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연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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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우연이었다고 생각하세요?" 소설 전반을 관통하는 한 문장이다. 이 세상에 우연은 있을 수 없음을, 모든 사건사고가 우연을 가장하고 있지만 장기판의 말처럼 정해진 흐름으로 이어진다는 플롯을 체험하게 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좋아해서인지도 모르지만 추천사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천이 들어있는 책을 선택하면 거의 실패하지 않는 취향 저격의 장르를 선택했다는 만족감을 느낀다. 악연은 "현실 묘사와 감정의 흐름을 관찰하는 탁월한 능력이 탁월하다"라는 게이고의 심사평과 함께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일본 추리소설계에 등단한 요코제키 다이의 데뷔 10주년 기념작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사건으로 말미암아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범죄 미스터리의 진수를 보여준다.

3년 전 평범하게 자기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가고 있던 세 사람의 일상을 풍비박산 내고 종결 처리된 지하 아이돌 스토킹 사건의 재검증 장면을 시작으로 길고 긴 악연의 실마리를 풀어낸다. 잘 짜인 장기판의 말처럼 우연한 사건에 휘말린 이들은 누군가의 말이 되어 파멸의 구렁텅이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들어간다. 수많은 '만약에'라는 전제는 거미줄처럼 얽힌 촘촘한 플롯의 구성이 되어 우연을 가장한 악연을 완성한다.

무사시다이라 시청의 수납과에 근무하는 공무원 유미. 평소와 같이 점심시간 교대 근무 중이던 그녀는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상대의 유도질문에 넘어가 바바 히토미라는 한 여자의 개인정보를 유출한다. 석연치 않은 기분을 지우지 못하고 있던 중 자신이 의도치 않게 주소를 알려주었던 바바 히토미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자신을 향해 조여오는 수사망에 피폐해져가고, 급기야 개인정보를 유출한 공무원이라는 오명과 함께 퇴사하기에 이르고 3년이 지난 지금 사건을 재검증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지하 아이돌 주오선 방위대의 히토밍으로 활동하던 바바 히토미. 오랜 시간 실체조차 알 수 없는 스토킹 시달리던 그녀는 스토킹을 피해 지하 아이돌 활동도 그만둔 채 무시시다이라로 몸을 숨기지만,,, 의문의 살인사건 피해자가 되고 만다.

한편, 히토밍이 살해되기 전 마지막으로 보낸 DM을 무심코 지나쳐 버린 것에 죄책감을 느끼던 히토밍의 열혈팬 호시야는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하기 시작하는데,,, 과연 3년이 지난 지금, 다시 시작되는 사건의 재검증은 진범을 가려낼 수 있을까! 우연히 일어나는 사건은 있을 수 없다는 단순한 진리를 악연의 고리로 이어진 복수를 주제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유미는 생각했다. 나는 아직도 깊은 바닷속을 헤엄치고 있다고. 하지만 언젠가 반드시 수면으로 떠올라 내가 머물 새로운 곳을 찾아내고 싶다고" (p.415)

[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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