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SNS)에선 나만 보통의 평범한 인간이고
다른 사람들은 좋은 데 가고, 좋은 거 먹고, 좋은 것을 경험하는 것 같아 보인다.
그 좋아 보인다는 것이 주관적인 것이지만 대게 호화스럽고, 고급스러운, 누구나 갖을 수 있기보다 희소성있는 비싼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건, 장소 뿐 아니라 얼굴마저도 필터와 보정작업으로 본래의 모습보다 더 미화되어 나타난다.
그러니 현재 보통의 인간으로서는 상대적 박탈감과 나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과 괴리감만 커져간다.
시리, 나는 누구지? 는, 인스타그램, 현실과 가상 공간에서의 자아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미아는 기억상실증에 걸려 자신이 누구인지 잊어버린다. 우리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도 아니면서 내가 누군지, 자아를 잊고 살아간다.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자기계발이나 스스로를 사랑하는(love myslef) 보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나에 더 신경쓰는 주인공 '미아'를 통해 이 책을 읽고 있는 독자들인 우리들은 어떤 자아를 만들고 있는지, 사진으로 보여지는 내가 아닌 내가 보는 나는 정말 나를 알고있는지를 묻고있다.
나 자신을 마음에 들지 않고 실망스럽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내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 대단히 문제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마주해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보정하고 수정한 이미지의 나로 남과 자신을 속이며 계속 살 수는 없다. 오히려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더 어렵지만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건 내 인생이고 이번에는 제대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작정이다. 나니까 또 엉망으로 망칠 수도 있지만 어쨌든 노력할 것이다.'(p.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