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는 맛있다 - 군침 도는 이스탄불 뒷골목 맛집 기행 여행인 시리즈 7
안셀 멀린스.이갈 슐라이퍼 지음, 나은희 옮김 / 시공사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터키라고 하면 케밥 그리고 커피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터키를 떠올리면

케밥과 커피 이상의 것들도 함께 생각난다. 이 책에서 소개받은 수많은 맛있는 먹거리들이.

할바라는 사탕에 대해 참 오랫동안 궁금해하고 있었다.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을 읽고

나서부터다. 사탕류라던지 달짝끈적한 류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도 그녀가 묘사한 할바는

맛보고 싶은 달콤함이 느껴졌다. 그녀의 글솜씨 덕분이었겠지만, 어쨌든 그 이후로 할바를

꿈꾸고 있던 차였다. 그 할바를 이 책에서도 만났다. 어떤 맛일까 무척 궁금하다.

터키에 가게 되면 할바를 제일 먼저 찾게 될 거 같다. 할바, 맛있는 할바를 찾기 위해서

거리를 돌고 또 돌고, 사람들에게 묻고 또 묻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라도 환상의 디저트를

만나보고 싶다. 그 외에도 이 책에서는 맛있는 게 너무나도 많았다. 길가에 포장을 치고 파는

샌드위치와 그라탕류, 그리고 스튜 같은 것들... 만두와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는 면요리...

너무나도 맛있어 보여서 방금 식사를 마쳤는데도 그림 속의 음식이 코 앞에 짠하고 나타

난다면 한 그릇이라도 금새 먹어치울 수 있을 것 같았고, 배고플 때는 배고픈 게 너무나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저게 먹고 싶은데, 저런 건 터키에서만 먹을 수 있을 것 같은게 몹시

아쉬워서 괜시리 터키 요리 전문점을 찾아보게 만든다.

터키에 가보고 싶어졌다. 맛있는 음식을 잔뜩 먹을 수 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 책을

읽으면서 터키의 문화와 분위기를 잡아낼 수 있었고, 그런 분위기가 터키를 아주 매력적인

공간으로 각인시켰다. 가보고 싶다. 그래서 맛있는 세 끼를 챙겨먹고, 간식도 꼬박꼬박

먹는 성실한 체류자가 되어보고 싶어졌다.

책의 끄트머리에 음식을 터키어로 소개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터키어를 제대로 인식하고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어디에선가 들어는 봤겠지만 무심코 지나쳐 버리지 않았을까.

페이지에 있는 단어들을 읽어보았다. 소리를 내서. 입안에서 구르는 터키어는 낯설지만은

않았다. 어디에선가 들어본 것 같고 신기하게도 친근감이 든다. 왜 그럴까?

...끝 페이지까지 읽고나서도 몇 번이나 페이지를 들춰봤는지 모른다. 사진을 보고,

펼쳐져 있는 페이지에 있는 문장들을 다시 읽고...그리고 지금 터키가 이전보다는 훨씬

친근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 - 윤광준의 명품사진장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포토넷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솔직히 이 책에서 내가 갖고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걸 발견할 수 있었고 무척 반가웠다. 아이폰 4s!

사진을 좋아하지만 잘 찍지는 못하고, 사진기를 사고 싶었지만 가격을 알아보고나서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반복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카메라에 지식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아이폰이 생긴 다음에는 가지고 있던 카메라도 한 켠에 밀어두고 있다. 내 일상은

아이폰에 담기고 있고, 아이폰에서 사라지고 있다. 아이폰 4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나는

건 단 두 가지...내가 발견한 건...시리와 카메라 기능이었다. 그리고 그 카메라 기능이

너무나 마음이 들기 때문에 외형이 아이폰 4와 구별되지 않는 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나의 카메라 생활은 아이폰 4s에 국한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아이폰을

발견했을 때 무척 반가웠나 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폰에서 한 걸음 걸어나오고

싶어졌다. 카메라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 들려주는 카메라 이야기는 너무나도

흥미로웠고, 그 흥미로움은 이내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을 카메라로 이끌어준다.

