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피어클리벤의 금화1

피어클리벤의 금화 1
신서로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9월

<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G에서 연재중 >

예전에 다른 소설 플랫폼에서 연재되는걸 보고 용과 소녀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 '찜'을 해놨었다. 밍기적거리다 어느새 사라져 결국 읽지 못했지만 '브릿G'로 옮겨서 연재하는걸 알고 다시 '찜'을 해놨다.

그러다가 이번에 종이책이 출간되고 서평이벤트가 진행중인걸 알고 냉큼 신청했는데 운좋게 당첨이 되서 책을 받게 됐다.

"너를 먹겠다."

책의 시작부터 강렬하다. 근래에 읽었던 마션의 시작보다는 덜 강렬하지만 여기도 만만치찮게 강렬하다.

용의 한끼 식사거리로 서리(?)된 울리케, 하지만 왕성한 호기심과 용도 휘둘릴만한 말빨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 용의 관심을 얻어내 목숨도 건지고 후견용(?)도 얻게 된다.

호랑이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속담이 있지만, 사람이란 이런상황에서 제정신을 차린다는건 정말 힘든일이다. 나 같았으면 아무말 못하고 덜덜 떨기만 하던가 말을 하더라도 횡설수설해서 용의 위속으로 조용히 사라졌을것 같다.

말빨로 스스로 위기를 탈출하고 당당히 귀가하던 울리케는 엎친데 덥친격으로 이번엔 고블린에게 납치를 당한다. 하지만 울리케는 여기서도 말빨로 고블린들과 교섭을해서 목숨도 건지고 인간최초로 고블린과 교류를 시작하게 된다.

이건 울리케만의 능력이라기 보단 고블린같지 않은 고블린인 '아우케트'가 있었기에 가능한일이긴 했다.

여차저차해서 무사히 귀가한 울리케.

가난한 남작령을 후원하는 용.

마수인 고블린과의 교류.

유랑민족인 류그라.

울리케의 일행을 공격하는 의문의 검은옷의 집단.

가난하지만 조용했던 남작령이 용의 후원과 함께 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는걸까?

초반만 읽었을땐 이건 힐링계열이라고 생각했다. 용과 소녀의 우정 그리고 영지를 살기좋게 키워나가는 잔잔하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한 소녀의 성장물을 생각했는데.....완전 잘못 생각했다.

성장물은 성장물인데 잔잔함이 아닌 여러 이권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치열한 성장물이 될 것 같다.

1권에서는 전체적인 스토리의 시작과 주요등장인물들을 등장시키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2권부터 진행될 것 같다. 3,4권도 빨리 출간됐으면 좋겠다.

2권 내용이 궁금해서 못참고 브릿G에서 연재분을 읽고 있다.

슬슬 유료부분으로 넘어가야되는데 종이책으로 읽을지 온라인으로 읽을지 굉장히 고민된다.

책장이 포화상태여서 종이책 구매를 자제하고 전자책 위주로 구매하고있지만 디자인도 이쁘고 재미도 있고해서 종이책 구매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100자평] 오버로드 1

오버로드 1 - 불사자의 왕, Novel Engine
마루야마 쿠가네 지음, 김완 옮김, so-bin 그림 / 영상출판미디어(주) / 2012년 9월

일본 먼치킨 판타지....생각없이 읽을만 한 책

잘가요 내사랑, 안녕

잘가요 내사랑, 안녕
마시모 카를로토 지음, 김희정 옮김 / 지혜정원 / 2013년 8월

처음 이책의 제목을 보고 표지를 봤을때는 요근래 한참 인기를 끌고 있는 뱀파이어와 관련된 10대의 로맨스 소설인줄 알았다.

그런데 하단부분에 '누아르'라는 단어를 보고 책소개글을 유심히 읽어봤더니 내 예상은 빗나가도 한참을 빗나가 있었다.

읽는 내내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화려한 액션이나 스릴있는 범죄가 등장하는 그런 영화라기 보단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함을 유지하지만 그내용은 절대 잔잔하지 않은 등장인물들은 모두 악인이고 내용 또한 잔인하지만 아주 무덤덤하게 그리는 그런 영화를 보는 느낌이랄까?

올해 초에 봤던 '데드폴'이라는 영화가 생각나기도 했다.

평범한 삶을 사던 조르조는 오만과 허영심에 과격단체에 몸을 담고 생각없이 했던 행동으로 사람을 죽이고 범죄자의 길로 들어선다. 도망자 신세가 된 조르조는 중앙아메리카로 도망 게릴라 생활을 시작하지만 몇년이 지나고 어렸을적 자신이 누렸던 평범한 삶이 얼마나 행복했던지 깨닫고 모든걸 청산하고 다른사람들과 똑같은 평범한 삶으로 다시 돌아가길 꿈꾼다.

이런 내용만 보면 순간의 실수로 범죄의 길로 빠진 주인공이 개과천선하는 내용 같지만 조르주는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평범한 노력을 하는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이용하고 자신에게 방해가 되면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아니 증인을 남기면 후한이 생기므로 오히려 살인으로 모든것을 해결하려는 악인의 이야기다.

순조롭진 않았지만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던히 노력하던 조르조.

결국 자신의 원하던 바를 쟁취했지만 과연 그는 그 후에 행복해졌을까 의문스럽다.

