 기회로 읽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설국'과는 다른 느낌의 소설이지만, 이 작품 또한 작가님의 섬세한 표현이 인상적인 작품인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시절 청춘, 사랑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인 것 같습니다. 작가님의 자전적 소설을 통해 지금까지 저의 인생도 되돌아보며 추억에 잠기고, 그동안 저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고마운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알 수 없기에 더 매력적인 소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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