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색인
이상문 지음 / 책만드는집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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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역사의 암흑기였던 일제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815광복을 맞이한게 1945년. 하지만 그 기쁜도 잠시 1950년 동족간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발발. 3여년의 전투 후 휴전 협정을 맺는다. 겨우 60여년전 일이다. 채 1세기가 지나지 않았다. 아직도 한국전쟁을 경험했던 분들이 나와 같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나에게 전쟁은 먼나라 이야기만 같다. 80세를 넘기신 할머니는 분명 전쟁을 겪으셨을텐데 나는 지금까지 한번도 할머니께서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시는걸 들어본적이 없다. 책과 영상으로만 접한 전쟁이야기는 우리나라에서 60여년전에 분명히 일어난 일이지만 실감이 나질 않는다.

 

전임자의 석연치 않은 죽음으로 한.미.월합동연락사무소로 갑작스레 배치를 받은 박노하 병장.

그곳에서 만난 김중사, 띠엔, 띡, 허만호 상병.

각자 전쟁으로 인한 아픔과 사연을 가진 이들의 이야기...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그로부터 도망쳐 베트남전에 참전한 박노하 병장.

그는 베트남에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띡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들의 사랑 앞엔 미래가 없다.

아내에게서 도망치듯 등떠밀려 베트남전에 참전한 김중사.

아이를 지워버린 아내에 대한 미움 때문인지 아이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임신한채 남편을 찾아 색시집에 있던 닌을 도와주다 결국 그 남편에게 총을 맞아 죽어버린다.

전쟁에서 베트남인들을 죽인 죄책감에 견디다 못해 정신을 놓아버린 허만호 상병.

정신병동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죄책감으로 베트남인들을 도와줬던게 화근이 되어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한국군의 야전삽에 머리가 쪼개져 죽는다.

 

누군가는 무언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누군가는 돈을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사명을 위해....

각자 자신만의 이유를 가지고 전쟁에 참여하지만 전쟁은 결코 그들에게 행복을 주진 않는다.

 

전쟁이란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인류의 역사가 끝나지 않는한 사라지지 않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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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꽃, 눈물밥 - 그림으로 아프고 그림으로 피어난 화가 김동유의 지독한 그리기
김동유 지음, 김선희 엮음 / 비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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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했다.

국민학교 시절 매번 반대표로 그림대회(내가 그렸던건 상상화)에 나갔다 나가면 항상 동상을 탔다. 나는 내가 그림을 잘 그려서 받는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내다 다니던 국민학교는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로 한 학년에 반이 한반뿐이었고 정원도 30명이 안됐었다. 그런 반에서 대표로 그것도 시대회에 나가서 동상을 탄다는건 참가상을 받는것보다 조금 나은 정도 였는데 나는 내가 그림을 무척 잘 그린다는 착각속에 빠져서 국민학교 시절을 마감했다.

 

내가 그림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걸 알아챈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중학생이 되자 미술선생님이 각 반에서(중학교는 그래도 학년당 무려 3반이나 있었다 ^^;;) 한두명씩 그림에 소질을 보이는 아이들을 미술부에 반강제로 입부를 시켰는데 거기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이런걸 보면 내 그림 실력이 평범보다 살짝 위였던것 같기는 하다). 미술부원들은 미술시간에 항상 미술실에서 따로 그림을 그렸는데 나는 열심히 그린다고 그렸지만 다른 부원들과 비교해 보면 현저히 색감도 떨어지고 명암도 잘 못넣고 이래저래 많이 부족했다. 남들과 너무 비교되게 못그리니 점차 흥미가 떨어졌고 미술부 활동도 뜸해지고 결국 선생님께 말해서 미술부를 탈퇴하게 됐다. 그 후로 그림은 그냥 만화 캐릭터나 예쁜 그림을 따라 그리는 정도만 하고 손에서 완전히 놓게 됐다.


