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단칸방의 마녀 라이프 (총5권/완결)
아키타카 / ㈜소미미디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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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랭크 마녀 마지와 리리카, 줄여서 마지리카 콤비의 짠내나는 단칸방 살이 이야기를 그린 만화입니다.

만화는 좀 여러모로 애매합니다.

일단 작가가 캐릭터보다 배경 설정을 중요시해서 2권까지는 별로 와닿지 않는 마녀 랭크나 조합 제도나 마법진이나 등대나 이런 구차한 소재를 자꾸 늘어 놓습니다. 그래서 2권까지는 이게 뭔 재미야 하는 느낌이 강합니다.

3권부터 좀 더 캐릭터를 강조하고 연결을 시키는데 그나마 이전 권보다는 좀 이야기 형태가 낫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합니다.

작가의 작화 퀄리티는 괜찮습니다. 종종 지나치게 간략화 시킨 호박이나 불 이펙트랑 수상할 정도로 고퀄리티 작화를 유지하는 요리 그림을 왔다 갔다 하는게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작화는 준수합니다. 심지어 작가가 사실은 요리 만화를 그리고 싶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 흐름과 상관없이 요리는 자주 등장하고 퀄리티도 높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작가가 캐릭터를 만드는 능력이 부족해서 어필해야 하는 메인 주인공의 매력이나 조연들 퀄리티가 안 좋습니다. 메인이 되어야 하는 마지와 리리카의 이야기보다 조연인 알로에라의 스토리와 캐릭터 형태가 더 탄탄하다보니 작가는 뭐가 중요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특히 마지의 전체적인 캐릭터 윤곽은 마녀 모자와 로브로 인해 특징,특색,매력이 전혀 없습니다. 리리카도 마찬가지로 좀 흔한 인상의 캐릭터라서 두 캐릭터만의 매력이 없고 그 외의 마녀 캐릭터들도 마녀같지 않거나 마녀라고 해도 별로 와닿지 않는 디자인들이 대부분입니다.

스토리도 목적이 없이 방황하는 일이 많아서 일상 개그 명랑이란 걸로 대충 넘어가기에는 보는 입장에선 흥미를 끌 요소가 없습니다. 마지는 마녀에 대해서 진심이긴 한데 현대 마녀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과 충돌하는 고집이 강하고, 반대로 리리카는 마녀에 대한 이미지가 없고 게으른 감각형 운동파 타입이라는 캐릭터 요소를 좀 난잡하게 쑤셔 넣었습니다. 차라리 마지가 게으르고 리리카가 활발하면 운동파라는 리리카의 이미지에 더 잘 와 닿고, 마녀 연구에 빠져서 수면 부족에 운동부족 에너지 부족일듯한 마지가 게으른 편이 더 인상이 뚜렷하죠. 독자에게 전달 될 캐릭터의 이미지를 대충 선정해 놔서 마지막까지 캐릭터의 윤곽이 희미합니다. 그래서 어설프게 포즈를 취하고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긴 하는데 그걸로는 해결이 안 되니 안타깝습니다.

세계관도 배경도 분위기도 어필하기에는 매력이 없습니다. 주인공 없어도 잘만 돌아갈 평온한 세계관에서 주인공들은 매번 돈에 쪼들리긴 하지만 금전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지는 않아 절박함이 없습니다. 어설프게 쪼들리는 모습만 보이는 탓에 가난 요소로 써 먹을 소재도 못 살립니다. 마력과 마녀가 보편화 된 세계는 적당히 현대 시대를 빌려 형태만 갖추었을 뿐 독자적인 매력이 없습니다. 쇼맨쉽에만 몰두하여 기술이 쇠락한 마녀들과 소실되었다고 여겨진 마법을 쓰는 마녀의 등장으로 인한 랭크제 문제나 과학 기술과 마녀의 마법 사이에서 마녀의 물품이 스며든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라던가 대형화 된 생물의 먹이사슬이나 생태계 문제 등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거나 좀 더 중요하게 만들 것들이 많은데 뭐하나 제대로 하지 못 합니다. 하다못해 이야기에서 언급되는 수수께끼의 고대마녀와 연관점을 지니는 마지가 좀 더 세계관에서 중요한 존재여야 흥미를 끌 수가 있을텐데 그런게 없이 군중 속 한명에 불과한 정도이니 만화가 끝나갈 때까지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조금만 머리를 굴렸으면 더 매력적으로 활용 할 여지가 많은데 그걸 못 해서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심심하고 맥아리가 없습니다. 그게 다 캐릭터를 뒷전으로 해서 그런거지만요.


