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히면 산다 -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기
최길성 지음 / 위시라이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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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찰 수사관의 미집행자 검거 이야기를 다룬 “잡히면 산다” 익숙했던 “잡히면 죽는다”가 아니라 서로 상반되는 느낌의 두 단어가 조합된 제목이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미집행자라는 단어보다는 수배자로 더 익숙하다. 더불어 측은하기보다는 나쁜 이미지의 강력범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검찰 수사관이라는 저자의 직업을 소개하는 챕터에서 그간 무지했던 전문 영역에 대해 알게 된다. 똑같은 경찰 공무원으로 알고 있었던 분들이 검찰 수사관이라는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사실이 새롭다. 다시 생각해 보니 드라마에서 검사와 함께 등장하는 분들은 “형사님”이 아니라 “수사관님”이라 불리던 사실이 새삼 떠오른다.

먹고 사느라 적은 벌금을 낼 돈조차 없어서 도망 다니는 사람처럼 딱한 사정이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대다수 미집행자들은 그저 법망을 피해 도망 다니는 미꾸라지 같은 사람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에 측은지심조차 생기지 않는다. 적반하장으로 좀 더 일찍 잡으러 오지 그랬냐며 수사관을 원망하는 사람도 있다는 사연엔 참나! 하는 헛웃음만 나온다. 그럼에도 미집행자들의 고달픈 인생을 측은하게 여겨 초코파이와 담배를 준비하는 저자의 마음이 이해되기도 한다.

“과거의 나에게 미집행자는 실적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지만, 이제는 아니다. 그들에게서 삶의 의미를 본다. 그들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그들도 나를 통해 새로운 삶의 길을 찾아 나갈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기 때문이다.” (p.19)

무협지 같은 표지가 미집행자 검거 순간의 긴박감을 보여주는 듯하다. 허허벌판의 위치 추적, 길고 지루한 잠복과 위험한 현장까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이 등장하는 미집행자. 현직 수사관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책이어서일까 저자의 감정이 전해지는 깊이가 남다르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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