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 ㅣ 아르테 오리지널 13
요시다 에리카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3월
평점 :
품절


봄을 부르는 노란색 바탕의 표지에 두 남녀가 양배추를 맞잡고 있는 엉뚱한 표지가 재미있다. 반어적 표현을 예상하게 하는 제목과 표지로 평범한 로맨스 소설을 상상하며 책장을 편다.

사랑할 수 없는 두 사람은 많은 이의 공감을 불러온 일본 NHK에서 동명의 드라마 원작 소설이다. 보통 드라마 원작 소설은 드라마를 알고 보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번엔 책을 읽으면서 드라마 원작 소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가볍지 않은 주제가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전개되는 스토리가 마음에 든다.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를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 들어 때때로 성적 소수자를 다룬 영화나 소설 같은 콘텐츠를 만난다. 예전보다는 상당히 개방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여러운 소재다. 다만, 이 책의 소재로 등장한 에이로맨틱이나 에이섹슈얼의 성향은 사실 거의 처음 접해본다.

사람의 다양성이란 끝이 없음에도, 남자와 여자가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사랑’만이 아니 것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보통을 이유로 남자와 여자 사이의 감정을 ‘사랑’만으로 단정 짓는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아 생각의 편협함에 대한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당연하게 결혼을 강요하고, 평범한 호감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주변의 성화에 불편함을 느끼던 사쿠코는 어느 날 항상 그녀의 눈길을 붙잡던 청과코너의 질서정연한 야채의 진열과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홍보문구의 주인공 다카하시를 만난다. 비슷한 성향을 느낀 그들은 서로에게 ‘사랑’의 감정이 빠진 호감을 느끼게 된다.

한편,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자신의 평범하지 않음에 혼란스럽던 사쿠코는 인터넷의 한 블로그에서 특별한 성향을 지닌 에이로맨틱과 에이섹슈얼을 알게 되고,,, 자신 또한 그들과 같은 성향을 가진 것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된 사쿠코와 다카하시의 동거. 이들은 스스로의 행복을 지키면서 서로에게 울타리가 되어줄 진정한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을 견뎌내는 것을 비롯한 많은 난관에 부딪히지만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사쿠코와 다카하시의 행복한 여정이 시작된다.

며칠 전 지인들과 식사를 하면서 젊은 친구들이 이성에게만 감정을 나눠주기에는 너무 많은 애착 대상이 존재한다는 웃픈 이야기를 했었다. 그렇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을 보통과 보통이 아닌 것으로 나누기엔 너무 많은 존재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지금도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으면 싶어. 그게 엄마가 아는 행복이니까."
그것이 엄마에게 '보통'이라는 건 나도 안다.
말을 끝맺고 나서 작게 한숨을 쉰 후, 엄마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드는구나...... 연애하지 않는 길을 선택해 도 상관없다고."
"엄마?"
"대신에 엄마가 모르는 형태의, 연애를 뺀 행복을 단단히 붙잡으렴. 엄마는 그저 네가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야." (p.294)

[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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