그러다보니 만화가 완결나는 시점까지 채워지지 않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냥 이걸로 끝? 뭘 시작하거나 끝낸 것도 없이 시종일관 굴곡 없이 같은 분위기 같은 흐름으로 끝이 나니 뭔가 더 있지 않나? 더 내놓을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만 들게 만드는 경향이 강합니다.

작가의 다음 만화가 기다려지거나 궁금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만화에서 보여지는 작가의 최대 출력이 너무나 명확하니까요. 극적으로 끌어당기거나 어필하거나 감동에 젖게 만들거나 캐릭터에 빠지거나 세계관에 몰입하거나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거나 하질 않습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이야기가 전부라 그 이상을 넘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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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째깍째깍 (총8권/완결)
호리오 세이타 (저자) / 대원씨아이(만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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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춘 세계인 '지계'라는 공간 안에서 납치된 가족을 구하러 주인공 가족이 납치 조직과 대립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의 가족을 납치한 조직은 주인공 일가가 시간을 멈추는 기능이 있는 본석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주인공 일행이 시간을 멈추는 행위에 대비를 해 지계 속으로 들어와 주인공과 멈춘 시간 속에서 추격과 쟁탈을 반복합니다.

시간을 멈추는 돌을 둘러싸고 단순하게 부와 힘을 원하는 자, 세계를 바꾸려는 자, 인간을 초월하려는 자, 가족을 구하려는 자, 힘을 봉인하려는 자 등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 섞이면서 이야기는 끊임없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전개로 흐릅니다.

또한 이런 인물들과는 별개로 '카누리니'라 불리는 지계에 동화되어 버린 관리인의 간섭, '타마와니'라는 지계에서 활동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정신체 해파리 같은 요소들이 소수와 다수, 인간과 인간의 대립을 단순하지 않게 만듭니다.


이야기는 흥미로운 전개를 계속 풀어내기에 재미있게 볼수는 있습니다. 다만 좀 더 깊게 들어가서 만화가 보여주는 세계관에 깊게 들어가려고 하면 이내 실망하게 되는 엉성함이 드러나고 맙니다.

설정 자체는 그럴싸하면서도 정작 설명이 안 되거나, 그냥 그런 느낌이지 않을까 식으로 넘어가거나, 아예 설명을 피하고 다른 사건으로 덮어버리는 식으로 명확한 구조를 보여주지 못 합니다. 예컨데 지계에 들어와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죽으면 그 안에 있는 타마와니가 멈춰진 다른 사람에게 붙어서 지계에서 움직이게 만드는데, 이 타마와니는 작가 입장에서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인물에게만 붙고 다른 사람에게는 붙지 않습니다. 지계 속에서 주인공과 가족은 특수한 힘에 눈뜨는데 이게 명확히 설명이 되지는 않고 그냥 같은 핏줄이라서 그렇지 않을까 정도로만 넘어가며, 왜 본석에서 손을 떼면 안 되는지, 본석은 대체 무엇인지, 왜 지계에서는 멈춰버린 존재를 공격하면 카누리니가 반응하는지 등등 세계내 시스템을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치밀하고 납득할만한 시스템 내에서 소수가 독점하고 있는 지식이나 능력으로 다수를 이겨 나가는 구성이었다면 흥미로울 것이 적측 수장의 각성으로 인해 강력한 개인과 개인의 싸움으로 흘러가 지식이나 정보전 따위 별 의미가 없게 되어 이후 대립은 단순하게 결정적인 한방을 누가 언제 날리냐의 문제로 전락하고 그럴싸하던 흐름이 갑자기 시시해져 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가장 감점 요인이 큰 부분이라면 끝맺음, 마무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흐름으로 진행된다는 점입니다.

