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에서 한번, 환생한 판타지 세계에서 연금술사로 한번, 총 두번의 과로사를 겪고 같은 세계의 시간이 지난 미래에서 환생한 주인공이 이번에야 말로 슬로라이프를 하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소실된 연금술로 치트급 물건을 만들어 내며 편하게 지내기 위해 노동을 하는 이야기.
뻔한 과로 이세계 환생 치트물이다.
작화는 좀 애매한데 인물간의 구분이 용이하게 표현의 차이를 두거나, 톤을 사용하는 거나 하는 부분은 잘 표현하지만, 가끔 얼굴 작붕이 나오는 점은 아쉽다.
작화 부분은 그 점만 제외하면 문제 될 부분은 없는데, 이 만화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야기다.
뻔한 치트 환생물이란 점은 요즘에는 피하기 어려우니 일단 넘어간다 쳐도... 수준이 매우 낮아 공감하기가 힘들다.
판타지 세계관에서 잃어버린 연금술을 혼자 사용하여 이익을 독점한다는 정도는 그냥 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 연금술의 수준이 너무 심하게 뛰어나다 보니 이걸 선대 연금술사들이 과로사 하여 소실되었다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너무 빈약하다. 잃어버린 신체를 되돌리고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성능을 부여할 수 있는 연금술을 가지고도 피로회복제 하나 못 만들어서 전부 과로사 했다는 설정은 납득이 가지 않는데, 연금술의 권능과 소실된 이유, 이런 중요하고 보전해야 할 기술자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점 등이 너무 터무니 없다 보니 이야기를 받아들이는데 걸림돌이 된다.
작가의 지식 수준도 좀 어처구니 없는게 아무리 욕조를 만들려고 했다지만 철로 욕조를 만들려는 생각을 하는게 당췌 이해가 가질 않는다.
물론 현대와 중세수준 판타지에서의 소재 차이도 있긴 하니 비전문가가 중세시대 수준에선 구현하기 애매한 부분은 있다. 현대에서 주로 비용면에서 선택되어지는 것이 아크릴이나 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인데 이건 비전문가가 만들어내기엔 어렵다. 하지만 이 두개가 아니어도 대리석이나 나무 욕조 같은 선택지도 있는데, 스테인리스를 소재로 쓰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다. 아마도 연금술의 능력 범위를 과장하기 위해 스테인리스를 고른 듯 한데 지나치게 비합리적이고 말도 안 되는 선택이라 오히려 세계관을 무너뜨리고 주인공과 작가의 지식수준을 의심하게 만든다.
당장 필요해서 만든 물건들이 바로 다음 장면에서 쓸모가 없거나 놔두고 가는 등 보여주기 식의 일회용으로 전락하는 상황이 잦고, 이야기가 급전개가 잦아 과정을 무시하고 바로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이야기 진행 속도는 빠르긴 한데, 이걸 캐릭터의 변화와 함께 간격을 두며 받아들일 과정을 주지 않아 결과만 남고 캐릭터는 뜬다.
캐릭터 면에서도 주인공인 여자 연금술사는 거의 개그식으로 과거 살벌하고 야만적인 스파르타식 연금술 도제 훈련에 익숙해져 멋대로 치고 나가는 등 이야기 전개 마냥 급가속을 하는 경향이 잦아 진지함이 부족하다.상식인 포지션이 이야기에 적절하게 개입하는 경우는 주인공에게 위해가 다가올 부분을 사전에 차단하는 정도에 불과해 이야기에 딱히 위기나 고난이 없고 주인공의 막나가는 행동에 제동을 걸지 못 한다.
비밀을 지킬 정신이 없는 주인공이 여기저기 나서며 일을 키우고 부를 늘리는 그저 그런 이세계 치트물을 보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야기가 그리 좋은 형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스테인리스 욕조나 신체를 수복하는 포션 같이 터무니없는 부분을 제외하면 아예 못 볼 정도로 처참한 건 아니고, 작화도 그냥저냥이라 3점을 주긴 했지만 솔직히 다음 권을 구매하기에는 좀 미묘한 퀄리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