생각해 보면 나는 색감과 창의력이 한참 떨어졌던것 같다. 스케치를 할때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잘그린다 소리가 나왔는데 색깔을 칠하다 보면 스케치랑은 점점 다른 그림이 되버리고, 나는 다 그렸다고 제출을 했는데 주변에선 항상 다 그린거냐는 둥 왜 그림을 그리다 마냐는 둥 그런 소리를 허다하게 들었다. 한때는 미술계통 분야에서 일하는 것도 꿈꿨었는데 꿈은 꿈으로 끝나버렸다.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림에 대한 꿈이 한때의 꿈으로 스쳐지나간게 다행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동유처럼 지독하게 그림 하나만 파고 드는 성격이 못된다. 당장 먹고 사는게 걱정이 되는데도 그림만 그린다니...나는 절대로 못했을 거다.  결혼해서 한 가정의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지 않고 부인의 원망을 들어가면서도 그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다니....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물론 남편이자 아빠로서는 빵점짜리였지만.....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고 작품이 유명세를 타고 내가 지금 그의 책을 읽을수 있는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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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빛 속삭임 속삭임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현정수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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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시리즈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의 호러 서스펜스 소설.

 

집안 사정으로 전원 기숙사제의 명문 사립 여고 세이신 학원으로 전학오게 된 사에코. 호화롭지만 음울함이 감도는 교정, 필요이상으로 엄격하고 딱딱한 선생님, 활기참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묘한 기분나쁨이 느껴지는 학생들. 유일하게 맘이 놓이는 룸에이트인 타카토리 케이는 자신을 마녀라고 말하고 다음날 불에탄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계속해서 벌어지는 의문의 살인사건....

 

작가의 초창기 작품(1988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핸드폰이 등장하지 않는것만 빼면 80년대 후반이 배경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다. 

폐쇄적이고 엄격한 여고 기숙사와 억압된 소녀들의 비뚤어진 해방의 욕구와 집단심리를 잘 표현하긴 했지만 긴장감 혹은 공포감이 살짝 부족하게 느껴졌다. 사에코가 느끼는 공포감이나 심리를  더 세세하게 다뤘다면 감정이입이 더 잘되서 긴장감이 더 상승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창기 작품이라 약간의 아쉬움은 느껴졌지만 그래도 재미나게 읽었다. 사에코에 얽힌 이야기는 대략적으로 예상 가능했지만 케이의 죽음과 그에 얽힌 진상들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이 부분이 이 책에서 제일 무섭고 끔찍했던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읽을 때는 몰랐는데 다 읽고 나니 뭔가 어나더와 비슷한 느낌 들었다.

주인공의 전학과 시작되는 이야기. 학교와 반 학생들의 묘한 분위기. 오래전부터 학교에 전해지는 괴담. 과거와 연결된 사건의 진상. 어나더는 오컬트적인 분위기가 강해서 이 작품과는 다른이야기로 흐르지만 초반의 분위기나 큼직큼직한 포인트가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것이 아야츠지 유키토의 호러 스타일인 것일까? 작가의 다른 호러작품들을 읽어보면 알 수가 있을테니 어서 속삭임 시리즈의 다른 두 작품도 극내에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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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인문학 -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장석주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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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네이버 지식백과에 의하면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이라고 나온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룬다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 언어, 문학, 철학, 종교, 법 등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걸 보면 우리의 일상에는 항상 인문학이 가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인문학을 어렵다고만 생각한다. 지금의 나도 인문학은 어렵고 조금은 지루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인문학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가까워 지고 싶어서 이 책을 읽게 됐다.

 

하지만.....근래에 취직을 하고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니 책을 펼때마다 졸음과 싸우면서 읽었다. 가끔은 졸면서 읽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어렵거나 흥미가 떨어지는 부분은 설렁설렁 읽고 관심이 좀 생기는 부분만 자세히 읽었다. 그리고 내린 결론 "인문학은 어렵다" 아무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생길때 다시 읽어야 할 듯 싶다.

