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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 ㅣ 오늘의 젊은 문학 5
문지혁 지음 / 다산책방 / 2022년 4월
평점 :
SF 단편소설집인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그냥 지금 내가 사는 세계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전과 달리 우주여행이 실제로도 행해지고 있고 그래서인가 엄청나게 현실과 동떨어진 미래사회가 아닌 지금 현재를 이야기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는 총 8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이중 제목이기도 하고 책안에 실려있는 단편소설이기도 한 '우리가 다리를 건널때는' 7번째로 실린...끝에서 두번째 소설이다.
첫번째 소설 다이버를 읽으면서 세월호를 생각했고, 결국 그들을 찾는 방법은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 가까이 가는 죽음이라는 방법인건가 생각에 씁쓸해졌으며
서재, 지구가 끝날 때까지 일곱 페이지는 각각 단편이지만, 두편의 소설이 이어지기도 하는 내용이었다. 책이 없는, 종이책을 쓰거나 읽는 것이 불법이되는 화씨451 처럼 디스토피아적인 그러나 넷은 존재하여 넷으로만 정보를 보고 사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미래와 규제지만 읽다보니 서재- 지구가 끝날 때까지 일곱체이지가 같은 맥락에서 전개되는 책이구나 하는 연속성이 느껴졌다.
폭수는 석사논문을 준비중에 성공한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대학원생의 이야기, 물의 폭발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러나 단순한 폭발이 아닌 상실로 인해 생겨난, 우연한 사고로 깨닫게 되는 현상과 이야기랄까.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에서는 성수대교, 미국의 쌍둥이빌딩이 무너지는 것 같은 굵직한 사건을 빗대어 전개된다. 같이 걸었기에 무사히 다리를 건너올 수 있었던 나의 이야기. 강 밑으로 빠질 자신도 없고 원고를 던질 용기는 없었지만 함께 다리를 건너 지나올 수 있음에 다시 논문을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소설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 남겼던 일에 대한 이야기.
문지혁의 단편소설에서는 사건도 일어나지만 그 사건이 대게 재앙이라 불리는 일이나 상실로 인해 일어나는 전개들이다. 누군가(가족,아이) 를 잃거나, 건물이 무너지거나 책이 사라져버리거나 하는 사건들로 인해 생각하고 생각하게 하는 것들.
표지의 파란하늘에 햇빛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의 청량함이 무색하게 느껴지는 검기도하고 파랗기도한 짙푸른색의 감정. 다 읽고나서 보니 파란하늘이 아니라 짙은 바다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이버에서도, 폭수에서도, 우리가 다리를 건널 때에서 보았던 그 짙은 물(바다, 호수, 강)의 색이 아닌가. (소설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재앙도 있지만 물이기도 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봤다.)
저마다 짙은 물에서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와 다시 살아야하는 이유들을 부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문지혁 소설집.
[이 글은 해당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