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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토끼목 사축과 (총5권/완결)
후지사와 카미야 (저자) / 대원씨아이/DCW / 2024년 4월
평점 :
사축(회사의 가축,회사의 노예)인 샐러리맨 남성 주인공 집에 사고로 도착한 달토끼 후와미. 사축인 남자 주인공보다 더 심각한 태생부터 각인된 DNA가 사축인 달토끼라 노동을 하지 않으면 죽어 버리는데다 노동만이 사는 보람일 정도로 노동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주인공의 배려로 고용되어 집에서 같이 생활하며 벌어지는 사축 코미디.
'우메와 모모의 평범한 일상'을 연재 중인 작가 후지사와 카미야의 이전 작품으로, 일반적인 일상물들과 달리 훈훈한 맛 하나 없이 정신머리부터가 진성 사축인 토끼가 모든 것을 사축과 노동의 시선으로 보고 수행하며 사고를 치는 개그가 주된 내용이다
힐링 할 내용이라고는 쥐뿔도 없고 글러먹은 사축 정신으로 무장한 토끼의 시선에 빠져들다 보면 어느 새 사축으로 사는게 당연하게 느껴질 위험성을 지닌 만화. 다만 어정쩡하게 훈훈한 이야기를 하기에는, 무노동 보상이나 노동 가치에 비해 과분한 보상을 받아도 데미지를 입는 달토끼가 지닌 사축력이 너무 강해, 훈훈함이 곧 치명상이 되는 관계로 훈훈하지 않은게 훈훈한게 되어 버리는 기이한 형태의 만화. 그렇지만 너무 사축으로 굴리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적당히 사축 아닌 달토끼와 전혀 사축이 아닌 달토끼로 과하게 매운 맛에 치중하지 않고 가능성을 나누어 어느 정도 밸런스를 잡고 있고, 이 만화가 훈훈한 이야기로 그저 그런 일상물이었다면 별 재미는 없었을 것 같기도 하다. 과하긴 하지만 그 과한 설정과 캐릭터가 여타 일상물보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만드는 부분이다.
작화도 귀엽고 깔끔하고, 개그 퀄리티도 사축 개그이긴 하지만 안정적으로 웃기긴 하다. 다만 진짜로 회사의 갑질이나 과한 노동에 질려버린 사람이라면 심각을 초월한 사축력에 편하게 웃기엔 어려울 수도 있다.
'우메와 모모의 평범한 일상'을 읽고 비슷한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안 맞을수 있다. 개그 센스는 둘 다 좋긴 한데, 이쪽이 좀 강하게 매운 맛에 귀여운 애들을 하드하게 굴리는터라 우메모모의 잔잔한 재미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긴 해도 별 재미도 없는 콜라보 만화나 집어넣고, 점점 먹는 내용 말고는 아무것도 볼 것이 없어지는 최근의 우메모모에 비하면, 이야기의 성격도 내용도 꾸준하게 균일하고 재미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이 만화가 더 마음에 들기도 한다. 우메모모도 이 정도로만 나와주면 좋을텐데 작가의 이전 작품에 재미가 밀리는 일이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개그물을 좋아하면 추천하지만, 노동에 환장한 캐릭터가 거북하면 추천하기는 어려운 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