도서관에서 사진집도 찾아서보고, 카메라가 갖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늘렸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순간들이 아득한 오래전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몇 년 전 일인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그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 꿈을 꾸게 될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좋았던 적은 특정 브랜드에 대해서 거침없이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지금 이 순간에 그 분야에서 좋은 물건이 분명 존재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머뭇거리는 것 같다. 물론 사석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가지만,

그렇지 않은 책이나 매체들을 통하면 이야기가 살짝 달라진다. 그들은 특정 브랜드를 편드는

걸 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 좋은거란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면 된단다...내가 그런

글들만 찾아내서 읽은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걸 읽다보면 황당해지곤 했다. 나에게 맞는 걸

찾아내기 위해서 타인의 베스트를 듣고 싶은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진다. 그 사람의 취향을

참고할 뿐,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일도 없을텐데 너무나 조심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이 전혀 없어서 무척 좋았다. 자신이 직접 써보니 좋았다는

내용이 미묘한 필터링없이 소개되고 있어서 카메라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털어놓는 책.

그래서 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게 만들 수 있는 책...! 그렇게 된다면 그

분야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도 그런 책들만

읽고 싶다. 관심을 끌어내고, 취미로 증폭시키는 그런 책 말이다.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 카메라를 좋아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무척 재미

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면, 이제는 사진을 찍을

시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판사 교수의 스카치 위스키 - 그 전설의 고향을 찾아서
우판사 지음 / 세림출판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을 읽는 동안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하루키의 위스키 성지를 한번 읽어볼까였다.

서문에서부터 이 책은 언급되는데, 잊을만하면 때때로 페이지 속에 등장해서 다시 한번

그 존재를 상기시킨다. 두껍기도 하고 여행 기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매번 피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도전해볼까 싶다. 하루키니까 분명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스카치 위스키라는 제목으로 대충 눈치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위스키의 본 고장을

다녀와서 쓴 기록문이다. 이 책에서 위스키를 만드는 과정의 대략이라던지 위스키의 역사

같은 것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스카치 위스키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고 면밀하게

알기 위해서 이 책을 선택한 것이라면 의도한 것과 조금 다른 책을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이 책은 여행의 기록문이니까. 여행의 성격이 오히려 강하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개인적인,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나 일정의 서술이 없지 않아 존재해서 책을 읽는 사람으로

난감하기도 했었다. 그럴 때마다 그래서 어쩌라는거지?’ 싶어진다고 해야하나.

사진을 누가 찍으신 건지 모르겠지만, 심령사진 같아 보이는 사진도 실려있다. 사진의 배열도

조금 어수선하고 책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장면도 있어서 흐름을 간간이 깨어놓기도 한다.

그리고 정확한 일정은 모르겠지만, 매우 짧은 기간의 여행에서 돌아와 딱 그만큼의 시간을

들여서 쓴 것이라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이건 정말 오해이기를 바란다.

만약에 말이다. 이 책의 내용을 직접 이야기로 들었다면 무척 재미있었을 것 같다. 책을

쓴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이고, 그 사람이 이야기에 살을 붙여서 살짝 샛길로 새면서

말을 이어나간다면 그 역시 유쾌하게 듣고 넘어갔을거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작가분과는

이 책으로 일면식을 했다. 그래서 이 책만으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읽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조금만 더 있었다면 좋은 책이 될 수 있었을텐데, 그래서 아쉬움이 커졌다.

하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나 목적이 느긋하게 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위스키 성지를

여행한다는 건 어떤 것일까라는 호기심에서 시작한 독서라면 여유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실제로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곳에 가는 건 아직 좀 힘들다 싶다면, 독서로 잠시 잠깐의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떤 이는 갈색머리로 태어나고 어떤 이는 외롭게 태어난다
타오 린 지음, 윤미연 옮김 / 푸른숲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이 제목을 봤을 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갈색머리로 태어난 게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외로운 것 역시 그와 비슷한거라고 말해주는 책이라 믿어버렸다. 제목만 보고 말이다.

그런 적 있지 않은가? 얼굴만 보고 엄청 착한 사람이라던가, 좋은 사람이 아닐까 상상해

버리는 경우. 사람에 대해서보다 책과 영화에 대해서 그런 경향이 있는 나로서는

이 책의 제목에 그야말로 홀려버렸다. 그래서 페이지를 뒤적여서 원제를 확인했을 때

실망감이 밀려오는 걸 날렵하게 피할 수 없었다. ‘bed’, 이게 이 책의 원래 제목이었다.

예전에 영화를 보면 어찌 이 제목이 이렇게 번역되었을까 싶은 게 있었는데, 그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bed’는 어째서 어떤 이는 갈색머리로 태어나고 어떤 이는 외롭게

태어난다가 되어야 했을까. 이 책을 읽어보면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9개의 단편, 한 권의 책에 9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건 읽기 쉽다는 것과 다르지

않았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장편보다 단편은 이야기의 흐름이 빨라서 그 속도에

맞추다보면 굉장히 빨리 읽혀지는 편이었다. 끊어서 읽기도 편하고, 단편이 끝나는 시점에서

잠시 쉬다가 다음 단편을 시작하니까 피로감도 훨씬 덜해서 단편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단편은 꽤 자주 찾아읽고 있었다. 그랬었는데, 이 책은 이제까지 읽었던 단편들과

조금 달랐다. 나만 그런 것일까? 이 단편들을 읽고있으면 왜 그렇게 우울해지는 것일까?

