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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갖고 싶은 카메라 - 윤광준의 명품사진장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포토넷 / 2012년 4월
평점 :
솔직히 이 책에서 내가 갖고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걸 발견할 수 있었고 무척 반가웠다. 아이폰 4s!
사진을 좋아하지만 잘 찍지는 못하고, 사진기를 사고 싶었지만 가격을 알아보고나서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반복하고 있었던 나로서는 카메라에 지식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아이폰이 생긴 다음에는 가지고 있던 카메라도 한 켠에 밀어두고 있다. 내 일상은
아이폰에 담기고 있고, 아이폰에서 사라지고 있다. 아이폰 4와 비교했을 때 차이가 나는
건 단 두 가지...내가 발견한 건...시리와 카메라 기능이었다. 그리고 그 카메라 기능이
너무나 마음이 들기 때문에 외형이 아이폰 4와 구별되지 않는 건 전혀 상관이 없었다.
어쨌든 지금 나의 카메라 생활은 아이폰 4s에 국한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아이폰을
발견했을 때 무척 반가웠나 보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나서 아이폰에서 한 걸음 걸어나오고
싶어졌다. 카메라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이 들려주는 카메라 이야기는 너무나도
흥미로웠고, 그 흥미로움은 이내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을 카메라로 이끌어준다.
도서관에서 사진집도 찾아서보고, 카메라가 갖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늘렸던 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순간들이 아득한 오래전으로 느껴진다. 실제로 몇 년 전 일인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그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카메라 꿈을 꾸게 될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무척 좋았던 적은 특정 브랜드에 대해서 거침없이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지금 이 순간에 그 분야에서 좋은 물건이 분명 존재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을 머뭇거리는 것 같다. 물론 사석에서는 그런 이야기들이 오고가지만,
그렇지 않은 책이나 매체들을 통하면 이야기가 살짝 달라진다. 그들은 특정 브랜드를 편드는
걸 하지 않는다. 모두가 다 좋은거란다,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내면 된단다...내가 그런
글들만 찾아내서 읽은건지 모르겠지만, 그런 걸 읽다보면 황당해지곤 했다. 나에게 맞는 걸
찾아내기 위해서 타인의 베스트를 듣고 싶은 거라고 말해주고 싶어진다. 그 사람의 취향을
참고할 뿐,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묻는 일도 없을텐데 너무나 조심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런 점이 전혀 없어서 무척 좋았다. 자신이 직접 써보니 좋았다는
내용이 미묘한 필터링없이 소개되고 있어서 카메라에 대해서만 생각하며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책이 좋다.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털어놓는 책.
그래서 그 분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게 만들 수 있는 책...! 그렇게 된다면 그
분야는 자연스럽게 더 나은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도 그런 책들만
읽고 싶다. 관심을 끌어내고, 취미로 증폭시키는 그런 책 말이다.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 카메라를 좋아하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무척 재미
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면, 이제는 사진을 찍을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