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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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 이정도 분량의 소설책이라면 보통의 경우 문고판으로 제작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던터라, 조금 싱거운 생각으로 100페이지 남짓의 얇은 두께의 책이 양장본으로 제작된 이유가 궁금해진다.

장르는 고르는 편이지만, 작가는 집착하는 편이 아니어서일까,,,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와 견주어지며 국제 문학계의 떠오르는 샛별로 불리고 있는 작가임에도 이 책의 작가 클레어 키건이 익숙하지 않다. 리뷰하는 책의 두께만큼이나 얇은 나의 문학적 소양을 다시 한 번 마주한다. ^^;;

맡겨진 소녀는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작이자 아카데미 국제 장편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된 영화 "말 없는 소녀"의 원작 소설로 2009년 출간된 소설이 국내 영화 개봉일정애 맞춰 출간된, 국내에 출간된 클레어 키건의 첫 번째 소설로 알려져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모르기에는 너무 완벽히 준비(?)된 책이다. 아마도, 단편이지만 고급진 양장본으로 탄생한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 "

가난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진실한 애정과 제대로 된 돌봄을 나눠 줄 수 없었던 어린 소녀의 부모는 다섯 번째 아이의 출산을 앞둔 어느 여름, 가슴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는 먼 친척에게 그녀를 맡기고, 마치 부모에게 버림받은 것처럼 낯선 곳에 맡겨진 어린 소녀가 그들로부터 진심이 담긴 사랑을 나눠 받으면서 겪게 되는 변화를 밀도 있게 그려낸다.

가난한 형편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동생의 출산을 앞둔 엄마는 귀찮은 물건을 맡기듯 소녀를 친적집에 맡긴다. 익숙한 가족들의 곁을 떠나 홀로 친적집에 맡겨졌다는 두려움도 잠시, 소녀는 그곳에서 형제들이 북적대는 집에서 느낄 수 없었던 평온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아이의 말 못 할 실수도 자신의 잘못이라며 아이를 감싸고,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가족의 구성원이라 여길 수 있도록 매일 우편함까지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물한다. 따뜻한 음식과 깨끗한 옷, 사랑이 가득 담긴 포옹으로 말미암아 소녀는 난생처음 자신이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나는 망설임 없이 아저씨를 향해 계속 달려가고, 그 앞에 도착하자 대문이 활짝 열리고 아저씨의 품에 부딪친다. 아저씨가 팔로 나를 안아든다. 아저씨는 한참 동안 나를 꼭 끌어안는다." (p.97)

어느 날 갑자기 홀로 낯선 곳에 남겨진 아이가 화자가 되어 풀어가는 이야기는 아이의 불안했던 마음이 자신에게 사랑을 전하는 이들의 곁에 남고 싶은 마음으로 변하는 과정을 진실되게 전한다. 따뜻한 감정의 교류는 없었지만 함께하던 가족과 떨어져 홀로 낯선 곳에 맡겨졌을 때의 불안함, 쫓겨나지 않기 위해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 그리고 낯선 곳에서 필요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조급함까지 아이의 시선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작은 배려가, 그저 따뜻한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고 온기를 나눠주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친부가 아니지만 자신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눠줬던 킨셀라 아저씨를 진심으로 아빠라 부르며 품에 안기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이 마지막 장면 때문에 영화를 보러가고 싶어진다...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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