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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ㅣ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평점 :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만나게 해준 창구. 제가 바로 츠나구입니다."
얼마 전 인상 깊게 봤던 애니메이션 '거울 속 외딴 성'의 원작 소설 작가이기도 하고 나오키상, 메피스토상, 서점대상, 요시카와 에이지문학 신인상까지 화려한 수상 이력에 이끌려 읽어보기로 한 책이다. 다분히 고전적인 산 자와 죽은 자의 해후를 소재로 하고 있음에도 화려한 수상 이력만큼 흡인력 있는 소설이다.
제목의 '츠나구'는 연결하다, 잇다라는 뜻을 가진 일본어라고 한다. 죽은 자와 산 자를 만날 수 있도록 이 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이른다. 실제 하는 뜻을 가진 단어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가진 존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산 자와 죽은 죽은 자의 단 한 번의 해후라는 부제에 자연스럽게 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식당이 떠오른다. 산 자와 죽은 자의 해후라는 같은 소재지만 박현숙 작가의 구미호 식당은 죽은 자만이 산자를 알아볼 수 있었다면, 사자 츠나구는 산 자와 죽은 자가 서로를 볼 수 있다. 구미호 식당이 죽은 자의 마지막 인사라면 사자 츠나구는 산 자의 마지막 인사가 아닐까 싶다.
산 자와 죽은 자는 중개인 츠나구를 중심으로 모두가 단 한 번의 만남을 선택해야 한다. 간절한 마음이 닿아야 츠나구를 만날 수 있고, 어렵게 츠나구를 만난다 하더라도 선택받지 못한다면 단 한 번의 만남은 성사될 수 없다. 얼마만큼의 진심이 담기면 살아서도, 죽어서도 단 한 번뿐인 기회를 서로를 위해 선택할 수 있을까... 만날 수 없는 이들이 만나기를 열망하는 간절함이 묻어난다.
"나는 기라리의 가족이 되지 못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기라리가 나와 보낸 시간을 어떻게 부모님께 말하려 했는지 전할 사람은 나밖에 없다. 나 또한 그만큼 행복했던 시간은 없었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멈췄던 시간은 흐르고 움직여 분명 나를 바꿔 놓을 것이다." (p.273)
심장마비로 돌연사한 연예인 사오리를 만나고 싶어 하는 소심한 회사원 미나미, 어려움이 생기기 전까지 찾지 말라는 엄마를 거짓말까지 하면서라도 만나고 싶은 무뚝뚝한 아들 다이치, 불의의 사고로 작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친구를 만나고 싶은 비밀을 간직한 소녀 아라시, 결혼을 앞두고 홀연히 사라진 약혼자를 만나고 싶은 순정남 고이치까지 저마다 사연을 갖고 죽은 이를 만나기 위해 츠나구를 찾는다.
한편, 산 자의 청을 받아들인 죽은 자들. 잊혀 가는 자신을 찾아준 소심한 팬을 응원하는 사오리,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자신을 찾은 아들에게 무한 신뢰를 전하는 엄마 야스히코, 친구가 끝내 전하지 못한 사과의 말을 알고 있었던 것처럼 남겨진 친구를 위한 한 마디를 전하는 아라시, 오랜 기간 그녀를 기다려준 약혼자에게 사랑을 전하는 기라리 그리고,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며 츠나구의 능력을 손자 아유미에게 대물림하는 하는 할머니까지,,, 그들만의 특별한 사연 또한 먹먹함을 남긴다.
"츠나구의 힘을 물려받으면 나는 망자와의 면회 기회를 잃는다. 그것은 다시 말해 내가 이제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츠나구는 꽤 벅찬 일이네요. 단순히 방관자로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저에게도 영향이 있네요.' '그렇지 사람의 인생을 지켜본다는 건 웬만한 각오로는 불가 능한 거란다.'"(p.343)
만일 나에게 츠나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누구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을까,,, 보름달이 뜬 만월의 밤 그리움을 전하고 싶은 이를 떠올리며,,, 단편이 이어진 연작소설 구성임에도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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