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운명의 숲을 지나다 - 조선의 운명담과 운명론 조선의 작은 이야기 3
류정월 지음 / 이숲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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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책을 펼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던 이 문장으로 한참동안 나의 10년 전 모습을 돌이켜 생각해 보았다. 신기한 것은 10년 전 내 모습과 현재 내 모습은 너무나 달라져 있었고, 10년 전에 나는 현재 이렇게 변화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로 운명론을 믿지 않지만 운명론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소갯말이 참 흥미로웠기 때문에 이 책이 궁금했다. 운명론을 믿는 것은 어리석고, 비합리적인 일이란 생각을 갖고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운명에 대한 예언이 넘쳐나고 있고, 유독 운명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쉽게 현혹시킨다.




언론이나 수많은 대중매체를 통해서 지금은 우리에게 친근한 모습으로 잘 알려진 유명인들도 10년 전의 인생은 지금과는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비참하고, 고된 인생을 살았던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웠는데 과연 인간에게 운명이란 무엇인지, 또 운명이란 정말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것인지 이 책을 통해 꼭 나의 궁금증을 풀어보고 싶었다. 미래가 예정되어있다고 믿는 사람들을 운명론자라고 부르지만 누구나 불행한 일에 닥치거나 역경에 처했을 때 한 번쯤은 자신의 운명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된다. 세상 일이 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하면서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 더욱 커지는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델포이 신탁을 보면 이미 예정된 미래에 대한 인류의 믿음은 그 역사가 매우 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오이디푸스 신화를 통해 그 적중률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사람들은 꿈이나 점을 통해서도 자신의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점술가나 관상가가 현재의 정보를 제공받아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언하는 척하는 것일뿐, 실제는 예측이라 해야 맞는 것이다. 점술이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이유는 과학과 신비의 두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인데 그러나 과학적 시각으로 보는 점도 예측인 것이다. 이런 사실을 생각해보면 점술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만들어진 심리체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운명이란 어쩌면 인간이 만들어 낸 허구는 아닐까?




만일, 미래를 미리 알수 있다면 현재보다 더욱 행복해 질 수 있을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본능적으로 미래에 대해 궁금한 생각이 드는것은 당연하겠지만 동시에 인간의 욕망은 지나칠수록 위험해진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미약한 의지의 동물이지만 또한 행복을 바라는 주체이기도 하다. 오늘 아침에 우연히 보게 된 나의 운세가 오늘 하루를 망칠수는 있을지몰라도 인생이 그런 운세따위에 흔들릴수는 없다. 또한 운명을 믿는다고 해서 꼭 운명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삶은 인간의 노력에 의해 충분히 변화할 수 있는 것이며, 지금 바로 이 순간을 사랑할 수 있다면 최고의 인생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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