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실점
김희재 지음 / CABINET(캐비넷)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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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뉴스 메인 앵커인 최선우, 그녀가 나신으로 죽은 채 발견되는데 피의자 서인하가 쏟아내는 말은 진실인가, 거짓인가?


오만과 편견과 같이 구매한 작품이다.
안그래도 추리•미스터리 소설이라면 환장을 하는데 한국 소설이라니, 게다가 그토록 자극적인 커버를 보고 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침 어제 오만과 편견을 다 읽었고 오늘 갑자기 짧은 소나기가 내리기에 별 생각 없이 꺼내들었다.
이제껏 읽은 책들에 흡인력이 좋다는 말을 많이 했지만, 소실점은 어마어마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짜 책을 손에서 내려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저녁 식사 시간을 제외하고는 오후 늦은 시간부터 단숨에 읽어버렸으니.
늘 책을 읽기 전에 서평과 작가 소개를 먼저 읽는데 김희재 작가는 시나리오 작가라기에 기대를 했다.
근데 소실점은 그 기대 이상으로, 엄청난 충격을 안겨줬다.
KBS 9시 뉴스 앵커에, 재벌 총수의 외교관 아들을 남편으로 둔 최선우가 실종 됐다.
중학교 미술부 부장인 여중생이 미술 선생님에게 보고를 하러 친히 선생님의 작업실에 찾아갔다가 우연히 여성의 시체를 발견하게 된다.
그녀였다, 최선우.
그렇게 서인하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로 송치된다.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세간의 주목을 엄청나게 받았고 서울 지방 검찰청 강력부의 떠오르는 샛별, 강주희 검사에게 사건이 맡겨진다.
강주희를 대면한 서인하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경악 그 자체였고, 1부 말미에서 드러난 증거들로 그 이미지가 뒤집혔을 땐 소름이 끼쳤다.
근데 웬걸, 2부는 더 장난이 아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결국은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났을 때, 심장이 너무 뛰었다.
정말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기분이었고, 책 한 권 읽으면서 에너지를 꽤 소비한 듯 했다.
보통 글을 읽을 때나 이야기를 들을 때,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시각화가 되어 그려지지만 소실점은 그 정도가 훨씬 강했다.
뚜렷하고 선명한 등장인물들이 자극적인 영상을 그려줬고, 게중에 서인하라는 인물은 여러번이나 그 이미지가 바뀌었다.
작가의 말에서 ‘서인하의 사랑이 응원받았으면 좋겠다.‘고 쓰여 있는데 나는 이 미친 사랑을 도저히 응원할 수가 없다.
그래, 그러나 이건 분명 사랑이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미친 것 같지만 이 미친 사랑도 사랑이다.
작가의 말을 빌려 마무리를 하자면, 강간, 불륜, 살인, 방화가 난무하지만, 소실점은 결국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이 미친 사랑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다던데, 부디 소설을 읽으며 느꼈던 모든 감정들을 영화에서도 느낄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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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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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학의 가장 사랑스러운 딸, 엘리자베스 베넷!


멕 라이언과 톰 행크스가 출연한 ‘유브 갓 메일‘이라는 영화를 봤다.
극 중 멕 라이언이 연기한 ‘켈리‘는 오만과 편견을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았다.
영화가 너무 따뜻하고 좋았기에 자연스레 켈리가 좋아한다는 오만과 편견에도 관심이 갔다.
사실 고전문학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롤리타•파우스트 등 도중에 읽기를 포기했기에 살짝 망설여졌다.
그래도 ‘어떻게든 다 읽어내고 만다‘는 다짐을 하고 책을 사 읽기 시작했는데 웬걸, 너무 잘 읽히고 재미있는거다!
오만의 심볼인 피츠 윌리엄 다아시와 편견의 심볼인 엘리자베스 베넷의 사랑 이야기.
읽기 시작한 후 다아시에 콜린 퍼스가 자꾸 생각이 나고, 엘리자베스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생각이 나서 찾아봤더니 콜린은 BBC드라마 오만과 편견에서 다아시 역을, 키이라는 영화 오만과 편견에서 리지역을 맡았더랬다.
다른 작품이었지만 어쨌든 다아시와 리지였던 그들을 떠올리며 책을 읽어내려가니 훨씬 재미가 배가 되었다.
아무래도 19세기에 쓰인 작품이라 계급, 여성의 지위 같은 것들이 여실히 드러날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분통이 터졌지만 나름 거기에서 오는 재미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성이 무례하고 제 유리한대로만 살아가는 베넷 부인과 멍청하고 무식한 리디아는 정말 소설 속으로 들어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짜증 났다.
그 외에도 무례하고 진정으로 오만한 인물들이 있었지만 베넷씨, 다아시와 엘리자베스, 빙리와 제인, 가드너 부부 덕에 따뜻하고 유쾌하며 생기발랄함에 매료돼 행복했다.
다른 고전 문학과 다르게 (사실 많은 작품을 읽었던 것도 아니고 그마저도 다 읽은게 손에 꼽지만) 술술 읽히고 엄청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웠고 재미있었다.
키이라 나이틀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오만과 편견도, 콜린 퍼스가 다아시를 연기한 드라마 오만과 편견도 빠른 시일 내에 봐야겠다!
상상의 나래로만 펼쳐졌던 소설 속 인물, 상황, 분위기가 시각화 된 영상으로 볼 수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조만간 중도 포기했던 고전 문학들을 다시 펼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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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ㅈ 2017-08-13 22: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콜린 퍼스와 키이라 나이틀리라는 분들을 찾아봐야겠어요! 책 읽으면서 혼자서 이미지를 생각했는데도 이미지가 잘 떠오르지 않더라고요. 영화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드라마도 있었군요! 저도 얼른 영화랑, 드라마 둘다 봐야겠어요😀
 
