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움 -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김기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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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움은 서로를 평가하는 기본적 잣대이며, 한 사회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다. 또한, 과거를 돌아보며 한 시대를 진단할 때 키워드로 사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다른 동물과 다를 바 없이 이기적 존재라는 것도 사실이다. 인간다움에 대한 인지 부조화의 상태에 놓인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인간다움에 대한 전통적인 생각과 그 생각에 대한 변화의 압력, 인간다움에 대한 우리의 생각, 또 그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의 변화와 그 변화의 방향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인간다움이란 말은 친숙한 표현이다. 그러나 생각의 조각들이 그렇듯이 친숙한 낱말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묻는 순간, 친숙함이 사라지고 그 의미가 불분명해진다. (p.26)

 

인간다움은 어떤 도전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인상적이었다. 인간이 유한성을 극복한다면 삶의 의미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는 죽음의 역할이 그 시효가 소멸할 것이며 죽음은 비용을 들여 제거할 수 있는 장애물이 되어 죽음 앞에서 공평하다는 환상이 깨진다고 한다. 저자는 결국 죽음이 물질과 재산에 대한 집착과 경쟁을 더욱 첨예하게 만들 것이라 주장한다.

 

돈으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에서 인간다움은 유지될 수 있을까? 삶의 본능적 집착은 경제 수준에 대한 집착이 되고, 경제적 가치는 다른 모든 가치에 우선되는 것으로 부각 될 것이다. 죽음과 노화가 운명이 아니라 장애물로 인식되고 경제적 능력이 미치는 영향은 인간다움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한다. 그러므로 타인의 존재도 나만큼 존엄한 존재임을 인정하는 가치 이성이 기본 체력임을 강조한다. 서로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온기 있는 사회를 위한 긍정적 연대를 지향하는 가치 이성이 먼저 강화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그런 가치 이성과 함께 공존의 사회를 만들어나갈 때 비로소 인간다움이 갖춰짐을 저자는 주장한다.

 

인간다운 삶을 지탱하는 3가지 기준

1.공감-존중과 공존의 규범을 만드는 능력

2.이성-세상의 이치를 스스로 파악하는 능력

3.자유-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능력

공감을 연료로 이성을 엔진으로 자유를 지지대로 다시 인간다움으로 나아가는 길을 제시한다.

 

책 속의 질문

세상이 점점 살기 힘들고 각박해진다고 느끼는가

인간은 이기적이며 동물보다 인간이 낫다고 느끼는가

자멸적 경쟁이 인간을 비극으로 이끈다고 생각하는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믿는가

풍요로운 물질이 피폐한 정신을 위로하지 못해 절망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볼 때 인간의 정의가 도전받고 있음을 저자는 말한다. 인간성 소실의 시대에 저자가 주장하는 인간다움을 들어보고 인간성의 재정립과 그를 통한 미래 삶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 나는 동물과 인간을 특별히 나누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써 불편하기도 했지만 인간다움에 대한 고전적이고 원론적인 면을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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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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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가 화려하다. 번역서만도 엄청나게 많다. 일본소설을 거의 읽지 않는 나도 아는 <종이달>, <카모메 식당>, <마녀배달부 키키>, <츠바키 문구점> 등등. 반려견 나무를 입양하고 개바보가 되었다고 하셔서 나와 비슷한 웃음 포인트라는 느낌이 강하다. 아이의 독립으로 빈둥지 증후군을 앓던 저자가 어느 날 스타벅스를 찾게 된다. 스타벅스에 앉아 그날의 일을 하고 신상 음료도 맛보고 에코 별도 모으는 작가님에게 왠지 내적 친밀감이 느껴진다. 나도 별 3개 되는 날이면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신상 음료를 먹는 스벅의 노예이기에.

 

에어팟을 잃어버려 숨 쉬는 원숭이가 되었다는 당근의 글을 보고 에어팟을 찾으러 나간 오지라퍼 작가님. . 웃음 벌써 터졌다. 지하철에서 나오다가 에어팟 프로2의 이어폰 한 짝이 발에 걸렸었다. ~하고 주워 집으로 왔는데 어찌해야 하다가 파출소에 맡겼던 경험이 있다. 이름, 주소, 연락처 습득한 곳까지 다 적었던 기억이. 내가 주운 에어팟 프로2 이어폰의 주인은 이제 사람 되었으려나~

 

