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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두 번째 환생은 투구였습니다 (총4권/완결)
하라 마사키 / 데이즈엔터 / 2025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이세계 전생해 킹왕짱 용사가 되어 마왕과 동귀어진 했더니 전생에 쓰던 투구가 되어버린 이야기
비상식적인 힘과 행동을 하는 용사의 투구가 나머지 갑옷을 찾기 위해 초보 모험가 무유무와 동행하는 이야기를 그리지만 전체적으로 형편없다.
판타지 개그물이란 점에서 마치 무적코털 보보보보 보보보의 머리만 따로 떼어다가 판타지 세계에 떨어뜨린 느낌이지만 무적코털 보보보의 황당무계함에 비하면 엽기력이 낮다.
차라리 대놓고 막무가내로 어이없는 내용이면 그 맛으로 보겠는데 어설프게 정상적인 분위기로 줄을 타기에 재미가 덜하다.
작화 부분에서 전체적으로 그림이 허접하고 음영 표현이 없이 지나치게 단순화 된 것에 비해 건물이나 전투 표현, 이펙트는 퀄리티가 준수하다. 개그물이라서 의도적으로 그림을 허접하게 그렸다면 개그물 분위기에는 어울리는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문제는 개그가 별 재미가 없어서 단순화된 그림이 빛을 보지 못 한다. 특이하게도 본편 그림보다 표지 그림을 더 심하게 못 그렸는데, 개그 만화라는 것을 알지 못 한다면 그저 구매 욕구를 떨어뜨리는 저퀄 그림일 뿐이라서 차라리 표지 사기를 치면 모를까 이렇게까지 저퀄로 진입을 막는 이유를 알기가 힘들다.
그나마 작화는 상황에 맞게 저퀄로 그렸다는 변명 아닌 변명이 가능한 반면, 스토리는 더 말할 것도 없이 처참하다.
그림 작가는 만화를 못 그리는건 아닌데, 스토리 작가는 스토리를 정말 못 쓴다.
일단 주인공이 투구가 되었다는 점에서 정상적으로 움직일 수 없는 부자유스런 부분을 가지고 소재를 끌어내는게 아닌, 몸이 없어도 엄청나게 강한 주인공이 혼자 무쌍을 펼치는 이야기라서 주인공이 투구여야 하는 이유를 알기 힘들다. 나머지 갑옷 부분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설정이 되지만 이를 원만하게 진행하는게 아니라 뜬금없는 전투 파트를 섞으면서 본래 목적인 나머지 갑옷을 찾는다는 목적이 희석되고 딴 이야기에 끌려간다. 갑옷을 되찾는 것도 결국 제대로 이루질 못 하며 막무가내로 전투 파트에 이리저리 끌려다닐 뿐인데 그 전투 파트를 중심으로 하는 이야기 또한 매우 허술하고 허접하다. 심지어 스토리 내내 뭔가 메세지를 전달하려고 하기는 하는데, 그냥 뻔하디 뻔한 평화론을 펼칠 뿐이라 이걸 말하기 위해 그렇게 폼만 잡고 원래 목적은 내팽개친 채 이야기를 질질 끌 필요가 있었나? 싶다.
이야기가 전투 위주로 흘러가기 때문에 개그도 전투 파트에 꾸겨 넣듯이 들어가지만, 주인공이 지나치게 강해서 전투는 별 재미도 없으며, 개그는 점점 전투에 편중되는 바람에 그리 안 웃기는 개그마저 나오는 횟수가 줄어든다. 등장인물들도 갑자기 튀어나와 억지로 스토리에 끼어들 뿐, 자연스러운 흐름이나 캐릭터성을 살린 비중으로 존재감을 살리거나 하지도 못 한다.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것을 보면 이야기를 처음 쓰는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인 목적성,테마의 부재가 극명하게 드러나는데 더 경악스러운 것은 이것이 그림 작가와 편집부의 도움을 받고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간건지, 아니면 사공이 많아 그나마 이 정도 수준이 된건지 알수가 없는데 어느쪽이든 간에 편집부가 개입하고도 이것 밖에 안 된다는게 가장 어이가 없는 부분이다. 정상적인 편집부라면 이렇게 이야기가 산으로 갈 때 그걸 막아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다.
출판사가 대체 뭐하는 출판사인가 찾아보려 해도 일본에서 발매된 기록을 찾아 봐도 출판사를 찾을 수가 없다. 정발 된 이 만화 역시 보통 다른 책들이 맨 뒷 부분에 이 작품은 @@@@와 정식 계약한 작품입니다 라는 언급을 하는 것에 비해 아무것도 없다.
마음 같아선 그냥 1점 줄까 하다가 그림작가가 딱히 잘못 한건 없고 재미없는건 스토리 작가와 이걸 제대로 견인 못 한 편집부가 아닐까 싶어 별 한개 더 올린다. 그러나 솔직히 별 1점 줘도 무방한게 1권부터 4권 전체적으로 재미가 너무 없어서 전혀 추천 할 만한게 못 된다. 작정하고 보보보처럼 황당한 개그물로 가도 될거라 생각하는데 정작 개그는 줄고 의미없는 배틀만 길어져서 뭘 하자는 만화인지 영 정체성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