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평전 - 부치지 않은 편지
이윤옥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사랑했던.. 노래하는 음유시인 김광석..
내가 그를 처음 알게 되었던 것은 1988년 동물원 시절 거리에서란 곡을 알고 난 후의 일이었다. 동물원의 보컬을 맡고 있었던 이가 바로 김광석이었고, 그 후로 그의 노래는 나의 사춘기 시절을 함께 해주었던 가슴 따뜻한 친구가 되주었다. 가수 김광석은 tv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화려한 톱스타는 아니었지만 자극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그 노래가 내 마음을 단숨에 흔들어 놓았던 이유는 아마도 기교없이 소박하고, 순수한 그만의 사람냄새 풀풀 나는 매력때문이 아니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김광석 평전을 펼쳐들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난 그를 좋아하는 팬이지만 정작 그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실이 전혀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더 각별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노래속에는 언제나 따뜻한 위안과 사랑이 담겨 있었고, 그 노래는 언제나 희망을 꿈꿀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조용하지만 강한, 누구보다 내면이 꽉 차있는 듯한 사람처럼 느껴졌던 가수 김광석은 처음 알게 되었던 순간부터 너무나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공연은 마당이고, tv는 인형의 집이라 불렀다던 그에 대해서 조금씩 더 알아갈수록 참 아까운 사람을 너무 금새 놓쳐버렸구나하는 안타까움도 더해졌다.




19946월 그의 마지막 정규음반에서는 삶의 진지함과 진정성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져 있는 곡들을 여러 곡 만날수가 있는데 특히나 잊을수 없는 곳이 바로 서른 즈음에란 곡이다. 이 곡은 그의 생전보다 요즘들어 더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기도 한데 서른이란 나이, 비로소 삶의 무게를 느끼기 시작하는 그 나이에 그의 노래는 꿈과 열정만으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삶의 진실을 담고 있어서 흔한 유행가처럼 잠시 잠깐 머물다 사라지는.. 그냥 흘려버릴 수 있는 노래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1996년 1월 6일. 뉴스의 한 보도가 유난히 내 마음을 가시가 되어 찌르고, 아프게 했던 기억이 살아난다. ‘동물원 출신의 인기가수 김광석씨가 자택에서 목을 매고 자살했다는...’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의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부치지 않은 편지-




왜 그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과 더 오래 함께 하지 않았던 것일까...
유언장도 없었던 자살. 그의 죽음에 원망과 미움이 앞서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그를 편안하게 보낼 수 있을것만 같다. 진정으로 삶을 노래할 줄 알았던 그의 노래야말로, 사람과 소통할 줄 알았던 김광석이야말로 평범한 모든 이들의 마음을 대신하고, 모두의 마음을 끌어안을 수 있었던 우리시대의 진정한 예술가란 마음에 스스로를 위안해본다.



그를 떠나보내고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책으로나마 그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나 행복했고,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그의 주옥같은 노래들과 한 젊은 예술가의 인생, 그리고 진정으로 사람과 소통할 줄 알았던 영원히 자유로운 영혼 김광석을 추억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났어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영원한 가객. 김광석.
가슴을 쓸어내리던 그의 노래가 오늘 밤 더욱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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