허구추리 ; 강철인간 나나세

허구추리 - 강철인간 나나세
시로다이라 쿄 지음, 박춘상 옮김 / 디앤씨북스(D&CBooks) / 2013년 7월

허구추리...

제목만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이건 추리소설인가? 근데 추리면 추리지 허구추리는 머지?

거기다 띠지에 써있는 문구가 요괴x본격추리?!

강한 호기심으로 선택한 책이었는데 띠지에 있는 '스파이럴 ~ 추리의 띠'라는 애니의 원작자라는 말을 듣고 약간 걱정이 앞섰다.  스파이럴은 취향에 맞이 않아 초반에 한두편만 보고 시청을 포기했던 기억이 있어서 이 작품도 취향에 맞이 않을까봐 약간의 선입견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이건 딱 내 취향!!!

요괴들의 해결사 일안일족의 소녀 이와나가 코토코

캇파(요괴)도 무서워하는 수수께끼의 인간 쿠로

캇파때문에 이별한 쿠로의 전 약혼자이자 현직경찰인 사키

한적한 소도시에 도시괴담이 떠돈다.

프릴 달린 붉은 원피스에 커다란 리본을 달고 얼굴이 뭉개진채 한손에는 커다란 철골을 휘두르는 전직 아이돌 귀신.

누군가 그 귀신에게 '강철인간 나나세'라는 이름을 붙였고 인터넷을 타고 퍼지면서 전국전인 화제로 떠올랐다.

단순한 도시괴담이라 여겨졌던 '강철인간 나나세'는 정말 귀신이었다.

폭주하는 '강철인간 나나세'를 막기위해 코토코, 쿠로, 사키가 뭉쳤다.

과연 셋은 '강철인간 나나세'를 물리칠수 있을것인가?

캐릭터도 마음에 들고 설정도 마음에 든다. 

실재하는 귀신을 없애기 위해 귀신을 부정하는 진실보다 더 그럴듯한 허구를 꾸며낸다는 설정. 추리와 어울릴것 같지 않는 요괴가 등장하는데도 추리의 재미는 확실히 들어있기도 하고...

후반부에 추리부분이 약간 늘어지는 감이 있긴 하지만, 오묘한 주인공 커플의 투닥거림, 특히 이와나가의 저질농담 등이 소소한 재미를 줬다.  후속작품이 나와서 둘의 투닥거림을 또 만나고 싶다. 후속작품이 나온다면 추리보다는 호러나 판타지풍이 강할것 같긴 하지만..

소설도 소설이지만 코믹스판이 나온다면 더 좋을것 같다.

더블

더블 - 두 개의 시체, 두 명의 살인자
정해연 지음 / 사막여우 / 2013년 3월

두개의 시체.

두명의 살인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놈을 먼저 잡아야 한다.

강력반 형사인 도진에게는 단순히 즐기기 위한 상대인 내연녀 재희가 있었다. 단순히 유희상대였던 재희가 어느날 남편과 이혼하겠다는 말을 꺼내고 도진은 그녀를 살해한다. 죄책감 따윈 없었다. 오히려 재희의 눈에 서린 공포에 쾌감을 느꼈을 뿐이다. 그렇게 내연녀인 재희를 살해한 도진은 재희와 함께 떠나려 했던 여행을 혼자 떠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싱크대에 무참히 처박힌 시신을 발견한다. 우연히 발견한 시체이지만 이 시체의 사망추정시간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없는 도진은 이 시체를 처리하기로 마음먹는다. 시체를 처리하면서 살인자의 수법에 감탄한 도진은 살인자에게 예술가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그러던 중 거물급 인사의 실종사건으로 휴가중인 도진에게 호출이 오고 도진은 자신이 처리중인 시체를 확인하는데.......

장르소설의 볼모지인 우리나라에서 출간된 국내작가의 책이라 큰 기대를 하면 읽기 시작했다.

누명을 쓰거나 어쩔수 없이 살인을 하게된 그런 캐릭터가 아니고 싸이코패스 살인자가 주인공인데다 그 주인공이 쫓는 또다른 살인자라는 신선한 소재도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읽을수록 주인공에게 몰입이 안되었다. 색다른 주인공인건 좋은데 주인공의 행보에 감정이입이 되어야 하는데  뭐랄까 공감할수 있는 부분이 주인공에게 없어서 그런지 뒷내용은 무척 궁금한데 페이지가 넘어가질 않았다. 그래서 잠시 공백기를 가지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여전히 주인공에게 공감은 할수 없었지만 조금씩 도진을 응원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살인범이긴 하지만 그가 저지르지 않은 다른 살인누명을 쓰고 쫓기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어서 빨리 도진이 진실을 밝히고 진범인 예술가를 잡기를 응원하고 있었다. 예술가의 정체는 어느정도 예상가능한 인물이었고 사건의 해결이 조금 쉽게 진행된 면이 있긴 했지만 결말은 맘에 들었다.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주인공에게 공감을 하지 못했던게 참 아쉽다. 하지만 정해연이라는 작가를 기억시키기에는 충분히 성공한 작품인것 같다. 찾아보니 로맨스소설을 많이 쓰셨다는데...앞으로 로맨스 소설보다 <더블> 같은 스릴러 소설을 많이 써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