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 - 값싼 위로, 위악의 독설은 가라!
김별아 지음 / 문학의문학 / 200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란 책의 제목만 보고서는 저자가 몰상식한 세상과, 거짓과 가식으로 물들어 버린 이 사회에 대해 거침없이 말해주고 싶었던 속내를 끄집어냈을 것이란 기대와 하고 싶은 말을 드디어 쏟아 내는구나싶은 생각에 거꾸로 가고 있는 어지러운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동질감 비슷한 감정에 답답한 마음이 풀리는 듯 했고, 가족판타지를 앞서 읽었던 터라 무척이나 반갑기도 했다.




가족 판타지에서 그녀는 흐름에 따라 변하는 가족에 대한 유쾌하고 정확한 해답을 제시함과 동시에 가슴 뭉클한 가족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그보다 더할수 없이 행복한 판타지로 이끌어주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김별아님의 에세이집이란 사실만으로 사뭇 기대심으로 벅차 올랐고, 또 어떤 모습을 보여주실지 설레이기도 했다. 그런 그녀를 만나는 시간이라 모처럼 느긋하고 여유롭게...
좋아하는 향이 진한 커피도 한 잔 준비하고 드디어 그녀를 만나게 되었다.


인간으로서, 여자로서, 작가로서, 또 엄마로서 다양한 모습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는 가식없이 담담한 모습 그대로 그녀의 특기로 각인되었던 진실한 그 모습, 그 깊은 속내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중년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모습에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겪을수 있는 에피소드들로부터 시작해서 버거운 세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한 인간의 모습으로 다가오기도 했으며, 또 어떤 순간에는 심적으로 수많은 방황을 거듭하고 있는 나약한 한 여인이기도 했다.


이번 책에서 더 깊이 알 수 있었던 그녀는 생각보다 참 무던한 사람이었다.
기념일도 챙기고, 자기 욕심도 차릴줄 아는 그런 사람도 아니었고, 컴플렉스가 있어도 별로 개의치 않으며, 사십대가 지나서 점점 늘어가는 눈가의 주름때문에 속을 끓이지도 않는다. 시간을 따라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하고 모난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 이런 그녀의 모습이 친근한 옆집언니처럼 편한 모습 그대로 내게 가까이 다가와 주기도 했다.


고독을 이기고 즐기는 방법이란 따로 없다. 고독하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워하는 대신 고독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뿐이다. 부족하고, 미성숙하고, 냐약하고, 언젠가 ‘고적한 하늘’을 향해 홀로 떠날 자신을 깊이 사랑하기에 다할 뿐이다. 그리고 그 유유한 강물과 더불어 조용히 어딘가로 흘러갈 뿐이다.                              -고독. 나의 벗 중에서-


작가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뭔가 특별한 인생을 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생각이나 이상도 많이 다를 것이란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작가의 인생을 살아가는 그녀의 꿈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소박하고 작은 것들이었기 때문에 작가 김별아보다는 대한민국 아줌마 김별아란 호칭이 더 어울릴듯한 느낌도 지울수가 없다. 그녀도 꼭 넓지 않아도, 아늑한 작은 부엌을 갖고 싶어했던 소박한 꿈이 있었고, 찌개 보글보글 끓여 사랑하는 사람에게 대접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었으며, 아이를 품고 낮잠 자는 일을 좋아하는 보통 아줌마의 모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그녀의 이야기를 쭉 읽어가다 보면 차라리 책의 제목이 모욕의 매뉴얼을 준비하다가 아니었으면 어땠을까싶은 생각이 든다. 가슴에 품어두고 속으로 참아왔던 그녀의 내면을 들여다 볼수록 그녀는 그녀 자신만이 아닌... 나를 격려하고, 충고해주고 있었으며 이 세상을 한층 더 기분좋게 바라볼 수 있는 방향을 선물해 주고 있다.  어차피 주어진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우리 모두 이왕이면 기분좋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을 찾아보자. 그래서 더욱 더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며,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