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목소리 - 그림이 들려주는 슬프고 에로틱한 이야기
사이드 지음, 이동준 옮김 / 아트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미술에 대해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해주었던 마법같은 책이란 느낌을 갖게 했던 책이다. 그림의 목소리를 보며 이제껏 만나왔던 미술에 관한 책들과 많이 다르다고 느꼈던 것은 엄연히 장르가 달라 쉽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미술과 문학이 만남으로써 또 다른 예술을 만들어냈다는 것에 깊은 의미가 있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었다. 두 예술이 합쳐져 이제껏 접해본 적없는 새로운 예술의 한 형태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은 그림의 목소리가 내게 보여주었던 첫인상이기도 하다. 처음 그림의 목소리를 알게 되었을 때, 그림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는 주제는 무척이나 흥미롭게 다가왔고, 그 때문에 새로운 예술을 만나볼 수 있겠구나하는 설레임을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해본다. 작가의 책은 처음이었지만, 사이드라는 저자의 눈을 통해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는 느낌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새로움이 강렬하게 찾아들었다.




그림의 목소리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그림이 목소리를 갖게 된다면 어떨까하는 가정하에 작품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이고도 전혀 다른 해석을 작가의 눈을 통해서 만나 볼 수 있는 책이다. 많은 책들에서 만나왔던 미술작품에 대한 일반적인 해석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술을 접하게 될 때에는 언제나 어렵고, 심오한 뜻이 담겨져 있을거란 생각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이 책은 그림으로 시작해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서 여지껏 알아왔던 그림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주고 전혀 다른 느낌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지침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었다.




솔직히 그림은 원래 눈에 보이는 그 자체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작품인줄로만 알았다. 또 누구든지 그냥 눈으로 보고, 느끼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림이 간직하고 있었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알게 되면서 작품속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이야기를 알게 된 후 다시 바라보게 되었을 때 그 작품은 새로운 감상으로 다가오고, 이전에 봤던 작품도 아니었다. 새로운 시선이 전혀 다른 감상을 만들어 내었고, 이제 미술을 접하게 될 때 나의 자세도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작품속에 숨겨두었던 이야기는 어떤 것일지 미술과 문학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나 뿌듯한 생각이 앞선다.




작가는 유명한 일화들을 선정해서 그림과 함께 그림의 목소리를 바로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작품을 만들어 냈던 주인공의 개인적인 삶과 인생 이야기들, 그들의 삶을 통해서 한 작품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수 있는 수 만가지 감상을 쏟아내고 있는듯 보인다. 모든 예술은 그것을 보고, 들으며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정답은 없을 것이다. 작품으로 인해 우리의 마음을 스스로 움직이고, 자신만의 경험을 만들어 간다.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릴 수도 있고,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자극을 받을수도 있게 된다.




이 책을 통해서 예술작품을 감상하며 그 작품에 대해 일반적으로 정해진 느낌, 내가 가지고 있는 사고안에서 틀에 박힌 감정을 쏟아내는 것이 아닌... 완벽한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과, 순간적인 것을 영원히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의 사용법, 또 보는 예술을 말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진실한 예술로 내 마음속에 담아둘 수 있는... 예술에 대한 진정한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너무 오랫만에 미술에 대한 나의 교양이 부쩍 성숙해진 느낌으로 가슴 한 켠이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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