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 - 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박나은 지음 / 페르아미카실렌티아루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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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춤과 명상, 섹스를 통해 몸의 소리에 진실하게 반응하며 깨달음을 향해 나아간 저자의 여정이 서사적 재미를 느끼게 함은 물론이고 진솔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이따금씩 펼쳐진 페이지에 길게 머무르며 그녀의 경험 속으로 들어갔고, 그 안에서 공명했다.

_ 사람의 얼굴이 제각각인 것처럼 수행자가 깨달음에 이르는 길도 각자 다르고, 정답도 없으며, 보여지는 모습도 다 다르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며 기뻤고, 반가왔다. 다시 한 번 반복하지만 정답은 없다. 수행자 각자가 스스로 본인에게 맞는 길을 내며 나아가능 것이다. 저자와 나는 닮은 점도 있지만 다른 점이 훨씬 많음에도 그녀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과 발견한 내용에는 순도 100%의 공감을 하며 내 마음은 기쁨으로 반짝였다.

_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을 담은 책도 좋지만 시행착오 투성인 이런 일상의 수행자의 고군분투 스토리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친구와 수다떠는 마음으로 맞장구를 연신 쳐가며 읽고, 그러다 먹먹해져서 눈물 짓고… 아무튼 이 분이 소울메이트를 찾았고 잘 살게 되어서 기쁘다.

_ 책을 읽는 동안 떠오른 두 친구가 있어서 선물하려고 한다. 좋은 영감과 더불어 자신만의 수행에 대한 자신감을 얻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작가님이 북토크가 열리면 꼭 참석하고 싶다. 이 분의 춤도 보고 싶고, 같이 춰보고도 싶고, 목소리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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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7: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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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시간 - 13년의 별거를 졸업하고 은퇴한 아내의 집에서 다시 동거를 시작합니다
이안수 지음 / 남해의봄날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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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몽각 선생의 <윤미네 집>과 컨셉이 닮은 이 책은 초점이 딸이 아닌 ‘아내’에게 맞춰졌다는 점에서 더욱 내 흥미를 끌었다.

그리고 이런 책은 필연적으로 내 남편을 비교하게 만.든.다…

나의 남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내 사진을 찍는 일에 별로 흥미가 없고, 찍는다고 해도 안티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싶은 것들만 내놓아서, 꽤 오랫동안 나에게 원망과 욕을 들어야 했다.

한 때 나는 이 놈의 사진 때문에 나를 향한 그의 사랑을 진지하게 의심했다. 연정훈 같은 남편을 기대했나보다.
사진 때문에 어디 여행만 갔다하면 한 번은 꼭 싸움이 났다. 나의 일방적인 분노 폭발이었다는 게 더 맞는 말이지만.

오랜 훈련 끝에 그는 이제 인물 사진을 제법 잘 찍게 되었고, 이제는 어딜 가든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먼저, 사진을 찍는 수준이 되었지만 이 책의 저자인 이안수 님 같은 열정은 물론 없다.

그런데도 애쓰는 남편의 모습을 보면 이제는 내 쪽에서 먼저 멋쩍은 웃음이 나온다. 정말로 그는 그저 사진에 관심이 없는 1인일 뿐인데. 자신이 찍히는 것은 물론이고, 찍는 일도 관심이 없는 사람일 뿐인데…

인플루언서인 남편의 사진을 매일 찍는 게 힘들다고 호소하는 여자를 만난 적이 있다. 한 방 먹은 느낌이 지금도 기억난다.

남편은 나에게 왜 자기 사진을 안 찍냐고 투정부린 적이 없다. 그런 걸로 자신을 향한 내 사랑을 의심한 적도 없고. 이걸 깨닫는데 그렇게 긴 시간이 필요했다니…!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나는 <남편의 시간>을 기록할 자신이 없다. 그러니 그에게도 그런 걸 요구할 수 없다. 설사 내게 그럴 능력과 의지가 있다고 해도, 그에게 똑같은 걸 강요할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 된다.

이 아름다운 책은 긴 세월을 같이 살면서 또한 서로의 시간을 살아간 부부의 모습을 담고 있다. 그 내용 자체도 재미있고 감동적이지만, 어쩌면 그걸 거울삼아 나의 결혼생활을 돌아보고, 또 내다보게 하는데 더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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