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네딕트 - 인류학의 휴머니스트
마거릿 미드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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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문화 연구서인 국화와 칼을 읽으며 루스 베네딕트를 알게 되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에 일본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많이 해소할 수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인류학의 휴머니스트’라 불리우는 책을 쓴 저자 루스 베네딕트. 그녀의 인생이 무척이나 궁금해지기 시작했고, 그녀에 대한 최초의 전기집이란 사실만으로 이 책은 꼭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던 책이었다. 책을 펼치자마자 뜻밖에도 도입부에 실려있던 내용중에 책의 저자 마거릿 미드와 루스 베네딕트는 둘 다 여성이었지만 몇 년간에 걸쳐 연인 사이였음이 밝혀졌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롭고 놀랍기도 했다.




루스 베네딕트는 유독 수줍음이 많았던 아이로 자란다. 어린 시절 열병을 심하게 앓아 한쪽 귀의 청력을 잃었고, 아버지가 급사하는 바람에 내면적으로 깊은 고뇌를 느끼며 우울증 기질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결혼의 실패와 성 정체성에 심한 혼란과 갈등을 느끼며 불안하고 복잡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지 책의 표지에 새겨진 침착하고 차분한 그녀의 사진을 보면 어쩐지 평범하게만은 보이지 않는다. 그 모든 시련을 다 극복하고 20세기 미국 인류학의 개척자로 우뚝 올라선 그녀의 당당한 인생이야기는 자뭇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또한, 같은 여성으로서 더 반가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녀는 1921년 34세의 나이에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하면서 인류학의 스승인 보아스를 만나게 된다. 그 후로 그녀는 본격적으로 인류학 연구에 빠져 들게 되었는데 성 차별이 만연했던 시절에 모든 차별을 다 이겨내고 대중을 상대로 자신의 학문과 개인의 권리를 주장하며 운동가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던 것이다. 그녀는 여성의 참정권과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정치적 행동을 선호하는 페미니스트의 활동을 하기도 했고, 정치적인 성공보다는 여성 내면의 자아 개혁을 위해 먼저 힘써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 책이 일반적인 전기문과는 많이 다르다고 느꼈던 부분은 루스 베네딕트의 전기를 통해 개인적인 그녀의 삶을 알아가는 알아가는 흥미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의 대표적인 7편의 논문이 실려 있어서 베네딕트 그녀가 추구한 문화인류학의 업적에 관해서도 배워볼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베네딕트는 인류가 공존하는 세상에서 당시의 시대적으로 꼭 필요했던 사회의 제도와 관습을 연구하고, 종교와 심리학의 상관관계를 추적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로 하여금 정확한 눈을 갖을 수 있도록 크게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문화를 분석하면서 미국 사회를 비판하고 사회에 대한 합리성을 추구했던 그녀의 논문을 읽어 본다면 누구든지 더욱 쉽게 그녀가 남긴 인류학의 업적에 대해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한 인간으로서의 그녀가 모두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특히나 베네딕트가 40대 초반에 레즈비언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삶에 충실했을 것이고, 우리는 그녀를 인류학자로에 대한 시선으로만 바라봐도 충분할 것이다.




책의 저자 미드와 베네딕트는 인류학의 개척자였고, 더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를 바라는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또한 루스 베네딕트는 인류학의 어머니였고, 여성 운동의 선구자이기도 했다. 뛰어난 여성들을 만났다는 소감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후에 갖게 된 뿌듯함과 인류학에 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던 시간이 정말 행복했다고 말 할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분명히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인류학과 과학은 언제나 함께 공생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문화와 인성은 인류가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가장 인간적인 모습일테고, 더 나은 삶을 위해 과학은 끊임없이 발전되고 연구되어야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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