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난기 ㅣ 열림원어린이 창작동화 6
서윤빈 지음, 조현아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5년 1월
평점 :
열림원어린이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장난끼]는 익숙한 단어지만 [장난기]라는 단어는 처음 듣는 단어라 제목부터 호기심이 일었어요.
이 책은 선명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예쁜 표지부터 눈길을 확 끄는데 안쪽에 그려진 일러스트도 예뻐서 아이가 책을 읽으며 너무 즐거워 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얇은데 하나같이 흡입력 있는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서 아이가 금세 다 읽더라구요.

서윤빈 작가님의 작품은 이 책이 처음인데 한국과학소설상 대상을 받으셨다는 이력처럼 전래동와의 단골 주인공인 도깨비와 SF적인 상상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책이라 제가 읽어도 너무 재미있어요.
목차에서 알 수 있듯이 전천당이나 마석관처럼 짧은 이야기들로 이루어진 책이라 책과 친하지 않은 어린이들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장난기'는 도깨비들이 만든 자판기인데 골목에 설치된 장난기 안에는 도깨비들이 살고 있어요.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도깨비들이 만든, 말그대로 도깨비들의 장난감인 셈이죠.
책을 읽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는데, 재잘거리며 뚝딱뚝딱 도깨비 감투를 만들던 도깨비들이 아저씨가 장난기 앞으로 다가오자 일제히 하던 일을 멈추고 입을 다무는 장면이 있어요.
들킬까 놀란건가 싶었는데 누가 왔을 때 숨죽이고 기다리는 건 단순히 얼음 땡 놀이를 하고 싶어서 만든 도깨비들의 규칙이라나요!
앞으로 심심한 도깨비들이 무슨 일을 벌일지 너무 기대되더라구요

첫번째 이야기는 '소금 맷돌'이에요.
맷돌을 돌리며 입맛을 다시는 다영이를 보더니 아이가 입에서 군침이 돈다고 하더라구요.
싱거운 엄마 밥과 학교 급식이 싫어 깨작거리기만 하던 다영이의 손에 들어 온 소금맷돌은 잃어버렸던 다영이의 입맛을 돌게 했지만 점점 맷돌을 돌리는 횟수가 늘어나며 점점 더 짠 맛에 탐닉하게 되었어요.
소금맷돌을 통해 얻은 소금은 적당한 양이 있어야만 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데 소금에 중독되어 가던 다영이는 얼굴이 퉁퉁 붓고 아프면서도 소금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슬픈 결말을 맞게 됩니다.
항상 그렇듯 '적당히'가 제일 힘든 것 같아요.


저희 아이도 어릴 때 싱겁거나 아예 간을 하지 않은 음식들만 먹였더니 어느 날 식당에 나온 새우젓의 짭짤한 맛에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밥 한공기를 순식간에 비워서 깜짝 놀란적이 있어요.
도깨비가 알려준 주의사항을 잘 지켜 적당히 사용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렇지 못했던 서윤이의 이야기 덕분에 저희 아이가 앞으로는 짠 음식을 안 먹겠다고 하는걸 보니 책을 읽다가 많이 놀랐나 봐요.
소원을 들어주는 도깨비 자판기 '장난기'에는 소금맷돌 외에도 실려 있는 이야기들이 모두 다 재미있어요.
예전에도 열림원어린이에서 출판한 책을 몇 권 받았는데 읽는 책마다 모두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있어요
기대 없이 받은 이 책도 너무나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좋은책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