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한시 - 흔들리는 삶에 건네는 서른여덟 편의 한시 이야기
이지운 지음 / 유노라이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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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학교 다닐 때, 한자를 너무너무 싫어했던 제가 뜬금없이 한시가 읽고 싶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이것도 나이 때문일까요?


이 책에 처음에 등장하는 우량사의 [봄산의 달밤]을 그냥 읽지 않고 한자와 함께 읽으며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해 보고 있었는데 말 그대로 시원한 느낌 이랄까요?

이 책에서 말하는 청량한 기운이 머리에서부터 확 퍼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 기분이 들었나보다 생각했는데 시 다음에 나오는 작가님의 글을 읽다보니 '이 시를 읽는 순간 산 속에 온 듯한 청량한 기운이 몸을 감쌌다.' 라는 부분이 있더군요.

책을 읽으며 이런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어요.

한편으로는 작가님께서 해석해 놓은 시를 읽었기 때문에 같은 기분을 느꼈던 걸까 싶기도 했지만 처음 해보는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한시를 삶에 들이는 것은 시끄러운 세상으로부터 문을 닫고 시인이 보여 주는 장면과 이야기를 따라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한자도 좋아하지 않았지만 시 역시 그다지 즐기지 않았기 때문에 시를 읽을 때면 줄글을 읽는 것처럼 후루룩 읽곤 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시인이 보여 주는 풍경과 시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읽어본 시의 느낌은, 스윽 읽고 지나쳤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습니다.


작사가 김이나님과 시인 이병률님의 추천도서라고 써 있는 것을 보고 '상술'일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한시의 매력에 푹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한시를 단순히 우리말로 옮겨 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시어로 바꾸어 놓으셨기 때문에 더더욱 마음에 스며드는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시에 얽힌 작가님의 이야기도 너무 좋았고 뒷쪽에는 자구 해설이 실려 있어 시를 이해하는데 한층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곁에 두고 읽고 싶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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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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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서평 코너에서 [알토북스]에서 출판된 [스피노자의 진료실]을 발견했을 때, 평소 일본 소설 특유의 간결한 느낌을 좋아했기 때문에 서평 신청을 했습니다.

의사이자 밀리언셀러 작가라는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작가님의 작품이라니 의학 소설을 아주아주 좋아했던 제게는 더 없이 기대되는 작품이었어요.

현역 의사이니만큼 의료계의 현실을 생생하게 다룬 박진감 넘치는 의학소설일까?

하얀 거탑 같은? 아니면 아니면...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기다렸는데 막상 배송 온 책은 버드나무가 길게 늘어진 길과 자전거를 타고 가는 표지가 고즈넉한 느낌을 주는 책이라 긴박한 의학소설을 기대했던 저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나쓰카와 소스케라는 작가님의 필명이 재미있었는데 무려 나쓰메 소세키+가와바타 야스나리+아쿠타가와 류노스케+草枕의 소를 합친 펜네임이라고 합니다.

데뷔작인 [신의 카르테]는 드라마와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엄청난 인기였다니 대단한 분이시네요.

밀리언셀러 작가가 풀어 놓는 잔잔한 이야기는 어떤 느낌일지 기대하며 읽었습니다.





일본의 고도(古都)인 교토의 골목길처럼 고즈넉한 느낌이 그대로 느껴지는 하라다 병원에 근무하는 데쓰로는 원래 도쿄의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었지만 미혼모였던 여동생이 남기고 간 조카 미야마 류노스케와 함께 살기 위해 대학 병원을 그만두고 쿄토 시내의 작은 병원으로 옮깁니다.

실력으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데쓰오지만 자신의 행복보다 조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이직을 택합니다.


이사장 하라다 햐쿠조의 물주기로 시작하는 하라다 병원은 곧이어 6기통 대형 오토바이를 탄 나베시마, 실버 스포츠카를 탄 주조 아야, 아키시카의 빨간 알파 로메오, 자전거를 탄 데쓰로가 차례로 출근합니다.

데쓰로는 자전거를 타고 왕진을 가는데 요즘 우리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이지요.

