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는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어울리기

사람의 마음을 얻는 소통의 심리학
클레어 레인스.라라 어윙 지음, 이미정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8년 8월

시중에는 정말 무수히 많은 자기계발서가 많이 출판되어있는데요, 이 책은 자기계발 분야에서도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나중에 할 얘기를 위해 먼저 언급하자면, 지금까지 제가 읽어본 자기계발서로는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유일합니다. 책이 워낙 괜찮았던 터라 지금까지도 꾸준히 제 인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책의 핵심 주제는 ‘대체 나와 다른 사람/조직과 어떻게 효과적으로 의사소통을 할까?’에 대한 해답으로 연결됩니다.

각 장마다 초반에 효과적인 소통의 원칙을 설명한 뒤에 필자가 찾아낸 인간관계의 대가 네 명(한 부부와 두 명)의 사례를 들어 설명을 더해갑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저 책을 워낙 자세히 읽고 마음에 새겼던 책인지라, 이 책을 읽는 초반엔 ‘7가지 습관’의 내용과 너무나도 흡사한 핵심원칙들을 읽으면서 시간낭비하는 것 같고 짜증까지 났습니다.

그치만 이왕 산거 ㅡㅡ.... 끝까지 읽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더 읽다보니, 그 오래된 책과 비슷하다면 출판되지도 않았을거라는 제 예상이 맞았습니다.

특히 3장과 4장의 내용(관점을 바꾸는 소통의 기술, 감정의 신호를 찾아내는 소통의 기술)은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8장의 20가지 예는 앞에서 배운 내용들을 실전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대해 꽤 영양가있는 도움을 제공합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우리가 좀 더 체감적으로 느낄만한 예시가 별로 없고, 서구권 사람들이 더 피부로 느낄만한 예시들이 많다는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인종, 학벌, 출신지역과 관계없이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방법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그것이 책을 읽어나가는데 큰 어려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쿨한 골드미스의 내면 바라보기

하늘다리 - 제1회 문학의 문학 5천만원 고료 소설 공모 당선작
우영창 지음 / 문학의문학 / 2008년 4월

올해 21살 되는 대학생이지만..
부끄럽게도 그동안 정말 심각하게 책을 읽지 않고 지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들어서 갑자기 책을 많이 읽게 되었고,(사실은 2학기 준비를 하면서 Virginia Woolf의 작품을 하나 읽어봤는데 그 후로 하루 독서량이, 비록 방학이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하루 5시간가량으로 늘어났습니다.)
대학교 신입생시절 가입했던 세븐툴즈를 다시 찾아 이 책을 골라서 읽었습니다.

다른 책과 함께 읽느라 일주일 걸려 읽었는데,
제대로 된 독서를 하면서 첫 번째로 읽은 소설이라(Woolf의 작품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였습니다.) 기존의 다른 소설들과 딱히 비교는 할 능력이 안되지만..

소설을 읽어나가는 내내 정말 ‘쿨’한 주인공의 성격에 때때로 감탄을 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주인공 맹소해 대리는 윈윈증권 강남지역 신사지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입사 7년차의 여직원인데, 이 캐릭터가 참 특이합니다.
아마도 어릴 적 아버지의 실업과 죽음에서 비롯된 돈과 힘(권력)에 대한 갈망때문인지..정말이지 ‘차갑게’ 일을 처리해냅니다.
보유하고 있는 종목이 절대적으로 폭락하더라도, 스트레스는 받을지언정 절망하거나 주저앉지 않습니다. 오히려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월세방에서 다시 시작하게 될 거라는 말도 하구요.

책을 소개하는 멘트가 ‘성과 돈, 이 두 줄기 욕망이 요동치는 우리 시대 냉혹한 삶의 미학’인데, 생각보다 ‘성’이 차지하는 부분이 본문에 아주 많습니다.

‘냉혹’하게 현대 자본주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쿨’한 골드미스의 모습을, 경제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성’적인 측면에서도 부각시키려 했던 작가의 의도인지...

주인공 맹소해는 고등학교시절부터 알고지내던 친구 미지와 동성애 관계입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하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쿨함이 주인공의 성적 관계에서 드러나죠.

소설에서 현재형으로 사랑을 나누는 대상은 네 명입니다.
최 상무, 미지, 지애, 가기인 이 네 명인데,
최 상무와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미지와 동성애를 유지하고
미지와 동성애가 끝나게 된 계기인 지애와 거의 곧바로 동성애 관계를 시작합니다.
소설 초반에 등장해서 예상대로(^^;) 주인공과 연을 맺게되는 가기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지애와의 동성애를 유지하고,...
성 경험이 한번도 없는, 그리고 동성애를 이해할 수 없는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캐릭터 자체는 꽤 ‘쿨’하고 흡인력이 있어서, 위와같은 성적 상황에 대한 묘사들이 많은 거부감 없이 다가옵니다.

주인공의 ‘쿨’함은 자기 생각을 말하는 부분에서 많이 드러나는데,
282페이지에서

“그래 강 서방은 첼리스트네, 부업으로 운수 사업을 경영하고 있지”라는 이 회장의 말에
‘작가인데 부업으로 장관이네, 그렇게 들렸다’
라고 속으로 말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냉소적이면서도 쿨한 모습에 약간 웃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큰 이야기 줄기는, 저한테는 딱히 중요하게 와닿지가 않았습니다.
물론 큰 이야기의 틀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상황상황에 대한 주인공의 심적 변화와 대처에 공감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책을 읽었습니다.

차가운 이미지의 여배우가 주인공이 되어 드라마화 되어도 괜찮을 듯 싶기도 하지만..
너무 노골적인 성 묘사부분이 걸림돌이 되겠네요 ^^;;;

그동안 책이랑은 담이 아니라 댐을 쌓고 지냈었기에
다른 분들의 서평도 읽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이렇게 저의 첫 서평이 인터넷 공간에 올라가네요.
앞으로 꾸준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싶은 간절한(?)소망이 있습니다.
그럼 이 서평을 읽으신 모든 분들, 오늘하루만큼은 행운이 가득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