 

시간에 쫓겨 졸음에 쫓겨 어설프게 읽긴 했지만 느낀점 한가지, 표지에도 써 있는 '넓게 읽고 깊이 생각하기'


내가 책을 읽을때 제 1순위는 재미이다.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읽기도 하지만 그것도 재미가 있어야 읽는다. 읽다보면 재미에 푹 빠져 다른 생각은 안나고 무조건 읽게 된다. 나의 취향이기도 하지만 이런 이유도 겹쳐서 내가 주로 읽는 책은 거의 대부분이 소설, 소설 중에서도 긴장감으로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추리/스릴러 장르이다. 지금 나의 독서 생활에 만족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좀더 독서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다. 당장은 여전히 소설 위주의 독서 생활을 이어나가겠지만 앞으로 천천히 독서의 폭을 넓혀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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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김인식의 감독이란 무엇인가
김성근.김인식.손윤.유효상 지음 / 새잎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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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가본 적은 한번도 없다. 야구는 TV 중계를 몇번 본게 전부다.

야구에 관해서 아는건 전부 만화책에서 배웠다. 만화 보는걸 좋아해서 장르를 가리지 않고 보기에 웬만한 스포츠는 모두 만화로 배웠다. 만화로 야구를 배워서 그런지 가끔 TV중계로 야구를 보면 재미가 없다고 느꼈다. 만화에서는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자세히 알려주고 투수가 던지는 공이 어떠한지 지금 펼쳐지는 플레이가 어떤것인지 클로즈업으로 캐릭터들의 표정까지 아주 자세하게 나오는데다 만화 특유의 과장이 들어가니 긴장감 있고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실제 경기는 이렇다할 특별한 플레이가 나오질 않고 잔잔(?)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아 대체로 초반 부분만 보다가 지루함을 느껴 채널을 돌리곤 했다. 좋아하는 팀도 선수도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그러던 내가 베이징 올림픽때의 금메달과 WBC 경기를  TV중계로 보고 진짜 야구도 재미가 있다고 조금은 생각하게 되고 요 근래에 읽었던 야구소재 소설도 모두 재미있게 읽었던게 계기가 되어 이 책을 접하게 됐다.

 

기대반 걱정반으로 책을 펼쳐들었다. 그리곤 빠져들었다.

이 책 재미있다. 야구를 잘 몰라도 재미있다. 이건 야구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야구팀을 이끌어가는 감독이 말하는 리더쉽에 대한 이야기와 야구계의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 등 야구에 대한 두 감독의 이야기라서 야구 초보자인 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물론 야구에 대해 더 잘 알고 야구팬이라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수 있었을것이다. 중간중간 감독으로 있었던 팀에서의 일화나 경기에서 벌어진일,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는 전혀 모르는 일들이라 이해도가 떨어져서 아쉬웠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 사진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사진에 대한 설명이 하나도 없다. 간단하게 언제 어디서 누구와 찍은 사진인지 알수가 없어 그 점도 아쉬웠다.

 

한 주제에 대해서 두 감독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와서 두 감독의 생각을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처음엔 무척 다른 야구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뒤로 갈수록 방법은 다를지 몰라도 두 감독이 생각하는 바는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를 사랑하는 두 감독의 기분이 읽는 나에게까지 전해졌다.

 

책 내용중에 두 감독 모두 학생 야구가 학업과 병행되지 않고 있는것을 걱정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학생때부터 학업은 등한시하고 프로처럼 오로지 야구만 하다보면 후에 야구를 그만뒀을때 할 수 있는게 없어서 방황하는 야구인들에 대한 걱정이었다. 꼭 공부를 잘하지 않더라도 또래의 친구들과 같이 수업을 받고 일반상식을 키워나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참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요새 TV를 보면 아이돌들이 참 많이 나온다. 나이를 보면 10대가 많다. 평범하게 학교를 다니고 공부를 해야하는 나이이지만 자신의 꿈을 이루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고 열심히 하는것은 참 좋은 일이지만 가끔 예능같은 곳에서 학교에 나가서 수업을 들었다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식적인 것들을 모르고 있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다. 저 수많은 아이돌 중에서 5년뒤 10년뒤에도 TV에서 볼 수 있는 이들은 몇명 되지 않을텐데 아이돌을 그만둔뒤에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지 걱정이 된다. 이런것은 야구나 아이돌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다 너무 어린나이 때부터 학업을 포기하고 한가지에만 몰두하는것은 무척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야구를 보통 인생에 비유를 많이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이유를 알것도 같다.

야구팬이 아니더라도 리더쉽을 배우고 싶거나 누군가를 이끌어줘야 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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