악녀에 대하여
아리요시 사와코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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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빌딩가 뒷골목, 새빨간 꽃처럼 추락사한 사업의 여왕 도미노코지 기미코.
그녀에 대하여 말하는 27명의 이야기.


도미노코지 기미코, 본명은 스즈키 기미코.
한때는 와타세 기미코, 도미모토 기미코였던 그녀는 도쿄에서 유명한 사업의 여왕이다.
어느 날, 그녀는 본인 소유 빌딩에서 추락사한다.
그것도 빨간 이브닝 드레스를 입은 채.
이 책은 그녀에 대해 알고 있는 27명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있다.
단 한번도 기미코 본인은 등장하지 않지만, 27명을 통해 우리는 그녀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내야 한다.
같은 부기 학원을 다녔던 대학생, 초등학생 동창, 첫 남편인 와타세, 옆집 아이 엄마, 라면집 사장님과 사모님, 두번째 남편인 도미모토, 첫 남자였던 비토, 기미코의 어머니와 그녀의 두 아들인 요시히코, 요시테루 등.
27명의 등장인물이 그녀에 대해 얘기하지만 하나같이 단편적이다.
철저히 본인이 본 단면적인 기미코에 대해서 얘기를 늘어놓을 뿐, 그 누구도 기미코라는 인물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게 없다.
심지어 그녀는 죽기 전까지도 세 명의 남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고 있었지만 그들은 서로가 그녀의 하나뿐인 남자라 믿어 의심치 않았으며, 기미코의 생모와 친 아들들 또한 기미코에 대해 똑바로 아는게 없었다.
누군가에겐 지독한 악녀 였으며, 누군가에겐 부드럽고 사랑스럽고 친절한 여자였다.


전후세대인 스즈키 기미코가 주인공이다.
사실 일본 소설을 읽으면서 전후가 배경인것은 처음인지라 다시 작가 소개글을 읽었다.
작가는 이미 타계한 일본 유명 여성작가로, 그녀 자체가 전쟁 세대의 인물인데다 일본 원작은 쓰여진 지 오래 되었다는 걸 알고 읽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전형적인 부드럽고 나긋하며 기품있는 일본 여성을 떠올렸는데 첫 남편 와타세 요시오와 그의 부모가 한 인터뷰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속된 말로 ‘미친 X‘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게다가 열예닐곱살의 소녀가 할 만한 일인가, 할 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에 진짜 할 말을 잃었다.
계속 읽어 내려가며 도대체 스즈키 기미코라는 여자는 한 평생 진실을 말한 적이 언젠가 생각을 했다.
이미 초등학생때 부터 거짓을 말했고, 죽을때까지 거짓으로 점철된 삶을 살아왔다.
친부모를 양부모라며, 본인은 양녀라며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니기에 진짜 양녀인가보다 했는데 그녀의 친엄마는 본인이 배 아파 낳은 본인 딸이라기에 경악했다.
부모마저 거짓으로 꾸미다니, 정신병자 아닌가.
게다가 그녀의 아들인 장남인 요시히코는 아마도 와타세 요시오나 비토 데루히코의 아들이지 않을까, 차남인 요시테루는 아마도 사와야마 에이지의 자식이지 않을까 추측만 해볼 뿐이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데려다가 세 남자에게 친자라며 들이밀었으니 전후세대로 혼란한 시대에 살았던걸 감사해야 할 것 같다, 지금 시대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니까.
주인공인 스즈키 기미코를 생각하면 내가 당한 듯 학을 떼게 되지만 소설은 소설이니까.
작품만을 놓고 보자면 정말 잘 쓰여진 소설이다.
재미는 물론이고 27명의 이야기가 잘 짜여진다.
그리고 27명 모두 숨을 불어넣은 듯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인다.
좋은 책임에는 틀림없지만 책장을 덮고 난 후 소름이 끼치고 뒤끝이 찝찝한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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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의 고뇌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5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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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 시리즈 5, 갈릴레오의 고뇌.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처럼 단편을 묶어놓은 작품이다.
‘떨어지다, 조준하다, 잠그다, 가리키다, 교란하다‘
5개의 이야기가 들었으며, 그 중 ‘조준하다, 잠그다, 교란하다‘ 이 세 이야기는 유가와가 경시청의 SOS로 사건을 돕는게 아니라 그 사건과 연관이 되어있다. (‘잠그다‘는 빠질 수도)
갈릴레오 시리즈답게 먼 거리에서 피해자를 찌르고 불을 지르는 법, 다우징, 홀로그램을 이용한 밀실 트릭 등 과학적 증명을 요하는 작품들이 실려 있다.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같이 다 흡인력있고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마지막 파트, 교란하다에서는 ‘악마의 손‘이 유가와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그를 사건 속으로 끌어 당기는데 읽다보니 일본 드라마 갈릴레오가 생각이 났다.
물론 그 드라마 자체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갈릴레오 시리즈를 원작으로 각색된 드라마이니 당연한 얘기지만, 사실 다른 갈릴레오 시리즈들을 읽으면서는 드라마 내용이 떠오르질 않았는데 ‘악마의 손‘만큼은 드라마 내용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머리 속 떠오른 시청각 자료 덕에 더 생생하고 재미있게 마지막 파트를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탐정 갈릴레오, 예지몽, 갈릴레오의 고뇌 이렇게 세 작품을 굉장히 재미있게 빨리 읽었지만 다 별 4개인 이유는 사실 난 단편집을 별로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지금 읽고 있는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도 40개의 짧은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아무튼, 갈릴레오 시리즈를 다 읽었으니(사실 탐정 갈릴레오와 용의자 x의 헌신, 한여름의 방정식은 몇 년 전에 읽은 터라 굵직굵직한 스토리와 결말만 기억난다.) 조만간엔 가가형사 시리즈를 다시 정독해야겠다.
역시 믿고 읽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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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녀의 구제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4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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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도, 범행 동기도 완벽하다.
근데 알리바이는 더할 나위없이 완벽하다!


