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얼음 성벽 (총14권/완결)
아가사와 코챠 / 학산문화사/DCW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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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표현이 서툴고 말수가 적어 냉정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 주인공 히카와 코유키. 그런 코유키의 진짜 모습을 아는 소꿉친구 아즈미 미키와 미키의 같은 학원 친구인 아마미야 미나토, 히노 요우타가 엮이며 서로가 좋아한다는 감정을 깨닫지만,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거리감의 벽을 없애기까지 방황하고 충돌하며 성장하는 이야기.


'정반대의 너와 나'의 작가 아가사와 코챠의 만화. 연재 시기만 보면 얼음 성벽이 끝나던 시기에 정반대의 너와 나가 연재를 시작해서 이쪽이 먼저다.


웹툰 플랫폼인 라인 망가에서 연재를 한 탓에, 기존의 출판물 만화와 달리 작화 퀄리티는 좋지 않다. 출판형 만화잡지에서 연재를 시작한 작가의 다른 만화인 정반대의 너와 나와는 천지차이. 올컬러이긴 하지만 단순한 단색 채색 위주에 배경도 그려진 경우가 거의 없고, 톤도 쓰이지 않고, 선도 들쑥날쑥하고 물체의 윤곽,질감도 대충이고 디지털 드로잉 프로그램의 그라디언트를 남발하는 등의 어설픈 형태를 보인다. 그래서 올컬러이긴 하나 겨우 이 퀄리티에 권당 7천원을 받을만한가?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컬러든 흑백이든 잉크로 출력하는 것도 아닌 E북의 가격이 이 가격이란 것도 납득하기 힘들다.


작화만 본다면 분명 아쉬운 점이 많고, 이 가격에 사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작가가 정반대의 너와 나에서 보여준 청소년 주인공들 각각의 감정선과 입장의 차이, 서로를 알아가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잘 다룬 만큼, 이 얼음 성벽의 이야기 또한 그런 장점이 잘 표현되어 있다.


정반대의 너와 나가 사귀기 시작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던 것과 달리, 얼음 성벽은 서로를 알아가면서 최종적으로 사귀게 되는 결론으로 흐르며, 14권 중 13권을 서로 감정만 엿보고 혼자 생각만 하고 어쩔줄 몰라하는게 대부분이다. 정반대의 너와 나에서 타이라,아즈마 라는 캐릭터가 하는 행동을 이 만화에선 주연 4명이 모두 그러고 있기에 소위 고구마라 불리는 답답한 지점이 전혀 풀리지 않은채 계속 유지되기만 한다.

그래서 정반대의 너와 나에서 받았던 긍정적인 감정은 이 만화에서는 찾아보기가 힘들고 온갖 부정적인 감정에 짓눌리는 바람에 읽는 입장에서도 상당한 감정적 부하가 걸리게 된다. 정반대의 너와 나를 읽고 작가의 전작이라 하여 구매하려 한다면 주의하는 게 좋다. 작품의 분위기가 전혀 다르고, 작화도 좋지 않기에 매우 실망할 수가 있다.


또한 정반대의 너와 나에서도 그랬지만 등장인물들이 고등학생이라기엔 좀 인생을 달관한 듯이 감정이나 관계를 정리하고 설명하는 점이 얼음 성벽에서는 상당히 자주 나와서 지나치게 현자스럽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런 주제에 자기 감정은 정리를 못 해서 13권내내 질질 끌긴 하지만. 저 나이대에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며 살진 않는데 그런 미묘한 점들을 다 쳐 내고 독자친화적으로 나온게 정반대의 너와 나인 관계로 어떻게 보면 정반대의 너와 나의 이야기가 질질 늘어지고 묘하게 어울리지 않는 열화판 같은 느낌도 받는다. 실제로도 이 인물 구성의 몇 부분은 정반대의 너와 나에서도 사용되기에 오히려 이 만화가 있었기에 정반대의 너와 나가 나올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단점만 이야기해서 안 좋은 만화 같지만, 그런 답답한 점들을 감내하고 본다면 이야기 자체는 뛰어나다. 단 네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 정도의 관계성과 깊고 복잡한 이아기를 끌어내는 건 충분히 대단하고 흥미롭다. 과거사를 너무 질질 끌지도 않으며, 특히 개개인이 지닌 문제를 초반에 제시하면서 그걸로 끝인게 아니라, 이를 타인의 문제에 비추어 자신이 지닌 마음의 장벽이 거울처럼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점이 외부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는 얼음 같은 느낌을 주어 제목과 어울리는 형태를 띄며, 거울치료 같은 느낌을 주어 독자 입장에서도 단순히 제 3자의 입장에 그치는게 아닌, 양쪽의 모습을 번갈아 비교하며 더 깊게 다가오게 한다. 러브코미디나 연애를 다루는 만화는 많지만 아가사와 코챠가 다루는 이야기만큼 깊고 진중하게 다루는건 찾아보기가 힘들다. 보다보면 만화의 틀을 빌린 심리 치료물인가 싶을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이야기에 만족해서 좋게 평가하지만, 이 만화가 웹툰이었기에 나올 수 있었던 점도 있겠으나, 웹툰이었기에 퀄리티가 떨어지고 분량 조절이 안 되는 점도 문제기에 객관적으로 보면 5점 만점에 3점으로 생각한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정반대의 너와 나를 좋아해서 무턱대고 구매하는 것은 만류한다. 가격 대비 퀄리티도 눈에 밟히는 부분이나, 정반대의 너와 나와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닌 무겁고 부정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이야기 진행이라 가볍게 진입했다간 버티기 힘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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