오늘의 음료로 무얼 먹을까도 재미있는 포인트. 계절 신상 음료를 먹을 것인가 좋아하는 음료를 먹을 것인가. 음료의 이름이 이리도 길어서 아아라고 줄여 부르는 우리에게 거의 팔만대장경 수준이 아니냐는 말에 풋~하고 마시던 음료를 뿜는다. 저자의 위트가 녹아 있는 이야기들을 스타벅스에서 따뜻한 라떼를 마시며 읽는다. 왼쪽 옆자리에 앉은 젊은 여성은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면서 휴대폰으로 영상을 틀어놓고-멀티가 되는군, 또 반대편 옆자리에 앉은 젊은 남성도 노트북으로 드라마 시청 중. 멋진 헤드폰을 끼고 드라마를 보는구나. 대사 전달이 더 잘 되려나? 슬쩍 휴대폰으로 헤드폰 검색해 본다. ...비싸다. 폼나 보이는 데 비싸군. 다시 책으로.

 

스타벅스에 앉아서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 정말 집중이 잘 된다. 집에서부터 노트북이랑 책을 챙겨 나오기까지가 가장 힘들다. 집에서 스타벅스까지 1.3km인 곳이 3개다. 어떻게 딱 1.3km인지. 그중 가장 선호하는 곳이 있다. 2층이 있어서 조용하고, 작업하거나 공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 그리고 조금만 걸어나가면 걷기 좋은 길이 있어서 그곳으로 간다. 누구는 공부하고 누구는 친구를 만나고 또 연인끼리 싸우기도. 스타벅스는 대단하고 특별한 곳이 아니라 그냥 일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을 피해 혼자 있는 공간을 찾아가도 그곳에는 사람이 있고 우리는 어떤 연결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지만 결국 스타벅스라는 공간에 우리는 함께 앉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주저리 주저리 해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만화선 중 <셰에라자드>를 번역하셨다고! 궁금했는데 더 궁금해진다. 만화가 야하다니 더 궁금!

 

일본 문학 번역서를 읽지 않는데 좋은 번역서를 만나면 , 이 책을 내가 번역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에 배가 아프시다는. 솔직하고 귀여우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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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독 일기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백수린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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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열정을 상징하는 프랑스의 작가 프랑수와즈 사강. 언니로 삼고 싶다고 누군가 했던가. 자유롭고 열정 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건 체제를 거부하고 다른 세상을 사는 걸까. 우리가 용기내어 시도하지 못했던 삶을 살아간 그녀의 삶 중에서 그녀가 힘들었던 시간으로 들어가 본다. 자동차 전복사고로 마약성 진통제로 인해 모르핀에 중독되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쓴 일기를 출간한 작품이 <해독 일기>이다.

 

베르나르 뷔페의 그림과 함께 사강의 글을 보게 되는데 다소 그림이 적나라해서 놀랐다. 이어지는 글이 아닌 단편 단편의 조각들을 따라 가보면 그녀의 고독과 절망이 느껴진다.

 

끔찍한 밤(p.11)

통증은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그리고 두렵게 만든다. (p.12)

나 자신과 함께 살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나는 나를 감시한다. 나는 내안에 있는 다른 짐승을 감시하는 짐승이다. (p.19)

기묘한 기분이다. (p.23)

 

그녀는 고통속에서도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애정을 나타낸다. 글을 쓰고 읽는 것을 멈추지 않았던 그녀의 모습을 보며 글로써 치유되는 사람임이 느껴졌다. 병원에서의 치료 중 죽음이 일상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는 글에서 그녀의 앞으로의 소설에 어떤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상상해 본다.

 

나는 글을 쓰는 게 몹시 좋다. (p.27)

나는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다. (p.65)

 

처음 만나는 사강이 <해독 일기>라니. 다소 어려웠지만 다음에 읽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표면적으로만 알았던 사강의 자유분방함, 도박광, 스피드광인 그녀를 조금은 더 내면의 모습으로 볼 수 있었던 기회가 되어서 기쁘다. 쓰는 사람으로 살았던 사강을 더 알고 싶다면 <해독 일기>를 추천하게 될 것 같다. 게다가 백수린 작가님 번역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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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 - 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김용주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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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어떻게 스토리가 되는가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운영.디자인 기획관으로, 미술관 정체성을 만들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반에 관심을 두고 활동 중이다. 종교 건축 설계를 시작으로 인간과 장소의 교감을 연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작품과 작가, 공간과 관람자 사이 이야기와 경험을 만들어내는 뮤지엄 디자이너의 길을 걷고 있다. <책날개 소개 발췌>

 

전시디자인은 관람객에게 미술을 발견하게 하며, 작품은 스토리가 된다는 말에 저자의 디자인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보였다. 미술관이 지닌 태생적 권위를 털어내고 친근하게 우리곁에 존재할 수 있도록 기울인 저자의 노력을 들여다보자.

