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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얼룩진 교과서 1
모모세 시노부 지음, 한성례 옮김, 사카모토 유지 극본 / 느낌이있는책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1229/pimg_715989176811048.jpg)
잠깐만 읽으려고 자기전에 누워서 책을 폈는데 결국 끝까지 읽고 말았다.
일본의 유명 드라마 긴파치 선생에 나오는 긴파치 선생을 동경해 선생님이 된 가지 고헤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교를 쉬게 된 선생님을 대신한 임시교사로 2학년 3반의 담임을 맡게 된다.
희망과 열정에 불타오르는 가지 고헤이는 아이들에게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무덤덤 하기만 하다.
그런 2학년 3반의 학생중 한명인 아이자와 아스카.
첫 만남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라는 어려운 질믄을 던져 가지를 당황하게 만든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아이자와를 걱정하던 가지는 거리에서 아이자와를 발견하고 아이자와에게 인생과 장거리달리기, 어깨띠 이야기를 해주고 그 이야기를 들은 아이자와는 가지에게 내일부터 학교에 나오겠다는 약속과 작은 열쇠를 준다. 그리고 다음날 학교에서 학생간에 싸움이 벌어지고 사태는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어느새 폭동으로 변해버린다. 사태가 어느정도 진정된 후 한숨을 내쉬던 가지에게 2학년 3반 교실 창문에서 학생이 떨어졌다는 소리가 들리고....급하게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결국 사망하고 만다. 사망한 학생은 바로 아이자와 였다. 학교측에선 싸움구경을 하다 사고로 추락한걸로 마루리를 짓지만 가지는 아이자와와 함께 있던 쓰마키의 의혹과 아이자와가 남긴 열쇠로 열어본 보관함에 담긴 찢어진 교과서와 낙서가 잔뜩 써있는 공책을 보고 왕따와 자살에 대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게 된다. 가지는 교감인 아메키에게 집단따돌림과 자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지만 아메키는 우리학교에 집단따돌림은 절대 없다며 번번히 가지의 의견을 묵살한다. 그리고......
학교폭력....나와는 정말 상관없는 소위 일진이라고 부르는 소수의 아이들과 그 주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요새는 정말 심심찮게 주변에서 들려온다.
중고등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교에서도 학교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이 현실이 정말 무섭다. 친구와 싸워서 사이가 좀 틀어지거나 친구에게 잘못한 일이 있으면 그 친구에게 비난받을까봐 친구를 만나면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다음날 학교가는게 굉장히 무서웠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집단따돌림에 노출되는 아이들은 친구 한두명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데 누구에게도 말을 못하고 그 괴로움속에서 혼자 두려움에 떨고 있을걸 생각하기만 해도 정말 슬프다. 얼마나 괴롭고 무서우면 그 어린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하는 것일까.....
항상 학교폭력이나 집단따돌림, 그로 인해 자살하는 아이가 나오면 학교라는 집단은 무조건 잘못이 없다. 학교폭력은 없었다. 그런 사실을 몰랐다. 자신들은 대처를 잘 햇다라며 변명하기 바쁘고 절대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사정의 여의치 않으면 오히려 자살한 아이에게 문제가 있었다며 모든것을 피해자에게 뒤집어 씌워 자식을 잃어서 슬퍼하는 가족에게 또다시 상처를 주기도 한다. 잘못된 일을 바로 잡으려면 그 시작은 잘못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그 시작을 절대로 하지 않으려 하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1229/pimg_715989176811051.jpg)
잠깐이지만 3개월동안 자신의 딸이었던 아이자와. 한없이 냉정하게 굴었지만 자신을 믿고 따랐던 아이자와에 대한 죄책감에 학교측과 힘겨운 싸움을 결심한 쓰마키.
학교와 학생사이에서 한없이 흔들리는 신참 임시교사 가지.
결단코 학교내에서의 집단따돌림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교감 아메키.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서 외면하는 선생님들.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상처받은 아이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아이의 죽음을 계기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과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충돌과정에서 상처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의 결말은 희망이 있기에 약간의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