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공포영화로는 보기 드문 흥행을 거둔 영화가 있었다. 주연으로 출연했던 선업튀의 김혜연 배우를 너~무 좋아하지만 공포영화라는 선호하지 않는 장르와 같이 영화를 봐 줄 수 있는 안심 인형을 찾지 못한 탓에 몇 번의 예매와 취소를 반복하다 끝내 극장을 찾지 못했다. 영화로 보지 못한 공포를 글로 경험하고자 서평단으로 참여해 동명의 소설을 읽는다. 왠지 으스스한 분위기가 꽉 들어찬 표지와 그에 걸맞은 괴기스러운 네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은 눈과 귀로 보고 듣는 영화만큼이나 오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서로를 의지하던 여동생의 석연치 않은 죽음의 이유를 찾기 위해 어둡고 탁한 살목지에 뛰어든 잠수부 정수. 그녀를 잊지 않고 찾으러 와준 오빠에게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는지 “무덤”으로만 보이던 살목지에서 다시 떠오른 오래전 기억은 사라진 유리를 찾을 수 있는 실마리가 되어주지만 그가 마주한 진실은 어둡고 탁하기만 한 살목지 만큼이나 추악하다.두려울 만큼 두려운 신기로 마을을 지키던 맹보살 두영 할머니. 할머니의 신통한 신기로 여러 번 위기를 넘겼던 이장은 어느새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치매를 앓고 있던 맹보살의 경고를 뒤로하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살목지의 검은 물의 재앙을 다시 불러오고...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검은 물은 살목리의 사람들을 하나 둘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이한 죽음의 끝에 닿아 있는 살목지. 살목지의 끝에서 사라진 사람들의 유가족 심리 상담을 맡게 된 우현은 그들에게서 살목지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고, 이유를 알고자 살목지를 찾고 그곳에서 우현은 "얼굴을 비추는 순간 홀린다"라는 소문의 정체를 온몸으로 느끼기에 이른다."살목지가 비춰 보여주는 건, 단 하나요. 한 인간이 평생 외면하고 숨겨왔던, 자기 내면의 가장 악한 자아, 혹은 추악한 이면이지. 인간이라면 갖지 않을 수 없는." (p.190)마지막 에피소드 물 발자국은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스멀스멀 따라붙는 욕망과 공포를 타는듯한 갈증으로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일확천금의 욕망 앞에서는 목숨을 앗아갈지도 모르는 두려움 따위는 뒤로할 수 있는 인간의 끝없는 욕심의 결말을... "깊고, 깊은. 어둡고 어두운 우물가를 내려다보던 김한목은 자신도 모르게 발이 미끄러져 그 안으로 떨어 지고 말았다. 소름끼치게 차가운 물이 김한목의 몸을 질척하게 휘감았다. 김한목은 어떻게든 벗어나기 위해서 발버둥쳤다. 하지만 그럴수록 물이 더 그의 몸을 아래쪽으로 잡아당겼다." (p.229)끊임없이 인간을 괴롭히는 공포는 안개속에 가리워진 귀신을 맞닥트릴 수 있다는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의 욕심늘 채우기 위해서 그러잡고 있는 욕심의 민낯이 아닐까... 궁금했지만 쫄보라 영화 - 원작 소설은 아니지만 - 는 보지 못했지만 오싹한 한기를 느끼며 재미있게 읽은 공포소설이었다.[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