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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집 인테리어 ㅣ 전셋집 인테리어 시리즈 1
김동현 지음 / 미호 / 2012년 9월
평점 :
계약한 기간만큼은 내가 살고있는 집이지만 언제까지 살게 될지 모르겠다는 이유로 집꾸미기
를 등한시하게 된다. 인테리어라는 이름이 붙으면 비용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고 이것 저것
알아보다보면 눈만 하늘 꼭대기만큼 이미 높았던 비용은 엄청나지고 만다. 그러다보면 예쁜
집이고 뭐고 그냥 살면 되지 않을까 싶어진다. 이게 불과 몇 년 전까지의 내 모습.
하지만 생각이 달라졌다. 살고있는 동안은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인데 그렇게 방치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그 기간만큼은 평온하고 안락하게 그리고 쾌적하게 지내고 싶어서 나름의
노력은 해 본 적도 있었는데 솜씨가 없어서인지 게을러서인지 이 책에 나와있는 사진들에서
뿜어져나오는 센스는 그동안 살고있던 공간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 걸 고백해야 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어쨌든 현재는 인테리어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거 아니겠는가.
그리하여 이 책을 읽게 된 것이고. 전문가를 불러서 한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무엇보다도
비용이 부담스럽기에 인테리어는 스스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걸 전제로 하고 있는지라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에 초점을 두고 읽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전등이나 조명을 직접 손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스위치랑 문 손잡이를
교체하고 싶기도 했고. 그리고 이 책에는 그 방법이 실제로 나온다. 그래서 했느냐고?
음...일단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기는 알겠다. 다만 엄두가 안난다. 특히 조명!
괜히 건드렸다가 전기가 피슝하고 나가버려서 정말 기술자를 불러야 되는 상황이 생기지
않으라는 보장도 없고, 주말에는 뒹굴거리고 평일에는 짬이 안나고 그러다보니 아직까지
도전하지 못한 상태. 스위치랑 문 손잡이는 할 수 있을 것 같고,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건 또 왜 이리 하게 되지 않는건지. 일단 필요한 물건부터 사야하는데, 그것도 아직 하지
않은 상태. 그러고보면 이 책에서 나오는 집과 내가 살았던 공간이 달랐던 이유는 어쩌면
내가 게으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이 책에는 예쁜 공간이 많이 나온다. 대대적인 공사를 하지 않더라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너무나도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공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런데 비용이 들지 않는 대신에 근면, 성실함과 넘치는 센스가 필요할 듯 하다.
가구를 직접 만들고, 페인트 칠을 하고, 시트지를 선택한다. 냉장고를 멋지게 리폼한 걸 보곤
입이 딱 벌어졌다. 저런 것도 가능하구나, 하고. 색이 예쁜 냉장고를 목표로 했었지, 그런 색
냉장고를 만들어보리라 상상해 본 적이 없었고. 장바구니에 가구를 차곡차곡 담아보고 깜짝
놀란 적은 있었지만, 만들어 본 가구는 전무한 나로서는 이 책 속의 내용들은 마치 요술
같았다. 리폼이나 가구를 만들 수 있는 도구들 중에서 가진거라고는 망치 하나 밖에 없는데
그 망치 하나마저도 어디에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나도 일단 이 책의 영향을 받기는
했는데 그 결과 요즘 시트지 붙이기에 재미를 붙이고 있다. 예쁜 시트지를 사서 잘 붙이기를
일단 마스터하자고 생각했달까. 아장아장 인테리어 첫걸음으로 말이다. 비싸고 좋은 인테리어
소품보다는 실속있고 지금의 나에게 딱 필요한 물건을 고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거기에 맞는
물건들을 하나씩 들이고 있다. 아직 통일성은 없지만, 이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지고 있는 중
이라 자부한다. 이 책은 나에게 인테리어 첫걸음을 떼게 만들어 준 책이라 의미있는 이미지로
기억하게 될 듯 하다. 지금은 난해하기만 하지만 2년 뒤, 4년 뒤 쯤에는 전등 교체 정도는
낮잠 자다가 부스스 일어나서 해치울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기 위해서 일단 스위치랑 문고리 교체를 당장 시도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