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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술사의 시대
이석용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9월
평점 :
최면술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면... 말도 안 되는 설정이지만 가속화되고 있는 고령사회를 생각하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설정이다. 얼마 전 70세에 이르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고령사회의 폐단을 그려낸 영화 플랜 70을 보고도 섬뜩함을 느끼면서 충분히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씁쓸했는데, 급기야 며칠 전에는 버튼만 누르면 5분 안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조력 사망 캡슐의 불법 사용을 다룬 뉴스까지,,, 그만큼 우리에게 죽음이란, 안락한 죽음을 갈망하는 본능과 함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과정이라 하겠다.
암시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이끌어 낸, 잠에 가까운 상태를 이르는 최면. 최면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은 가상의 시대, 한 정치인의 욕심으로부터 시작된 병약하고 가난한 노인을 위한 행복한 죽음을 돕는 최면술은 정부가 공리청이라는 기관까지 만들어 시행하는 노인복지정책을 만들기에 이른다.
최면술사 중에서도 최고 레벨의 최면술사 T는 가난하고 병약한 노인을 위해 일하면서 오로지 T에게만 마음을 여는 말을 잃은 소녀 승애를 치료한다. 그러던 어느 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지 못하도록 항 자살 코드를 시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는 노인들이 생기고,,, T는 그들의 죽음이 공리성으로부터 시작된 자살로 위장된 타살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알레스 구트,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이상을 따라 노인들의 행복한 죽음을 위해 시작된 최면술은 어느새 추악한 욕망의 수단이 되어간다. 고령화 사회를 다루고 있는 많은 콘텐츠들이 한목소리로 늘어나는 노인 때문에 피폐해지는 청년을 말한다. 일부 맞는 설정일 수도 있으나,,, 무자비하게 극단적인 설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T가 목도한 박련섬 할머니의 죽음의 진실을 따라가는 과정도 흥미롭지만, 다소 판타지스러운 설정으로 빠르게 우리의 일상을 변하고 있는 현 세태를 극단적인 소재로 그려내고 있는 것 또한 매우 흥미로운 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