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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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극찬을 받았다는 전작 "죽어 마땅한 사람들"을 읽지 못해 아쉬웠지만 워낙 좋아하는 범죄 스릴러인데다가 전작의 명성 덕분에 - 책의 두께는 가볍게 웃어 넘겨주고 - 한껏 높아진 기대감으로 읽기 시작한다. 전작의 주요인물들이 다시 등장한다고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어지는 스토리가 아니라서 읽기에 불편하지는 않다.

시인이자 영어교사라는 사설탐정과 어울리지 않은 경력과 전직 형사라는 이력의 사설탐정 킴볼이 과거 제자였던 조앤으로부터 남편의 불륜을 밝혀 달라는 의뢰를 받는 것으로 긴 이야기는 시작된다. 킴볼은 자신의 수업 중 일어났던 총기사건의 충격으로 교사를 그만두고 형사가 되지만, 이 소설의 주요인물로 등장하는 릴리 사건으로 경찰도 그만두고 사설탐정이 된 인물이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주인공이 너무 평면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오호~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사제지간이었던 조앤의 남편인 리처드 불륜 사건은 어느 순간 잘 짜인 살인사건이 되어 킴볼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킴볼의 추리와 교차되는 조앤의 어린 시절 사건은 독자들에게 킴볼의 의문이 지극히 합리적인 의문이라는 사실과 함께 그저 그런 사설탐정이 아닌 생각하는 탐정으로 만들었다.

"영원한 공포에 빠진 시인
결국 우리는 모두 죽는다는 사실을 자인
그것이 바로 시인이 시를 쓰는 목적
하지만 상황이 더욱 나빠지자 훌쩍
그래서 차라리 선택한 침대 위의 수인" (p.261)

특히, 초반부터 '내가 바로 악인이다'라는 분위기를 온몸으로 내뿜는 조앤은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자신의 손이 아닌 타인의 손을 빌려 장난처럼 살인을 반복한다. 심지어 어릴 적 함께 살인을 공모했던 리처드와 남편을 살해할 계획을 세우면서도 넘치는 자신감과 재미를 위해 킴볼을 끌어들이기까지! 덕분에 석연치 않은 흔적을 남기고 킴볼의 추리본능을 일깨우게 된다.

'나는 한동안 모든 시는 '나는 여기에 존재한다'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믿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시인이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은 '나는 거기에 존재했다'일 것이다. 모든 시는 그저 미래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일 뿐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나는 거기에 존재했다'라는 하나의 뜻으로 수렴되고 만다." (p.260)

완전범죄를 꿈꾸는 조용한 살인과 한 땀 한 땀 그들을 쫓는 킴볼과 릴리의 추적이 완벽하게 맞물린다고나 할까, 초반 킴볼의 희미한 성격만큼 밋밋했던 이야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흥미로워진다.

쫀쫀한 긴장감이 흐르는 범죄 스릴러라고 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몰입하게 되는 범죄 심리 스릴러다. 특히, 철저하게 악인일 수밖에 없는 조앤의 심리는 마치 살아있는 조앤을 엿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우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조용히 즈려밟는 기분이랄까 오싹하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읽으러 가야겠다~~~

"우리는 결코 확실히 알 수 없을 테지만 어느 시점에서 리처드 시든과 이제는 조앤 웨일런으로 알려진 조앤 그리브가 서로 재회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어쩌면 우연이었을 수도, 어쩌면 약속된 만남이었을 수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이 그들이 조앤의 남편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다는 사실 은 명확해진 상태이다." (p.242)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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