저희 할머니께서 쓰러지신 후부터 돌아 가시기 전까지 7년 동안 매일 왕진을 오시던 선생님이 계셨는데 데쓰로가 왕진을 가는 모습을 보니 돌아 가신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조카를 대하는 마음이라던가 자전거, 환자 앞에서도 좋아하는 단 것을 마다하지 않는 데쓰로의 모습은 너무나 인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소소한 모습들처럼 데쓰로는 병이 낫지 않아도, 남겨진 시간이 짧아도 인간은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스피노자의 철학적 관심사와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적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삶, 즉 지극히 행복한 삶이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스피노자의 진찰실인 것은 데쓰로가 추구하는 것도 행복이기 때문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조카의 행복을 바라고 환자들이 마지막까지 행복하기를 바라는 데쓰로의 모습이 의사로서의 나쓰카와 소쓰케의 모습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잔잔한 울림이 되어준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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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의 말 공부 - 솔직하고 친절하게
박미자 지음 / 들녘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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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저희 아이는 항상 친구가 고팠던 아이라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얼마나 심했냐면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기도 전에 입에서 "학교 가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어요.

얼마나 친구가 좋으면 저럴까 안쓰럽기도 하고, 친구랑 하는 활동을 좋아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자라면 좀 덜할래나 싶었는데 여전히 1순위는 친구더라고요.


서평코너에서 [들녘]에서 출판된 [중학생의 말 공부]를 발견했을 때, 말공부는 초등학교 때만 필요한 거 아닌가 싶었던 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서평 신청을 했습니다.





저희 아이를 보면 한숨이 나올만큼 어려보이는데 초등학교 4학년이 본인들을 초등학생이 아니라 청소년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어요.

평소에 청소년의 경계가 어딘지 궁금했는데 만9세 부터 만24세 까지라고 합니다.

아이 친구들을 보면 겉으로 보기에는 성인으로 착각할 만큼 성숙해 보이는 친구들도 있는데, 조금만 속을 들여다 보면 영락없는 아이더라구요.

이 책은 청소년기의 뇌발달부터 시작해 몸은 자랐지만 정신은 아직 미성숙한 아이들에게 청소년기에 친구 사귀는 법, 친구와 대화 하는 법, 친구와 잘 지내는 법, 그리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법에 대해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사춘기 청소년의 뇌는 이전과는 견줄 수 없을만큼 빠르고 폭넓게 성장하기 때문에 청소년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불안정한 몸과 마음의 흔들림도 경험하게 됩니다.

게다가 활발해지는 호르몬의 작용은 한층 더 혼란스럽게 합니다.

이러한 청소년기에 건강한 정신을 갖기 위해서는 친환경 대화를 충분히 나누어야 합니다.

친환경 대화란 사람의 존재 자체를 고마워하고 칭찬하는 대화로 비교나, 평가, 편견을 갖지 않고 존중하는 대화를 말합니다.

대화는 지식과 정보의 전달 외에도 내 생각을 표현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거울신경세포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요즘에 친한 친구가 자꾸만 본인을 따라한다고 아이가 스트레스 아닌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거울신경세포의 존재에 대해 나와 있더군요.

거울 신경세포는 내가 만나는 상대방이 나에게 반응했던 모습을 그대로 기억하게 해줄 때, 다름 사람이 자신의 감정에 공감했을 때 활발하게 반응한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중학생의 시기에 알아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해 나와 있어서 친구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는 아이의 마음을 다독여 줄 수 있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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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그림자 가게 4 -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달빛 그림자 가게 4
김우수.정은경 지음, 박현주 그림 / 길벗스쿨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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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신비로운 제목에 비해 무시무시한 표지는 서평 신청할 때마다 겁이 많은 저를 주춤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서평 코너에서 [길벗스쿨]에서 출판 된 [​달빛 그림자 가게 4]를 발견했을 때, 표지 때문에 여러번 망설이다 서평 신청을 했어요.


표지만 보고 골랐기 때문에 몰랐는데 배송 온 책을 보니 4권이었네요.

움직이는 지팡이 그림자를 읽는데 앞 권과 이어지는 것 같아 어쩌나 싶었는데 달빛 그림자 극장과 이어지는 이야기였네요.

4권부터 읽어도 괜찮았어요.