피해자는 마시바 요시다카, 가해자는 미타 아야네.
결혼 한 지 1년이 된 마시바 부부는 이혼을 얘기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요시다카가 결혼 전 제안한 ‘1년 안에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 헤어지기로 한‘ 약속 때문.
그 약속을 이행하려는 요시다카를 죽이기로 결심한 아야네.
이야기의 시작부터 범인도, 범행 동기도 알려준다.
그러나 이 살인사건의 뿌리는 생각보다 깊다.
쉽게 풀릴 것 같던 수수께끼는 너무도 완벽한 알리바이 앞에서 갈피를 못 잡는데다가 아야네에 호감을 느끼는 구사나기와 그녀를 범인으로 굳게 믿는 우쓰미의 대립이 심해진다.
결국 우쓰미 가오루는 유가와 마나부에게 찾아간다.
우리의 갈릴레오도 가설을 몇번이나 뒤집어야 할 만큼 완벽 범죄였던 이번 사건.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쉼 없이 내달리는 작품.


시작부터 추리 소설의 패를 다 까보여 줬다.
범인, 범행 동기, 범행에 사용한 독극물, 치정에 얽힌 내연녀(뻔하디 뻔한 제자와 남편의 뒤통수 불륜).
‘이 정도면 알리바이도 금방 무너지겠는걸?‘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
명탐정 갈릴레오나 예지몽에 실렸던 단편작들로 엮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근데 웬걸, 아야네의 알리바이는 너무 견고했고 거기다 구사나기 형사가 아야네에게 빠져버렸다.
형사가, 그것도 경시청 수사 1과 형사가 용의자에게! 피해자의 부인인 유족에게! 호감을 느끼다니.
아야네가 범인일거라 확신하는 우쓰미와 대립각을 세우며 아야네를 변호하기까지 한다.
결국 우쓰미 가오루는 유가와를 찾아가 ‘홋카이도에 있는 용의자가 도쿄에 있는 피해자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 도움을 청하는데, 유가와가 등장하는 부분부터 본격적으로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불륜을 저지르고 이혼을 요구하는 남편에 화가 나 독극물로 살인을 저지르는 아내.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 사건은 뿌리가 깊었고, 덕분에 천하의 유가와도 가설을 몇번씩이나 뒤집게 만들었다.
결국 알아 낸 트릭은 유가와의 말처럼(진실을 알게 된대도 자네들이 지는거라던) 현실적으로 정말 불가능 할 것 같은 범행 수법이었다.
물증이 없어 완벽 범죄로 끝날 줄 알았던 아야네의 범행은 그녀를 마음에 품었던 구사나기가 지니고 있던 그녀의 물건으로 뒤집어진다.
다잉 아이처럼 목차도 없이 바로 시작해서 끝나는 페이지까지 팽팽한데 히가시노는 이렇게 쉴 틈없이 몰아칠때가 정말 재미있다..!
갈릴레오 시리즈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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