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크 해던의 소문난 하루
마크 해던 지음, 신윤경 옮김 / 문학수첩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마크 해던의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하지만 휘트브래드 대상을 수상했다던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아직 읽어보지
못한지라 마크 해던이라는 이름도 낯설었다. 그래서 '마크 해던의 소문난 하루'이라는
제목을 보며 그다지 큰 감흥이 없었다. 소문난 하루라는 제목 앞에 마크 해던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수식어로 사용한 걸로 봐서는 꽤 유명한 작가구나 싶었던 게 첫인상이었다.
그리고 책 뒷표지에 그 전작의 책이 쾅하고 프린트 되어 있는 건 처음 봤는데
그런 걸로 보아서 '한밤중에 개에게...'라는 책이 엄청나게 알려진 책이라는 것을 짐작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 책을 검색해봤는데, 엄청난 양의 포스팅과 기사들이 있어서 무안해졌다.
그러고보니 개가 거꾸로 프린팅된 빨간색 책은 어디서 본 듯도 하다. 오프라인 서점에서
봤던 것 같다. 분명히 어딘선가 봤을텐데 잊어버리고 있었을 거라고 스스로를 설득하기에
이른다. 아무튼 그렇게 읽게 된 책이라 전작과 비교할 수도 없을 뿐더러, 마크 해던 답네라는
소리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소문난 하루'가 내가 읽은 마크 해던의 첫번째 소설이니까.
'소문난 하루'를 읽으면서 닮았다 싶은 영화가 하나 있었다. '좋지 아니한가'였다.
심하게 삐걱거리고, 누구에게 쉽게 말하지 못하는 비밀도 있고,
꼬일대로 꼬인 개인의 사정으로 폭발하기 직전인 아슬아슬한 상태의 가족 구성원들이
등장한다는데서 비슷하다고 느꼈나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처음부터 해피 엔딩을
기대했었다. 마크 해던이 어떤 스타일의 소설을 쓰는 사람인지 짐작도 하지 못했지만,
어쩐지 '소문난 하루'의 가족들에게 그리 가혹하지 않을 것 같다고 짐작했었다.
그래서 꽤 안도하면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막판 반전이 일어나서 이 가족이 또다시 한바탕 돌풍에 휩싸인다는 것은 어쩐 일인지 상상도
되지 않았다.
그만큼 마크 해던의 문장은 솔직하고 해학적이지만, 냉소적이거나 무덤덤하지 않았다.
유머와 재치는 책 속에 숨어있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확실했고,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의 전개는 예상되는 결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루하거나 진부하지 않았다.
그런 점이 마크 해던의 강점일까 궁금해져서, 조만간 그 책을 꼭 읽어보려고 한다.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말이다.
화목하고 단란한 가족은 주말 시간 드라마에서나 가능하지 않을까.
그러니까 '소문난 하루'의 가족에게 그런 사랑스러운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상한 가족은 아니다. 그저 단지 평범한 가족일 뿐이다.
각자 약간의 비밀과 문제를 가지고 있는.
아버지 조지는 은퇴 후 신경쇠약 증세가 있고, 어머니 진은 남편의 옛 직장 동료와 사귀고 있으며,
딸 케이티는 사랑에 대한 확신도 없이 결혼을 감행하려 하고 있고,
아들 제이미는 깐깐하고 철저한 원칙주의자라서 남자친구에게 버림도 받지만...
하지만 이들은 지극히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다만 자기 코가 석자라서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애정과 배려의 시선으로 항상 보아줄 수
없다는 게 문제지만. 하지만 그들은 꿋꿋하게 잘 해쳐나간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위기대처 능력이 꽤 뛰어난 가족이라 할 만하다.
이 책 제목은 소문난 하루는 어쩌면 케이티의 결혼식날이 아닐까 한다.
그 날을 정점으로 모든 사건들이 부글부글 끓어넘치려 하고 있으니까.
소문난 하루의 원래 제목은 A Spot of Bother. 딱 어울리는 제목이네 싶다.
같은 제목의 영화도 있는데, 이 책이 원작이었다. 미셀 블랑이라니, 어쩐지 어울릴 것 같다.
이 영화 극장에서 볼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