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메뉴첩
가쿠타 미쓰요 지음, 신유희 옮김 / 해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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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함께했던 사람이 떠나가도, 일상이 지긋지긋하게 느껴진다고 해도,  

연인에게 최후의 통첩을 날릴 때에도, 복잡다단한 가정사에 핑하니 현기증이 날 때에도, 

짝사랑을 하다가 초스피드 실연을 했다해도,  

떠난 아내가 그리워지거나 곁에 있는 남편이 미워보일 때에도 

그들을 위로해주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으로 인해 그들은 힘을 얻고 기운을 차리게 된다.  

그리고 다시 한번 용감하게 살아나갈 힘을 얻게 된다. 그건 다름이 아니라 바로 '요리'다.  

'그녀의 메뉴첩'에는 요리는 매우 중요하다. 그 요리가 없어져버린다면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강인한 인물로 그려지지 못했을테다.  

주위 상황에 휘둘리고, 넘어져서 한참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주저앉아 있을테지. 

하지만 그들에게 의미있는 그 요리가 존재하기에 그들은 자신과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  

이 책에 실려있는 열다섯 가지 에피소드 끝자락에는 그 파트에서 등장했던  

요리의 레시피가 간략하게나마 실려있는데, 나름대로 레시피 북의 역할도  

도모하려 했던 것 같다. 만들어 보고 싶은 레시피가 몇 개인가 있었다.  

음식의 힘을 만만하게 보지마...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만큼이나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에게 엄청난 계기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마음의 평정을 선사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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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식당 : 부엌 이야기 심야식당
호리이 켄이치로 지음, 아베 야로 그림, 강동욱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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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북이라기보다는 심야식당 메뉴에 대한 고찰이 담겨있는 에세이집. 

음식에 대해서는 누구나 취향이란 이름의 고집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호리이 켄이치로의 유쾌한 주관을 만나볼 수 있다.  

추억이 있기에 그 음식이 더 맛있어지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면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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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5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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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의 르포라이터 마에하타 시게코는 모방범 트라우마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했었다. 한동안 일을 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되어버린 그 사건 이후로 9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시게코는 이제서야 간신히 일을 시작할 마음이 생겼다. 단 범죄와 관련 글을 쓰는 건 사절이었다.  

하지만 그건 그녀의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그녀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교통사고로 죽은 자신의 아들이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며 그 아이의 그림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시게코도 믿지 않았다. 하지만 한 장의 그림을 본 순간 믿지 않을 수 없어진다.  

9년 전의 사건에서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극히 일부의 관련자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  

그려져있는 그 그림을 보고 시게코는 그 아이의 어머니의 의뢰를 받아들이기로 한다.  

그리고 얼마전 화재로 인해 밝혀진 친부모에 의한 여학생 살인사건을  

예견해서 그린 듯한 한 장의 그림에 포커스를 맞춘다. 그녀는 그 그림과 사건을 차근차근 쫓는다. 

그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비극의 이면에 존재하는 비밀과 진실이 밝혀진다. 

'모방범'만큼 빠져들어서 읽지는 않았던 것 같다. '모방범'은 중간에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약속도 취소했었고, 외출도 단념했고, 새벽까지 졸리는 것도 꾹 참으면서  

그 두꺼운 3권을 읽어나갔다. 

그런데 '낙원'은 그냥 평범하게 읽었던 것 같다.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무리하지 않았고, 마음만큼 빨리 읽지 못해서 초조하지도 않았었다.  

'모방범'이 더 재미있어서 그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시간의 공백이 아닐까 싶다. '낙원'을 읽기까지 존재하는 그 시간들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을 것이다.  

지금 '모방범'을 읽게 된다고 해도 예전처럼 그렇게 흥미진진하게 읽었을 것 같지가 않다.  

재미있게는 읽었겠지만, 예전 그때처럼 '수불석권'이란 고사성어를 체감하며  

책장을 넘기는 일은 경험할 수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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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3
우타노 쇼고 지음, 현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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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의 우타코 쇼고가 밀실 트릭을   

세 개나 가지고 돌아왔다.  

세 가지 이야기, 세 개의 밀실, 그리고 그 수만큼의 미스터리가 이 책에 존재한다.  

특히 두 번째 이야기인 '생존자, 1명'이 그 중 인상적이었다.  

지금도 최후의 범인을 알 수 없으니까. 정말이지 범인은 누구란 말인가?

도대체 누굴까, 최후의 생존자를 남긴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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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
아카가와 지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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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코지 도시카즈'라는 필명으로 공동집필을 하고 있는 네 명의 남자가 있다.  

개인으로 활동할 때에는 그다지 큰 활약을 하지 못했지만, 어떤 계기로 그들은 뭉쳤고  

서로를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신문기자였던 가게야마는 취재를 담당할 수 있었고,  

방송국에서 작가로 일하던 고지로 인해 작품의 스토리를 흥미롭게 엮을 수 있었고, 

문학신인상을 받고 등단한 소설가 니시모토에게는 유명세와 문장력이 있었다.  

그리고 시인 가가와는 문장을 매끈하게 다듬을 능력이 있었다.  

그들에게 '니시코지 도시카즈'라는 필명 외에 공통점이 있다면  

현재 자신의 옆에 있는 아내에게 불만을 품고 있다는 정도가 아닐까? 

그리고 그 불만은 그들의 직업세계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친다.  

돈문제로 아내에서 내내 바가지를 긁히며 시달리고 있던 니시모토가 문득  

한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이다. 그리고 동료 작가에게 다음 작품의 소재로  

아내 죽이기를 제안한 것이다. 각자 아내에게 크고 작은 불만을 품고 있었고,  

남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은 니시모토의 생각에  

선뜻 동의해버린다. 그리고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어 아내를 없애기 위한 방법을  

짜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글을 써내려간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다. 그들이 써내려간 그 글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버린 것이다.  

투정같은 기분으로 시작한 글쓰기가 실현되어 버리자 네 남자는 당황하기 시작하는데... 

본격 미스터리, 추리의 범주에 이 책을 넣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허당 미스터리라고 부를 수 있으려나? 

소설이 허당이라는 게 아니라, 소설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허당이라서 의미에서 말이다.  

혼자서 똑똑하고 착한 척 하면서 아내를 악역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그 악역이 무대에서 내려가려는 기미를 보였을 때 비로소 자신의 진심을 깨닫고  

허겁지겁 수습하려고 나서는 네 남자의 모습이 이 소설을 장악하고 있으니까.  

있을 때 잘하라는 교훈에 다시 한 번 힘을 실어주며 그럭저럭 해피하게 마무리 된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흐르면 이 사람들 다시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또다른 계략을 꾸미지 않을까 싶다.  

이 소설의 출간연도에 한번 놀랐고, 그 시간의 공백을 크게 느낄 수 없어서  

또 한번 놀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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