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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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학은 인간을 비롯한 생물의 각종 형태나 성질이 자손에게 전해지는 구조를 연구하는 학문을 이른다. 그리고 인간은 여전히 품종개량이라는 미명하에 많은 인위적인 유전자 변형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획득형질유전'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을 개조하겠다는 목적으로 자행된 끔찍한 실험에서 살아남아 기적으로 불리던 한 소녀를 주인공으로 '악의 유전'에 대한 흥미로운 SF 소설이 출간됐다.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폭동과 테러, 암살을 일삼던 사내는 멀고도 추운 투루한스크로 유배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만난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20년 전 투루한스크에서 벌어졌던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사건의 전말을 전해 듣는다. 심지어 20년 전 끔찍한 사건의 결과물이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과 함께,,,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비틀어진 신념을 지닌 천재 유전학자 리센코는 추운 날씨를 견딜 수 있는 한랭내성을 가진 유전자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기 위해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수용소를 만 들고 500여 명의 갓난아이를 수용한다. 살을 에는 듯한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에도 아이들은 한랭내성을 키우기 위해 얼음물 입수를 강요받고, 그가 기대했던 시간을 버텨내는 순간 강제 결혼과 출산까지 강제하는 끔찍한 생체실험을 이어진다.

"네 말이 맞는다고 치더라도 그땐 우린 어렸고 또 갇혀 있었기에 그런 고매한 생각을 할 줄 몰랐다. 오히려 세상을 몰랐기에 더 행복했는지도 모르 지. " (p.52)

기적의 케케라 불리던 사내의 엄마이자, 유일하게 살아남은 실험체 케케는 대부분이 아이들이 견디지 못했던 얼음 입수에서 기적처럼 살아남아 리센코의 희망이 된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어진 생체실험에도 한랭내성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지 않자 다가오는 약속시간과 성공에 대한 압박으로 리센코는 미쳐가기 시작한다.

리센코의 만행을 견디다 못한 케케는 수용소를 탈출하고, 그곳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단 하나의 실험체가 되어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그 아이는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수천 명을 숙청하며 공포의 정치를 펼쳤던 이오시프 스탈린으로 자란다. 사내의 엄마이자 실험체였던 케케는 끝내 사내에게 사내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함구하지만, 반인륜적인 생체실험을 거쳐 태어난 아이에게 잔인한 성정을 지닌 부모의 획득형질이 유전된 것이 아닐까 하는 꿈찍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인간의 잔인함의 끝은 도대체 어디일까,,, 두렵고도 두려운 소재였다.

"검증되지 않은 이론을 긴 시간 믿게 되면 그것은 바꿀 수 없는 신념이 된다." (p.175)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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