줄곧 가족을 위해서 사람도 죽일수 있냐며 주인공에게 각오를 물었고, 적측 수장은 단순 욕망이나 지식욕 때문에 사람을 가볍게 죽이는 사람이었기에 이 둘의 대립은 필연적으로 어느 한쪽의 소멸로 끝내야 깔끔했을 것입니다. 각오를 묻고 가족의 평화를 위해 필연적으로 멸해야 하는 존재를 그동안 대립을 통해 부각시켜 놓고는 정작 왜 살려두려 하는지, 왜 그런 전개로 흘러가야 했는지 작가의 도덕관과 책임감에 대한 기준을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존재가 변하거나 기억이 없으면 죄가 없어지거나 죄를 물을 수 없다는 식의 통념적인 인식으로 바라보기에는 사건의 무게가 다른데, 이야기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껄끄럽고 찝찝하며 끝맛이 안 좋은 형태로 흘러가기에 좋게 평가를 주기가 어렵습니다. 대체 왜 그런 식으로 전개를 했는지 꼭 그렇게 해야만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입니다. 주인공이 다른 인물들에 비해 지계에 대한 집착이 옅기에 탐욕으로 강화된 캐릭터성의 인물들과 대비되기 위해서 도덕적인 부분을 강조하려 한듯 싶은데 그걸 차근차근 누적해서 쌓아갔다기엔 지속적으로 살의에 대한 각오를 요구했기에 좀 아귀가 맞지 않는 점이 강합니다.

만화의 재미는 괜찮습니다. 다만 찝찝한 결말, 깔끔하지 않은 흐름을 싫어하신다면 추천하기 힘들고, 재미에 비해 세계관이 엉성하며 작위적이고 편의적으로 이용되어지는 설정으로 인해 흥미로웠던 이야기가 급격히 시시해지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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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밤이 되면 나는 (총4권/완결)
니노마에 카에루 / 학산문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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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의 미성년자 범죄자들에게 가족을 잃은 주인공 소년이 범죄자들이 출소 한 이후 그들을 쫓아 반성과 후회를 하는지를 묻고 그에 따라 보복을 결심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주인공이 찾은 범죄자는 교화의 가능성이 없는 쓰레기였고 보복은 커녕 오히려 역공을 당해 병원으로 이송됩니다.

그 후 병원에서 복수를 하겠다는 집념으로 유체이탈처럼 잠을 자는 동안 몸에서 벗어나 타인의 꿈에 간섭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이능력을 이용해 복수하는 전개가 이어집니다.


이 작품은 근래 보기 드문 철저한 복수극의 형태를 취합니다. 상당수 서브컬쳐들이 범죄자,가해자도 용서를 하거나 살려주는 등의 마무리 표현을 하지 않는 것에 비해 이 작품은 철저하게 주인공의 손으로 범죄자를 끝장내며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고뇌를 담지 않습니다. 오히려 보는 독자가 같은 생각을 가지게 하려는 듯이 작품에 등장하는 범죄자들은 각 범죄자를 만나는 순서마다 점점 갱생이 불가능한 사회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어필하듯 심각한 모습을 보입니다. 일본 서브컬쳐 특유의 어물쩡 넘어가기나 덮어두기를 싫어하시는 분이라면 그 부분에선 걱정 하실 것이 없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주인공에게 풀어야 할 문제를 주고서 그것을 풀어내는 방법을 시시하지 않게 매력있게 풀어냅니다. 비장의 능력은 최대한 감추었다가 활용하고 주변 상황들을 최대한 활용 하는 등 복수극이 재미없고 시시한 이야기로 전락하지 않게 하며, 범죄자를 처단하는 방법도 복수라는 테마에 맞게 범죄자를 한계까지 몰아넣으며 처리하는 방법도 매력있게 표현합니다.

특히 이 만화에 좀 더 점수를 높게 주고 싶은 점이라면 짧은 권수 안에 필요한 이야기만 담아, 내용이 부족하거나 혹은 불필요한 부분이 들어가 있거나 하지 않습니다. 깔끔한 복수극과 함께 마무리되는 형식이 매우 안정적입니다.


그러나 좋은 작품이긴 하지만 단점이 없진 않습니다.

일단 작가가 원하는 이야기의 흐름에 맞추기 위해 다소 무시되거나 편의적으로 타이밍 좋게 상황이 주어지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심하게 신경쓰이는 요소들은 아닌데 깊게 따지가 보면 조금 아쉬운 정도입니다. 특히 초반에 주인공이 보복을 위해 범죄자를 찾아가는 부분은 지능적이거나 주도면밀한 느낌이 들지 않은데 이것이 이후 흐름을 위해 필요하긴 하겠지만 그 때문에 주인공이 지능형 주인공이란 느낌이 별로 안 들게 합니다. 능력에 대해 설명이 부족한 부분들도 다수 있어서 판단을 분위기 흐름에 맡기게 하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서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보니 심하게 따지긴 좀 애매하네요.

