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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은 창백한 손으로
박영 지음 / 은행나무 / 2023년 8월
평점 :
낙원과 창백한 손. 이질감 있는 두 단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제목은 공포, 스릴러장르 특유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온기를 걷어낸 창백한 손길로 만들어낸 낙원은 차가운 이미지와 더불어 광기로 가득찬 공포를 불러오기에 부족함이 없다.
"악은 끝없이 악을 낳고 있다. 돌고 도는 순환선처럼. 그런 이상 연우의 일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p.348)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연우의 수사에 대한 불만으로 강력반을 떠났던 파트너 상혁과 함께 새해 첫날부터 선양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에 긴급하게 투입된 연우. 새해 첫 새벽 어스름을 뚫고 내려온 선양의 살인사건 현장은 처참하기만 하다.
오랜시간 연명치료 장치로 삶을 이어오던 에덴병원의 차요한 원장이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바로 직전 무참히 살해당했다. 끔찍한 모습을 남긴 살해현장은 살아생전 선양의 주민들로부터 무한 신뢰와 존경을 받아오던 인물의 마지막 모습이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기만 하다.
에덴병원의 목격자들은 연우와 상혁의 심문을 교묘하게 피하며 무언가를 숨기려하고 있다. 단 몇시간후면 생을 마감할 차원장을 굳이 살해한 이유는 무엇일까,,, 수수께끼같은 범행현장은 짙은 원한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들은 왜 죽어야만 했을까요? 알고 싶다면 오늘 자정, 그곳으로."
한편, 익명의 편지를 받은후 유력한 용의자를 변호하기 위해 선양에 나타난 도진. 자신의 아버지 차요한 원장이 살해당한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이 사건의 마지막 표적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깨닫고 살아남기 위해 범인을 찾아나선다.
피해자부터 범행현장 목격자와 변호사, 그들을 수사하고 있는 이들까지 그 어느것 하나도 평범하지 않았던 에덴병원의 살인사건을 쫓던 연우와 상혁은 이 사건이 15년 전 또 다른 사건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과거로부터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공포는 과거의 공포를 헤집어내며 과거에서부터 살아남은 이들의 숨통을 시시각각 조여온다.
"도진은 등 뒤에서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그 묵직한 무게감에 의해 오두막의 바닥이 삐걱대고 있었다. 그럼에도 도진은 온몸이 가위에 짓눌린 듯 움 직이지 못했다. 온몸이 끈적이는 땀에 젖어들고 있을 뿐이었다."
연우와 도진의 시점이 반복되며 이어지는 현재와 과거는 살인사건 현장만큼이나 끔찍한 인간의 민낯을 드러내며 마무리된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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