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능력의 미우라 서사를 두 페이지 남짓으로 때우고, 반면 복명의 서사는 길게 배분하는데그 둘이 운석으로 망하기 전까지는 같은 나라에 있었음을 생각하면 대비되는 모습으로 연출을 강화 할 수 있었을텐데 어느 한쪽의 서사만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보니 이야기 조절을 못 한다는 느낌이 든다.물론 경면처럼 작중 빠르게 퇴장해야 할 캐릭터의 인상을 남기기 위해 좀 더 이야기 비중을 배분 해야 할 필요성도 있겠지만 단순히 누구 하나의 이야기에 치중하기 보다 서로의 이야기가 맞물리는 구성이 더욱 인상에 남고 탄탄한 기반을 터인데 경면도 그렇고 복명도 그렇고 캐릭터 빌드업을 쌓고 연결시키는 것이 한쪽 위주로 일방적이다 보니 그만큼 소외된 부분에 애정도 덜 가고 반대로 비중을 주어도 그 캐릭터에게 관심이 없으면 아무리 내용이 많아도 별 감흥이 없게 된다.제국의 인신공양을 통해 제국이 살만한 곳이 아니다 라는 것은 전달이 되지만 정작 왜 인신공양을 하게 되었는가, 왜 그런 문화가 자리 잡았는가는 보여지지 않기에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생각 해 보면 경면때도 그랬는데, 유리를 쓴 거울은 12세기말부터 사용되었기에 중세라도 딱히 이상할 것은 없지만 실제로는 14세기인 르네상스즘으로 봐야 할 것이고, 르네상스라 하더라도 거울은 제조에 기술과 노력을 요구해 비싼 가구였고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크기라면 가격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물론 탑으로부터 기술을 넘겨 받았을 수도 있고 작중 거울의 세세한 가격은 언급되지 않아 그 부분은 대충 그럴수도 있다라고 넘기더라도 사람들이 경면의 능력을 이용하던 모습을 보여주며 왜 그 능력을 일반인들이 자유로이 이용 할 수 있었는지, 경면이 죽고 난 뒤에는 어떻게 되었는지가 전혀 묘사되지 않음을 보면 이 만화는 이런 것들을 그저 일회성의 자극적 소재로 소모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에서 이 만화가 중세 시대의 전투를 그려내는 것은 사실상 장식에 불과하고 실상은 이능력자를 이용한 배틀물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싶다.비망록 24의 내용은 복명의 캐릭터성, 타인을 거부하면서도 동시에 의존성을 갈구한다는 점을 인상 남기기는 좋을지 몰라도예고도 없이 거북할수도 있는 장면을 갑자기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만화가 꾸준히 작가의 일방적인 취향을 강요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낀다.이와 비슷한 내용은 베르세르크에서도 등짝을 보자로 나온 적이 있고, 베르세르크 쪽이 더 노골적이긴 하지만 적어도 베르세르크는 그 내용을 보여주기 전에 암시하는 장면을 여러번 넣어 두었기에 보기 싫으면 넘기는 것도 가능한 반면 이 만화는 예고도 없이 집어넣어 독자가 주의하고 피하는 것도 할 수 없게 만든다.그저 효과음 몇개로 때운 실제 장면은 보여지지 않은 컷일지라도 사람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연상이 가능하고 불쾌할수도 있는 내용인데 이걸 아무 생각 없이 넣는 작가나 편집부나 똑같은 수준이다.작가는 그럴수 있어도 작품으로서는 그러지 못 하게 제어해야 하는 것은 편집부의 일인데 둘 다 똑같이 한통속이란 점에서 이 만화가 기대치를 채우지 못 하고 지속적으로 결함을 보여주는 일이 개선될 것 같지 않기에 그만 손에서 놔줘야 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