그 우울감에 쫓겨서 책장을 덮고, 다시 펼쳤다가 또 덮고...이걸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두 자리 수임을 말해두고 싶다. 답답하고 어두운 기운이 스멀스멀 퍼져나오는 이 단편들을

읽어내기 위해서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나만 이렇게 이 책을 힘들게 읽었던 걸까 문득

궁금해졌었다. 예쁜 표지와 취향인 제목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이동 중인 나의

가방에 들어간 적이 단 한번도 없었고 자기 전에 읽는 책은 더더욱 아니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이 꿈에 나온다고 생각하면, 우울하다. 꿈마저 우울할 순 없으니까 나이트캡으로는

선택할 수 없었다. 어찌어찌 이 책을 읽어내고 옮긴이의 말을 보면서 왠지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내가 이 책의 주인공들에게서 무엇을 보았기에 그토록 거부감이

들었나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았었다. 그리는 더 우울해졌다. 이런 이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체국
찰스 부코스키 지음, 박현주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이 작품은 허구이며

아무에게도 바치지 않는다

 

라는 문장을 이 책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작가 본인이 그렇다는데 어찌 토를 달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물음표가 총총이 생긴다. ‘정말? 정말 허구일까?’라고

말이다. 그런 상황을 본인이 직접 겪지 않았다면 이런 생각은 도저히 할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장면들을 숱하게 만나면서 표지의 작가 얼굴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묻게 된다. ‘진실로 허구인가요?’

헨리 치나스키는 임시 우편배달부로서 우체국에서의 경력을 시작한다. 만만하게 보고

시작한 그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는 일을 시작하자마자 일을 분배하는 상사에게

미운털이 박혔고, 그에게는 고단한 일만이 배당되고 때때로 일이 배당되지 않기도 한다.

보통 사람 같으면 안절부절 못하지 않을까. 그 상황을 괴로워하며, 해결책을 강구하거나

일을 그만둘 궁리를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건 헨리 치나스키의 방법이 아니다.

그는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쿨할 수가 없다. 그는 대충 제 할 일을 하고, 자신의

여가 생활을 철저하게 즐기는 부류에 속한다. 이 책에서 그가 술을 마시고, 여자친구와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얼마나 많이 나왔던가. 그 일에 대해 일말의 애정도 없지만

그는 일을 계속한다. 성실한 직원이라고는 인사치레로도 말할 수 없지만 그는 우체국에서

체류한다. 그러다가 정직원도 된다. 그리하여 십여년의 시간을 더 우체국에서 보내게 된다.

그러는 동안 여자친구도 바뀌고,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고, 아이도 생긴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살고 때때로 만나는 정도. 그의 사생활과 우체국에서의 생활이 빼곡하게 들어차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다. 성실하지 못한 우체국 직원의

일기를 읽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으니까. 하지만 거기에서 멈출 수도 없다. 그 다음 내용을

계속 읽게 된다. 이런 사람은 이제까지 만나 보지도 못했고, 앞으로 만나볼 수 없으리라는

확신이 들어서 치나스키 삼부작의 나머지를 마저 읽어야지 마음 먹게 된다. 이 책을 왜 읽고

있는지도 스스로도 알 수 없는데, 시리즈를 마저 읽겠다니...그렇다. 이 책에는 기묘한 매력이

있다. 이 사람 뭔가 싶으면서도 계속 보게 된다고 해야하나. 이건 허구가 분명 아니라는

확신이 들고나서부터는 더 열심히 보게 된다. 그리고 책을 전부 읽었을 때 즈음에 알게 된다.

이 책에서 중간에 그만 둘 수 없었던 이유 말이다. 내가 이 책을 그만 둘 수 없었던 건

그의 일에서, 그의 생활에서 감지되는 여러 가지 감정들 때문이었다. 건조하고 허탈하고

때로는 무척 허무하고...그런 감정의 조각들을 열심히 쫓아다녔었다. 그리고 그러다보니

이 책을 전부 읽었더라. 딱히 본받고 싶지도 않고, 선망하지도 않지만 왠지 모르게 안쓰러운

헨리 치나스키, 다른 책에서는 어떤 모습이려나. 무척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