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자책] [고화질세트] 눈매가 매서운 아이 귀여운 아이 (총3권/완결)
하미타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6년 6월
평점 :
판매중지
동급생 양아치 여고생을 좋아하게 된 남자 주인공이 양아치 여고생의 일면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호감을 느끼는 이야기.
어떻게 이런걸 돈 받고 팔 생각이 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수준.
만화가가 그림을 못 그리는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최대한 공을 들여서 그린다면 독자 입장에선 정성을 들인 그림에 애정을 느끼지 못 할건 없다.
그러나 이 만화는 못 그리는 것이 아닌, 대충 그리는 것으로 답한다.
표지를 보고 이 만화를 구매하려 한다면 만류하고 싶다. 책을 열어 1권을 보면, 아마추어 학생이 공책에 끄적거린 수준의 소위 말하는 타츠키풍의 그림을 어설프게 열화 복사한 캐릭터도 배경도 선도 대충대충으로 그려져 있다.
이건 미리보기로 미리 체크하지 않은 나의 실수이긴 하지만, 설마 명색이 돈을 받고 파는 출판사의 결과물이 이런 식일거라고는 정말 예상을 하지 못 했기에, 충격과 배신감을 느끼게 만든다. 아마추어의 동인지를 따 와서 파는 만화도 이 정도는 아닌데, 어느 정도 체급이 있는 출판사가 이런 짓을 한다는건 상식도 상도덕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뒷부분의 일본쪽 출판사를 보니 카도카와라는 출판사 이름을 보고 이해 할 수 없지만, 이해하게 되었다. 카도카와니까. 이런 정신나간 짓을 시도하는 것도, 편집장 선에서 컷되지 않고 통과되는것도, 이런걸 팔겠다고 하는 것도 다 카도카와니까 이놈들은 그러고도 남을 놈들이란 생각에 그냥 체념하게 된다.
이 만화는 sns에서 조금 인기를 얻었다고 바로 만화화를 해 버린 케이스다. Sns에서 인기있는 만화들은 공짜로 볼 수 있어 사람들이 쉽게 몰려들 뿐이지, 그것이 상업적 가치를 지닌다는 걸 증명하지는 않는데 말이다. Sns에서 끄적거리는 만화들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 결함은 이 만화는 전부 가지고 있다.
대충 그리는 작화, 무계획적인 캐릭터성과 사건 흐름, 방향성과 주제가 없어 헛도는 이야기, 프로의식 부재, 경험 미숙과 함께 작가 본인만 만족하는 식의 전개 등 그야말로 끔찍한 수준이다.
이 만화에서 중심인물인 양아치 여고생과 남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인물은 이름 앞에 A,B,C,D,E의 알파벳을 붙인다. 예를 들자면 'A타','B토','C나' 이런 식으로 부른다. 이런 식으로 이름을 붙이면 구분하기는 쉽다. 그러나 문제는 이 인물에게 사건과 역할을 부여 할 때 매번 이 해괴한 이름을 들먹여야 해서, 진지함과 몰입감이 떨어진다. 창작 과정에선 이렇게 이름 붙인다 해도 출판하는 과정을 거칠땐 바꿨어야 했다. 편집자나 작가나 얼마나 경험이 없어야 이 단순한 사실을 모를수 있는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캐릭터에게 대충 이름을 붙이는 것처럼 캐릭터 서사 역시 형편없기 짝이 없다.
초반의 흐름은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의 일면을 알아가며 호감을 얻는 단순한 구조를 반복하다, 점점 여주인공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이게 작가가 멍청해서 그런건지, 아니면 독자를 멍청이로 보는건지 밑도 끝도 없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쏟아낸다.
양아치인 여주인공에게 개성, 장점을 부여하기 위해 원칙적이고 잘못 된 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는 성격을 부여했는데, 불의를 보고 그냥 넘어가지 않는 캐릭터가 왜 미성년자는 피워서는 안 되는 담배를 사려고 삥을 뜯는 초반부의 모습을 보여줬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초반부는 분명 양아치의 행적이 맞는데, 점점 이야기를 진행하며 양아치답지 않게 머리가 나쁜게 아니라, 그냥 신경을 안 쓰는 것 뿐이고, 불의를 그냥 두지 않는 성격으로 초반에 쌓은 캐릭터성 위에 조잡하게 어울리지도 않는 요소를 얹고 있다.
그 이후에 나오는 등장인물도 어이가 없는데, 여주인공 위주의 서사로 진행되며 억지스런 과거 일화나 퇴학을 시키려는 학생 회장이나 둘 사이를 방해하는 친구 등이 등장하며, 이 캐릭터들이 왜 이런 짓을 하는지 그 심리를 이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대로 전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보는 입장에선 여주인공 혼자 억까를 당하고, 괴롭힘과 오해, 강요가 반복되고, 이런 이야기가 쭉 이어지면서 초반부의 그나마 러브코미디 비슷했던 흐름이 완전히 뒤틀리고 뭘 이야기하고 싶은지 모를 상황이 이어지고, 그래서 결국 뭘 하자는건데? 라는 의문만 남는다.
작가의 후기를 보면 천재라 불리는 만화가는 캐릭터가 제멋대로 움직인다는 표현을 쓰며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걸 들은적이 있다고 하는데, 아마추어들이 프로들의 사적인 경험을 쉽게 맹신하는 것처럼 답답한 일이 없다. 최소한 캐릭터가 제멋대로 춤추기 위해서는 춤을 추기 위한 무대와 배경, 주변 인물과 캐릭터의 정체성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야 상황을 던지면 주고 받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지, 이 만화처럼 캐릭터는 대충 짜고, 무대와 배경은 학교라는 것밖에 없고, 심지어 주인공마저 이랬다가 저랬다가 하는 상황에서 캐릭터가 제멋대로 춤추길 기대하는건 바보같은 일이다.
그리고 그런 바보같은 내용물을 돈주고 봐야 하는 독자 입장에선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다.
3권 완결인 이상 작품성을 기대하긴 힘들거라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최소한 이게 돈받고 파는 만화라면 최소한은 지켜주지 않을까 했는데 그런 믿음마저 날아가며, 이제 앞으로는 일본쪽 출판사도 꼼꼼히 체크하여 걸러내는걸 습관화 하던지, 아니면 그냥 만화를 그만 사던지 해야 하나 싶다.
안 그래도 7월부터 전자책 만화 가격 인상이 시작되는데, 그냥 이 참에 조금씩 끊어야 하는건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