달빛 그림자 가게에서는 그림자를 파는 걸까?

어떤 그림자?

달빛으로 만들어진 그림자?

왜?????

책을 읽기 전에 아이가 제목만 보고 열심히 머리를 굴려 보네요.





달빛 그림자 극장에 등장하는 암랑의 이야기는 마음 아팠어요.

생김새 때문에 무리에서 쫓겨나고 영문도 모른 채 지하 감옥에 갇히다니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안타까웠는데 처음으로 다정하게 말을 걸어 준 재이에게 속았다는 오해를 하는 상황까지 생기다니 더 안타까웠어요.


이 책에는 [불안을 잠재우는 망상 그릇],[진실을 비추는 사이드 미러], [강한 힘을 주는 늑대] 이렇게 세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불안을 잠재우는 망상 그릇]은 진지한 제목과는 달리 난데 없이 방귀 이야기가 나와 아이가 데굴데굴 구르며 읽었어요.


댄스부의 리더 로한의 방귀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한 솔루션으로 달빛 그림자 가게에서는 '싱잉볼 그림자'를 제시합니다.

노래하는 그릇이라는 의미의 악기인 싱잉볼은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소리가 나기 때문에 명상할 때 주로 쓰입니다.

싱잉볼을 통해 로한이의 방귀댄스 공포증을 잠재울 수 있었지만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하셨던 이력을 가지신 작가님들의 책이라서인지 만화적인 재미가 있었어요.

이 책은 공모전 애니메이션 부분에 당선된 이야기를 동화로 다시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독특한 소재에 탄탄한 구성이라 아이도 저도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평소에 이런 류의 판타지 동화나 만화를 굉장히 좋아해서 흥미로웠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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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개산 패밀리 4 특서 어린이문학 9
박현숙 지음, 길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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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만을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쓴 리뷰입니다.



서평 코너에서 [특서주니어]에서 출판 된 [천개산 패밀리 4: 리더의 자격]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무서울 것 같다'였습니다.

그래서, 몇 번이나 망설이다 서평 신청을 했는데 받고 보니 '박현숙'선생님의 책이었네요.

저희 아이가 박현숙 선생님의 책을 굉장히 좋아했거든요.

세상에, 신청 안 했으면 어쩔 뻔 했어요?!


배송 책을 보니 표지 그림이 무섭게 나온 거고 안 쪽 일러스트나 이야기는 전혀 무섭지 않았어요.





등장하는 강아지가 많은데 개성이 뚜렷하다 보니 그림 없이 글로만 읽어도 누군지 금세 알겠다라구요.

역시 내공 있는 작가님의 책은 다른 것 같아요.

천진난만한 강아지 일러스트를 보니 어떤 이야기일지 너무나 기대되었어요.


천개산 산 66번지에는 사람들에게 버려진 들개들이 모여서 서로 도와가며 가족처럼 지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시장에 나타난 침을 질질 흘리는 개가 떠돌이 개들에게 배불리 먹여 주겠다는 공약을 합니다.

문제는 인간의 음식을 훔치거나 빼앗는 바람에 떠돌이 개들에게 호의적이었던 인간들까지 적으로 돌리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가 되겠다는 침을 질질 흘리는 개의 야망은 사그라 들지 않습니다.

침을 질질 흘리는 개의 악행을 보다 못한 천개산의 개들이 나서서 막으려고 하다 진돗개 번개가 사라집니다.

과연 천개산 패밀리와 대장은 침을 질질 흘리는 개를 물리칠 수 있을까요?


개들의 세계지만 인간의 세계와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달콤한 공약과 먹을 것에 팔려 그 이면의 더 큰 문제는 생각지도 못하는 떠돌이 개들을 보며 제 자신도 달콤한 감언이설에 속아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보게 했습니다.

강아지를 좋아하는 저희 아이는 강아지들이 잔뜩 나오는 책이라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구미호 식당 시리즈]가 선생님의 책이라는 걸 알았을 때도 놀랐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 였어요.

다양한 소재로 글을 쓰시는 걸 몰라서 박현숙님의 책인지 미처 몰랐는데 앞으로는 작가명도 유심히 살펴봐야 겠어요.

언제나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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