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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괴담
온다 리쿠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5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책과 콩나무를 통해 열림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온다 리쿠 저자(김석희 옮김)의 <커피 괴담>

이 작품은 온다 리쿠 작가님의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는 연작 소설로, 고즈넉한 카페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은은한 공포를 담고 있다. 평소 찻집 순례가 취미인 작가의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 책은 독특한 구성으로 독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온다 리쿠는 1964년 일본 미야기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교 교육학부를 졸업한 후 직장 생활을 병행하며 집필 활동을 시작했고, 1991년 ’여섯 번째 사요코‘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밤의 피크닉‘으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학신인상과 서점대상을, ’꿀벌과 천둥‘으로 나오키상과 서점대상을 동시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일본 문단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판타지, 미스터리, 호러 등 장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어 '노스탤지어의 마술사'라 불리는 그녀는 한국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쓰카자키 다몬, 오노에, 미즈시마 등 중년 남성 네 명이 교토의 오래된 카페들을 순례하며 '커피 괴담' 모임을 갖는 이야기를 그린다. 놀라운 점은 작가가 직접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는 점이다. 지어낸 이야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할 정도로 현실감이 넘친다. 카페 특유의 묘한 분위기는 괴담의 무대로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맛있는 커피는 밖에서 마신다"는 작가의 신조 또한 작품 곳곳에 투영되어 있다.
이야기는 레코드 프로듀서인 다몬이 친구 오노에의 초대로 교토의 한 카페를 방문하며 시작된다. 그곳에서 미즈시마를 만나 '커피 괴담' 모임을 제안받은 네 남자는, 여러 카페를 유람하며 각자가 겪은 기묘한 경험담을 하나씩 풀어놓는다. 오래된 찻집의 고요한 공기 속으로 낯선 기운이 스며드는 에피소드들이 연작으로 이어지며, 일상과 초자연의 경계는 어느덧 모호해진다.

온다 리쿠 작가님의 작품은 올해 ‘스프링’에 이어 두 번째 읽는다. 특유의 세밀한 분위기 묘사는 커피 향기처럼 은은하게 다가온다. 이야기들이 실화에 기반한 덕분에 현실적인 공포가 생생하게 다가오며, 책을 읽는 내내 주변의 익숙한 카페 공간조차 낯설게 느껴지는 긴장감이 지속된다. 특히 중년 남성들의 우정과 추억이 곁들여져, 단순한 호러를 넘어선 따뜻한 여운까지 전한다. 데뷔 30년의 내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 작품을, 온다 리쿠의 세계에 가볍게 발을 들이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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