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꽃, 눈물밥 - 그림으로 아프고 그림으로 피어난 화가 김동유의 지독한 그리기
김동유 지음, 김선희 엮음 / 비채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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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내가 그림을 잘 그린다고 생각했다.

국민학교 시절 매번 반대표로 그림대회(내가 그렸던건 상상화)에 나갔다 나가면 항상 동상을 탔다. 나는 내가 그림을 잘 그려서 받는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내다 다니던 국민학교는 시골의 조그마한 학교로 한 학년에 반이 한반뿐이었고 정원도 30명이 안됐었다. 그런 반에서 대표로 그것도 시대회에 나가서 동상을 탄다는건 참가상을 받는것보다 조금 나은 정도 였는데 나는 내가 그림을 무척 잘 그린다는 착각속에 빠져서 국민학교 시절을 마감했다.

 

내가 그림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다는걸 알아챈건 중학교 시절이었다. 중학생이 되자 미술선생님이 각 반에서(중학교는 그래도 학년당 무려 3반이나 있었다 ^^;;) 한두명씩 그림에 소질을 보이는 아이들을 미술부에 반강제로 입부를 시켰는데 거기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다(이런걸 보면 내 그림 실력이 평범보다 살짝 위였던것 같기는 하다). 미술부원들은 미술시간에 항상 미술실에서 따로 그림을 그렸는데 나는 열심히 그린다고 그렸지만 다른 부원들과 비교해 보면 현저히 색감도 떨어지고 명암도 잘 못넣고 이래저래 많이 부족했다. 남들과 너무 비교되게 못그리니 점차 흥미가 떨어졌고 미술부 활동도 뜸해지고 결국 선생님께 말해서 미술부를 탈퇴하게 됐다. 그 후로 그림은 그냥 만화 캐릭터나 예쁜 그림을 따라 그리는 정도만 하고 손에서 완전히 놓게 됐다.


생각해 보면 나는 색감과 창의력이 한참 떨어졌던것 같다. 스케치를 할때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잘그린다 소리가 나왔는데 색깔을 칠하다 보면 스케치랑은 점점 다른 그림이 되버리고, 나는 다 그렸다고 제출을 했는데 주변에선 항상 다 그린거냐는 둥 왜 그림을 그리다 마냐는 둥 그런 소리를 허다하게 들었다. 한때는 미술계통 분야에서 일하는 것도 꿈꿨었는데 꿈은 꿈으로 끝나버렸다.

 

이 책을 읽고 보니 그림에 대한 꿈이 한때의 꿈으로 스쳐지나간게 다행인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동유처럼 지독하게 그림 하나만 파고 드는 성격이 못된다. 당장 먹고 사는게 걱정이 되는데도 그림만 그린다니...나는 절대로 못했을 거다.  결혼해서 한 가정의 가장임에도 불구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지 않고 부인의 원망을 들어가면서도 그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다니....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물론 남편이자 아빠로서는 빵점짜리였지만.....그런 열정이 있었기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고 작품이 유명세를 타고 내가 지금 그의 책을 읽을수 있는거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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