작화는 뛰어나고 각 캐릭터를 분간하기 쉽게끔 각 캐릭터간의 특징이 뚜렷하긴 하지만, 주인공을 비롯한 많은 캐릭터들이 빠져드는 매력은 없습니다. 좋게 생각하면 별 매력이 없으니 독자가 캐릭터에 심취해 따라 할 일은 없어서 모방범죄의 가능성은 낮겠네요. 하지만 표지 그림이 어필을 못 하기 때문에 구매까지 상당히 망설이게 만드는 건 좀 아쉽습니다. 주인공이 복수하려는 범죄자도 사연이 복잡한 캐릭터를 피하고 단순한 악인의 형태를 띄고 있어서 인간군상을 보는 맛은 떨어집니다. 이능력은 오로지 주인공만 가지고 있고 이능력 배틀도 아니어서 주인공이 여러모로 유리한 위치라 아무래도 주인공 위치이며 능력 보정까지 있는 상황에서 복수물로서 끝나니 다행이지 능력을 악용한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게 캐릭터 구성의 약점이기도 합니다. 이게 작중 문제로 드러나진 않으니 그냥 넘어갈 뿐이지요.

점수를 주자면 4~5점 사이의 작품인데 구성이 깔끔해서 추가점을 받는 형태입니다. 불필요한게 없고 부족한게 없다는 점이 독자 입장에선 여러모로 읽기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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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드래곤볼 풀컬러 피콜로 대마왕편 (총4권/완결)
TORIYAMA Akira / 서울미디어코믹스/DCW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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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오공과 미래의 오반 돌보미 피콜로 이야기. 급박한 파워 인플레이션에 뒤따라가지 못 하는 조연들의 미래가 벌써부터 조짐이 보이는 에피소드. 모험보다 배틀물 위주로 흘러가며 이야기가 단순해져 보는 맛은 없지만 제작비화 이야기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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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 (총4권/완결)
타나카 우츠토 / 서울미디어코믹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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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주목받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소위 관심병 기질의 허언증을 가진 소녀 유리코를 제목으로 그녀에게 영광이란 표현을 덧붙인 거짓말쟁이 유리코의 영광. 허언증 관종 소녀가 어떻게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가 그녀의 거짓말 이야기를 다룬 만화입니다.

이 만화는 여러모로 진입장벽이 앞뒤로 좀 쎈 만화라 그 점을 먼저 이야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주인공인 유리코는 평범한 여주인공 상이 아닙니다. 앞머리로 가리고는 있지만 넓다는게 티가 나는 이마, 양쪽의 귀를 원숭이처럼 훤히 드러내 보이며 단정하긴 하지만 매력없는 촌스런 머리 스타일, 시바견 느낌처럼 굵고 짧은 눈썹, 삼백안과 사백안을 오가는 과도하게 과장된 눈, 얼굴 크기에 비해 말도 안 되게 얇은 목 등 전체적으로 이목구비가 주인공의 상을 거부하는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비호감은 아니지만 절대 호감형은 아닌 매력없는 형태입니다. 여기에 추가로 그녀가 가진 정신적인 문제. 허언증과 관종 요소로 인해 그녀에게 쉽게 공감하지 못 하게 만듭니다.

이는 허언증 관종 소녀에게 섣부른 선입견으로 동정의 시선이 개입되지 않게끔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바라볼수 있게 하는 요소이지만 동시에 이야기에서 독자가 쉽게 이탈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을 긍정하며 공감하기 어렵다보니 객관적인 시선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여차하면 제3자인 방관자 입장에서 이야기가 마음에 안 들면 나가버리면 되는거니까요.

또 다른 문제로는 이게 4권 완결. 충분히 이야기가 완성된 형태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 만화가 순정이 아닌 인간 드라마로 되어 있는데 그 점은 맞다고 봅니다. 얼핏 순정만화처럼 보이는 도입부에서 과정을 거치고 결과에 다다르면 이건 순정이 아닌 유리코라는 소녀의 이야기로 끝납니다. 1권에서 이에야스의 가족 문제가 언급되었기에 아마 이야기 형태는 초반에 구상한 그대로 진행된 것 같습니다. 다만 충분히 담기에는 페이지가 부족한 느낌을 주는 보통 3~4권 완결 만화가 가지는 공통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만화처럼 독특한 캐릭터, 독특한 형태의 이야기를 사용 할 경우에는 더더욱 두드러지는 문제입니다.

