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
아이사카 토마 지음, 이소담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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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격수(sniper) 은폐·엄폐된 위치에서 먼 거리의 목표물을 저격하는 보병으로 조준경이 부착된 저격총을 사용하며 사격술, 정찰기술, 위장술, 침투전술 등을 기술로 가지고 있다. (위키백과 편집)

일본의 거장 작가들의 찬사와 50만 독자들을 열광시킨 괴물 신인 작가 아이사카 토마는 평범한 회사의 인사과 직원이자 꾸준히 글을 쓰는 생활을 해온 소설가 지망생이라는 이력을 가진 작가다. 개인적으로 창의력을 단 1%도 섞을 수 없는 인사과 직원과 창작을 업으로 해야하는 소설가 사이의 간극을 떠올리며 재미있는 이력을 가진 작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리뷰하는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색다른 이력의 괴물 신인작가가 놀랍게도 유명한 기성작가들의 작품을 꺽고 서점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믿고보는 서점대상 수상작! 역시~ 독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저격한다. 2022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 당연한 결과였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처럼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자칫 뻔할 수도 있는 전쟁소설이 괴물 신인작가의 이력만큼이나 재미있다.

'소녀 동지여 적을 쏴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쟁으로 꼽히는 독소전쟁을 배경으로 마을을 급습한 독일군에 의해 눈앞에서 엄마를 비롯한 이웃을 모두 잃고 혼자가 된 소녀 세라피마가 붉은 군대의 이리나에게 구출되어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저격수로 전쟁에 참여하는 소녀 저격병 이야기다. 바로 직전 엄마의 죽음을 목도한 어린 소녀에게 싸울 것인지, 죽을 것인지를 묻는 이리나의 물음이 전쟁의 참혹함 보다는 점점 인간성을 잃어갈 수밖에 없는 저격병의 삶을 보여준다다.

전쟁속에서 고통스럽지 않은 사람은 없겠지만 끔찍한 약탈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에겐 더없이 잔인하고 가혹하다. 여성의 사회참여가 당연히 여겨지는 지금도 '유리천정'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건재한데, 하물며 독소전쟁이 한참이던 1900년대ㅈ 중반 여성의 전쟁참여, 그것도 살인병기로 불리는 저격수로 참여하는 일이 얼마나 험난했을지 자 연스럽게 상상하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잔인한 현실속에서 자신이 시간이 지날수록 적군을 쓰러뜨리는 살인에서 환희를 느끼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음을 깨닫는 소녀 저격병 세라피마는 똑같이 적군을 죽이는 전쟁속에서도 자신이 저격한 사람을 눈앞에서 확인해야하는, 스스로가 살인무기가 되어야하는 저격병의 잔인한 운명을 실감한다.

"나는 이리나를 따라 살인자가 되었다. 나는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길을 선택했다. 나는 살아가는 의미를 얻기 위해 복수를 갈망했다. 전부 틀렸다. 죽이기를 거절하고 살아가는 삶, 그 쪽을 선택하는 길이 눈앞에 있었다." (p.509)

독소전쟁을 소재로하고 있지만 전쟁 자체보다는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본 전쟁의 실상, 점점 인간병기가 되어가는 저격병으로의 삶이 다뤄진다. 한참을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때문일까,,, 흥미로 운 소설이라는 것을 차치하고 세라피마의 변해가는 심리만으로도 가볍게 읽기에는 생각이 많아지는 소설 이었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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