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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전주교실 (총4권/미완결)
모즈쿠 소라 / 학산문화사/DCW / 2025년 2월
평점 :
판매중지
이능력의 씨앗을 품고 태어나 '가지붙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들. 주인공 류카는 자신이 연주하는 악기의 소리를 가시화, 눈에 보이게 함으로서 군대가 진군해야 할 방향과 형태를 전달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화관의 가시붙이라 불리는 존재를 쓰러뜨리고 자유와 음악을 배우기 위해 싸워 나가는 이야기.
전쟁물에 이능력, x-men의 돌연변이처럼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람들을 투입하여 새로운 형태의 전쟁물을 그리는 만화입니다.
탑이라고 하는 과거의 유산으로부터 기술을 해명하여 발전하기도 하고 가시붙이의 능력과 관련된 비밀을 품고 있는 세계관에서 두개의 탑, 주인공이 속해 있는 교황령의 탑과 모든 국가를 침략하려는 제국의 탑을 두고 서로 전쟁을 하는 세계관으로 이 이능력과 탑의 존재, 그리고 1:1대치 상황이라는 점이 마치 게임 같은 느낌을 주는데 작중 메타픽션이나 시뮬레이션 가설을 은유하는 내용은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그런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 특히 사람을 복제하는 부분에서 더욱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일뿐 작품이 그런 내용인건 확실하진 않지만 여러모로 생명을 가벼이 취급하는 풍조를 보이는터라 이야기에 별 매력을 못 느끼게 되네요. 특히 1권에서 가까운 존재의 결별을 비장함이나 간절함,애통함 같은 느낌이 없이 가벼이 소모하는 점에서 아 이 만화는 이런 느낌으로 가는거구나. 라는 느낌을 받으며 이후로도 주인공이 군대나 가시붙이를 이용하는 부분에서 무미건조한 반응이 주를 이루기에 보는 입장에서도 별 애착이 들지 않습니다.
전쟁물에 이능력자를 넣음으로서 지금껏 보아왔던 전쟁물과 다른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이능력이 전쟁에서 소소하게 도움을 주는 정도가 아니라 판세를 뒤바꾸는 강력한 힘인지라 수준 높은 전쟁물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물론 중세 판타지를 기준으로 병사의 진형의 움직임과 연계등을 고려하는 부분으로 아주 쌩날림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이능력이 너무 치트 수준이라 같은 이능력자가 아니면 상대가 안 되는 상황이고, 주인공의 연주로 부대가 연계하는 것을 적이 용병술 면에서 같은 수준에서 대응하지 못 하기에 호각 상태에서 기지를 발휘해 승리하는 아슬아슬한 맛 같은게 없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현재 세트할인의 4권과 포함되어 있지 않은 5권까지 읽어 본 바 병종의 움직임이나 전략,전술은 그리 대단한 내용은 없습니다. 이 부분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내용이 딸리는 상황인데 심지어 전차도를 소재로 한 걸즈&판처가 전략,전술을 옮겨 놓은 부분에서는 더 낫다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작화는 메테오 충돌의 폭풍 같이 역동적인 부분의 느낌은 매우 잘 살려서 좋긴 한데, 소리를 능력의 소재로 하는 것 치고는 표현 방식이 소리의 표현과 동떨어진 느낌인지라 확 다가오는 느낌이 없이 단절되어 있는 느낌이 강하여 아쉽습니다. 보통 소리,음악을 그리는 만화는 리듬이 이어지는 연속성에서 받는 감동이나 전율이 일게 표현하는데 이 만화는 병력의 운용을 중심으로만 움직임 위주로 끊어서 표현하기에 소리라는 느낌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등장인물의 얼굴이 특징을 살리지 못 하고 비슷한 사람들이 많아 머리 모양이나 흉터 등이 없으면 심지어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분간이 안 가는터라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나쁘지는 않은데 이거다 싶은 캐릭터가 없고, 심지어 캐릭터의 서사도 그리 매력적인 이야기가 없는 것 + 서사를 살리지 못 하는 형태 때문에 매력이나 애착을 느끼기가 힘듭니다. 예컨데 삼국지를 예로 들면 조조는 간웅이고 유비는 영웅으로 묘사되는 과정에서 조조는 사람을 소모품 취급 하는 반면 유비는 사람을 아끼는 모습으로 대비를 이룹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두 탑의 우두머리는 확고한 이미지를 보여주지도 못 하고 그 휘하의 이능력을 지닌 병사들도 개성을 보여주는 서사가 부족하여 이 캐릭터는 이래서 좋다 라는 것이 없습니다.
세계관이 그리 매력적이지도 않은 것이 탑을 지키는 것, 상대의 탑을 뺏는 행위의 메리트, 이익이 명확하지 않은터라 흔해빠진 배틀물에서 우승자에게 소원을 들어준다는 흔해빠진 소재만도 못 한 구성이며 마찬가지로 가시붙이의 소망, 사명 같은 것이 이야기의 스케일, 전쟁의 규모에 비하면 소소하거나 명확하지 않은터라 이거다 싶은 것이 전혀 없습니다. 참고로 5권까지 다 읽고 느끼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3점을 주는 이유는 일단은 가능성 때문입니다. 시뮬레이션 가설적인 느낌을 받았다는 것처럼 이 만화가 무언가를 감추고 아직 내보이지 않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에 떡밥을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이야기가 변화 할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별 기대는 안 됩니다. 그런게 있으면 하다못해 3권이 넘어가기 전에 풀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5권을 마무리하면서도 그런 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터라 아 이거는 스토리 작가와 만화가, 혹은 편집자나 편집부는 이미 스토리의 흐름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에 일단은 놔둬보자 라는 생각을 하지만 그 사실을 독자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염두하지 않았다고 느껴집니다. 일단 일본은 9권까지 나온 모양이니 어느 정도 가능성은 확증된 모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건 5권을 본 입장에서의 이야기입니다만 별 한개 더 깍고 싶은 것이, 5권의 부록인 비망록 파트에서 굳이 그런 요소를 넣었어야 했나 싶은게 있는지라 작가랑 편집부가 독자의 감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드러나는지라 여러모로 성향이 안 맞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습니다. 일단 현 세트할인은 4권까지니까 굳이 점수를 더 깎지는 않았지만, 이 만화가 앞으로도 전쟁이라는 것을 빌미로 독자적인 세계관과 취향을 억지로 들이밀것이란게 빤히 드러나는지라
취향이 좀 안 맞는다란 느낌이 드시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사람도 만화도 쉽게 바뀌지 않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