유리코를 중심으로 거짓말이 어떻게 이야기를 확장시키는가, 이에야스의 약혼녀라는 유리코의 거짓말을 이에야스가 받아주고 둘의 관계는 핑퐁게임처럼 서로 주고 받으며 흥미롭게 흘러가다 이에야스의 가족 문제에 얽히면서 방황합니다. 유리코가 느끼는 자신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듯한 느낌은 스토리상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유리코가 중심이라기 보다는 주변인물들이 툭툭 튀어나오고 그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지 않으려 유리코가 발악하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그러나 이 상황들, 이 이야기의 주체는 이에야스인지라 유리코는 순수하게 타인에 불과하죠. 보통 창작물에서 이야기의 중심은 주인공이어야 좋은건데 그런 점에서 이 이야기는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그렇긴 해도 주인공인 유리코를 중심으로 끌어낼 요소는 많았습니다. 예컨데 지금까지 자신을 위해서 관심받기 위해 주역이 되기 위해 거짓말을 하다가 타인을 위한 거짓말을 하며 느낀 새로운 감정이나, 허언증 관종이 된 심리적인 문제, 엄마와의 관계 문제, 단순히 관심을 받기 위한 목표를 달성 후 그 다음엔 무엇을 할 것인가란 목표 설정이나 인생의 주인공이란 추상적인 이미지에서 유리코가 깨닫는 진짜 자신이라거나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을 것이지만 유리코를 중심으로 전개 할 수 있었을 여러 소재를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 하고 여전히 제 3자에 의해 자신의 환경을 침범 당하는 식으로 문제와 유리코가 자연스레 얽히는게 아니라 문제가 유리코에게 갑작스레 뛰어드는 처리를 합니다. 확실히 이전까지는 이에야스만의 문제였다면 권 후반에 들어서는 유리코의 문제로 확장되긴 합니다. 문제는 그렇게 일을 키워 놓고는 마무리가 상당히 엉성해서 대부분 뜬금없이 얼렁뚱땅 문제가 생기고 해결되거나 유리코 독무대로 혼자 다 수습을 해 버립니다. 제일 아쉬운 점은 동류의 대결 요소인데 의심받는 거짓말쟁이와 신뢰받는 거짓말쟁이로서 둘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여주며 유리코가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를 보여주었어야 할 것을 유리코가 그냥 해결 해 버리니 결말에서 전해져야 하는 쾌감이나 감동 같은게 없습니다. 할애된 내용도 부족하지만 결말도 엉성하게 급하게 마무리지어서 지금까지 끌어온 긴장감이나 과정에 비해 결말이 안 좋습니다.

그리고 유리코가 주변 인물들에게 휘둘리는 것에 비해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성이 너무 가볍고 얄팍해서 이야기에서 중요도나 존재감이 떨어지는 점도 단점입니다. 이에야스의 양부모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받았지만 이야기가 흘러가는 도중에는 아무래도 상관이 없어졌고, 이에야스와 대립하는 존재들도 유리코에게 쉽게 끌려다닐 뿐이라 왜 유리코를 흔드는 인물들로서 이런 서브캐릭터가 필요했는지 수긍하기가 힘듭니다.


아마 제대로 이야기를 진행한다면 장르가 인간 드라마이니까 유리코가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요소도 넣고, 유리코의 문제가 이에야스의 문제에 비추어지면서 풀리거나 스스로 풀어내거나, 이에야스의 문제에서 이에야스의 주변인들에게 유리코가 거짓말쟁이로서 신뢰받는 과정 등 흐름상 설명과 표현이 필요한 전개까지 넣으면 4권 완결이 아닌 5~6권 완결 정도로 추가 페이지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포함하지 못 했기 때문에 허언증 관종 소녀라는 특별한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내지 못 한 점이 많이 아쉽습니다.

거짓말을 하거나, 진실을 숨기거나, 주목을 받고 싶어하거나 등등 유리코가 가진 문제는 사실 해체해서 나눠 보면 많은 캐릭터들이 가지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다만 그것을 한 캐릭터에 몰아주고는 그 문제들을 풀어내는 해법까지는 따라오지 못 했기에 완성도에서 부족하지 않았나 합니다. 독특한 캐릭터,소재는 흥미롭지만 완성도면에서는 좀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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