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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어의 절반은
곤도 후미에 지음, 윤선해 옮김 / 황소자리(Taurus) / 2024년 8월
평점 :
출발하고 나면 생각보다 고된 일정에 피곤하기도, 여행에서 돌아온 후일이 걱정되기도 하지만 여행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불러오는 마법 같은 단어다. 특히, 여행을 떠나기 위해 캐리어를 열 때의 설렘이란!!! 여행하는 동안의 설렘과 행복을 만끽하기 위해 고된 시간을 감내하기 충분한 에너지를 얻게 해준다.
서른 살이 다 되어가도록 흔한 해외여행 한 번 가보지 못한 마미. 짧은 휴가로 포기했던 뉴욕으로의 신혼여행을 떠올리며 남편 다케후미에게 뉴욕 여행을 제안하지만,,, 그녀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채지 못한 다케후미는 이번에도 짧은 연휴를 핑계 삼아 30년이 지난 정년 이후 뉴욕 여행을 제안한다. 속상한 마음에 휴일이면 늘 함께하던 일상을 깨뜨리고 친구들을 만나기로 한 플리마켓에서 그녀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듯 파란색 캐리어를 사게 되고,,,, 파란색 캐리어로부터 용기를 얻은 마미는 지금까지 상상하지도 못했던 나 홀로 여행을 계획한다. 평생 처음으로 나선 나 홀로 뉴욕 여행. 길도 낯설고 영어도 서툴러 두렵지만, 뉴욕 여행의 설렘은 겁쟁이 토끼 마미에게 그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한다.
“꽃을 갖고 싶으면 꽃을 살 거고, 커피가 생각날 때는 커피를 마실 거야. 대단한 꿈은 성취하기 힘드니까, 작은 소망들을 나 스스로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주기로...” (p.34)
겁쟁이 토끼 마미의 나 홀로 뉴욕 여행기를 시작으로 파란색 캐리어는 여덟 명의 화자들과 함께 여행을 떠난다. 청소회사에 다니며 매년 홍콩의 고급 호텔로 여행을 떠나는 하나에, 익명의 도시에서 비싼 호텔과 식당보다는 현지 숙소와 식당을 좋아하는 유리카, 적자가 나는 취재 여행이지만 파리로 여행을 떠나는 요코까지 계속되는 파란색 캐리어의 여행은 소소하게 이어지고 있는 인연을 여행의 즐거움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우연히 인연이 닿은 파란색 캐리어의 행운처럼, 혹사 당하지만 언제든 다시 떠날 수 있는 설렘처럼, 절반을 남겨둔 캐리어에 절반에 가득 담아올 수 있는 행운을 기대하게 한다.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높아져가는 푸른 하늘과 알록달록한 새 옷을 준비하고 있는 나무들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캐리어를 꺼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