 

결핍과 희구<이중섭, 백 년의 신화>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관람했었는데 저자의 전시디자인이었다고 한다. 전시는 이중섭의 삶의 궤적을 네 시기로 구분하여 1관부터 4관까지 순서대로 펼쳐졌다. 당시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로 작품이 너무 사람들에게 익숙하다는 점, 작품이 대부분 작다는 점, 작품의 소재파악과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그런 어려운 문제점들을 해결해낸 결과 이중섭 전은 30만 명 가까운 방문객 수를 기록하며 성황리에 마쳤다. 이중섭의 생애 소원이었던 공공장소에서의 커다란 벽화를 구현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은지화를 100배 확대하여 벽면에 영사함으로써 그 섬세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전시를 보러 온 이들이 감동을 받고 미술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게 도와주는 전시디자인의 세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작가의 인생, 작품, 작품의 의도를 파악하고 고심하여 더 깊이 작품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전시는 기존의 작품을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 열려 있는 관계를 스스로 만나고 의미를 구성하는 역동적인 참여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한다. 변화하는 전시의 세계에 빠져들어 보고 싶다. 저자가 기획한 전시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미술관을 검색해보게 된다. 나를 다른 세상으로 데려가 줄 공간으로 말이다. 미술과 나를 연결해주는 첫걸음으로 꼭 읽어봐야 할 책 <전시디자인, 미술의 발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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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그리고 가정 - 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2023 노벨경제학상
클라우디아 골딘 지음, 김승진 옮김 / 생각의힘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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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을 향한 여성들의 기나긴 여정

 

남녀 사이에 페이갭을 줄이기 위해 저자는 더 깊이 근원을 찾아들어가는 문제에 이름을 붙인다. ‘탐욕스러운 일이다. 페이갭의 원인을 젠더에서 보는 것이 아닌 시스템의 문제로 본다.

 

성공적인 커리어와 행복한 가정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시간의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커리어에 투자할 것인가,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릴 것인가. 이러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추척해 본다. 대학 졸업자들을 기준으로 여러 시대에 걸쳐 여구해온 결과를 보게 된다.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이면서 가정도 가진 여성들은 그 시기를 힘들었으나 그래도 하라고 한다. 그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모습과도 닿아 있으므로 씁쓸하다. 여성의 커리어를 위해서 남성이 희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성평등과 부부간 공평성을 이루기 위해 시스템을 바꿔야 할 때가 도래하였음을 저자는 말한다. 그 답을 저자는 노동이 구조화되어 있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는 유연한 일자리가 많아져야 하고, 돌봄 제공자들을 더 지원해야 함을 말한다. 최근 읽은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그것과도 닿아 있어 돌봄이 우리 사회에 화두가 되어야 함을 느끼게 해준다.

 

편견이 많은 관리자와 회사를 없애고 여성이 더 경쟁적이 되도록 독려하고 여성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고 다른 이들이 얼마를 버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 직종분리를 모조리 없애는 것을 해도 성별 격차 해소에 비중 있는 효과는 내지 못한다. 결국 육아의 책임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와 일터에서의 유연성을 갖는 것이 야기하는 금전적비용 즉 돌봄의 비용이다. 이 비용이 클수록 부부는 공평성을 포기하고 한 명이 가정에서 책임을 맡게 된다. ‘탐욕스런 일자리가 매우 높은 임금을 주지 않게 되고 유연성 있는 일자리가 더 생산적이게 되어 높은 임금을 준다면 어떨까. 우리는 그런 사회로 갈 수 있을까. 돌봄 노동을 인정하고 경제적 지원을 해주고 서로의 공평한 시간을 갖게 되는 날이 온다는 건, 여성끼리의 연대로만은 이뤄지지 않을 미래의 이야기다. 시스템안에서 사는 우리들의 생각이 바뀌면 시스템이 잘 못 됐다고 바꿀 수 있을까. 저자가 말한 노동과 돌봄의 재사고가 우리 세대에 가능할지, 시간이 문제라는 저자의 말에 기대와 우려가 같이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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