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암살교실 (총21권/완결)
MATSUI Yusei (저자) / 학산문화사/DCW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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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을 파괴한 괴물이 내년 3월에 지구 파괴를 선언하며 자신이 쿠누기가오카 중학교 3학년 E반의 담임이 된다면, 학생들이 자신을 암살해도 좋다 라는 제안에 졸지에 암살자이자 진학생이 되어야 하는 아이들. 만능 괴물 선생 살생님과 학력 절대 주의의 학원에서 자신을 꽃피워 나가는 아이들의 이야기.


학력주의의 일본에서 멸시당하는 학생들을 등장인물로서 비현실적인 괴물 선생이 학생들을 지도하여 올바르게 이끈다는 주제에 죽일 각오로 노력한다는 암살과 개개인의 개성을 살리는 성장, 시대가 낳은 괴물과 뒤틀려버린 사회 등을 섞기에는 암살자 출신 괴물 선생과 암살자들, 학생, 환경, 학생 개개인의 배경과 사정과 꿈의 형태 등등이 잘 맞지가 않는다.


이야기를 보는 내내 허구의 이야기니까 이런 특이한 캐릭터는 있을수 있다 라는 자기최면을 걸고 읽어도,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조잡하고 어설프다.

학원물로서 보자면 학생들의 사연, 내면 심리, 개성, 꿈 이런게 너무 평면적이며 갈등 구조가 맥없이 쉽게 풀린다. 많은 학생들이 등장하지만, 개개인의 이야기가 진중한 이야기가 되질 못 하며, 살생님의 조언에 쉽게 해결이 된다. 따라서 학원물로서의 내면을 풀어나가는 진중한 이야기를 바란다면 충족할 수 없다. 학생 뿐만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캐릭터들이 평면적이고 뻔한 캐릭터에 머물러 있다.

소년만화의 액션물로서 보자면 괴물 선생이 비상식적으로 강하여 암살이 불가능하기에 액션물로서 즐길 만한 부분이 없다. 개개인이 상대 할 수 있는 적들을 만나 자신만의 능력으로 극복하는 구조는, 다른 소년 만화 액션물에 비하면 재미가 약하고 좋지가 않다. 그도 그럴것이 등장인물들이 행하는 것이 암살이기에 실제로 살생님이 아닌 일반인을 상대로 암살을 하면 소년 범죄자가 될 것이니 그럴수도 없으니, 등장인물이 중학생이란 점에서 아이들 수준으로 분위기나 긴장감이 떨어지고, 이를 상대하는 상대 암살자나 적들이 명색이 프로인데 중학생 하나 상대를 못 하는 점에서 진지함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학력주의 환경을 만든 쿠누기가오카의 원장도 과거 이야기를 풀어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말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며, 그동안의 악행이나 자신의 제자와는 상관이 없던 무고한 학생들의 망가진 미래와 정신적인 상처까지 해결하지는 못 하기에 조잡한 변명에 불과하게 된다.

어설픈 러브라인과 연애 요소 역시 그리 좋지 못 한데, 학원물이나 암살자를 소재로 하는 러브코미디가 요새 좀 나오고 있다보니, 이게 궁합이 아예 안 맞는 소재라곤 할 수 없지만, 작가가 이걸 재미있게 풀 능력이 없이, 그저 의무적으로 캐릭터를 엮는 정도에 그치기에 불필요한 사족과 흐름 방해로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그래서 이걸 어떻게 끝내려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기대의 답이 만족스럽지 못 하다. 살생님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암살이 불가능한건 뻔한 일이고, 어째서 이렇게 좋은 선생이 지구를 인질로 삼아 자신을 암살하라고 하는 것인지는 사실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쉽게 답이 나오긴 한다. 그러니 그걸 어떻게 감동적이고 잘 연출하느냐가 중요한 점인데, 그게 매우 유치하다.

결말 이전까지의 내용도 유치하긴 했으나, 그나마 이걸 풀어나가는 과정 속에서 중학생 수준으로 맞추면 유치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해도, 결말과 후일담은 어른과 성장한 학생들의 이야기인데, 여전히 이야기 수준이 꾸준히 유치함에서 벗어나질 못 한다.

이게 한 20년전 만화면 뭐 그 시대라면 그렇지 싶은데, 딱 10년전쯤 만화다보니 시대상을 따른 사정을 감안하기도 뭐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지만, 21세기 기준으로 스마트폰과 AI의 등장 외엔 그리 변화를 체감 할 만한 일도 드물고 말이다.

암살자라는 소재만으로도 너무 튀고, 너무 긍정적으로 묘사되어 분위기의 진지함이 없고,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기가 힘든데, 괴물이자 최고의 선생님이란 과한 캐릭터성까지 추가되고, 학원물로서의 진지함이나 깊이도 떨어지고, 액션물로서도 중학생을 통해 표현되는 수준이 현실감이 떨어져서 아무리 봐도 몰입이 안 된다.

만약 암살자를 빼고, 괴물도 빼고, 그저 학원물로서 풀어 나갔다면 그냥 뻔한 만화였겠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특이한 만화보다는 기초가 탄탄한 뻔한 만화가 더 와 닿는터라, 이 만화가 풀고자 했던 학력 지상주의와 학생들의 인권, 미래, 꿈 등이 매우 아쉽게 느껴진다.


평이 좋아서 구매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취향도 퀄리티도 영 아니었다. 작가의 다른 만화에도 관심이 있었으나, 이 만화를 통해 작가가 진지한 이야기를 풀어낼 역량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거리를 둘 수 있어 다행인가 불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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